홍성수가 혐오표현을 말하다

2022.04.19 19:25

타락씨 조회 수: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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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ssungsooh/posts/10159206055086225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180619000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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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주장은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시위는 비문명적'이란거고, 문명이니 비문명이니 하는 소리가 멍청하긴 해도 저 주장이 장애인 혐오라는 주장은 무리. 어떻게 해도 정당화가 불가능한 근거없는 비난에 불과함.

홍성수는 '이준석의 발언은 그 자체로 장애인 혐오라 할 수는 없어도 장애인 혐오를 선동하는 [세련된 방식의 또다른 혐오]'라 주장. 이준석이 혐오를 선동했다 주장하는 근거는? 없음.

그는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선동하는 혐오자라 주장하지만 결국 말미에서 [이준석처럼 잘 알고 대응하는 사람에게 속수무책]이라며 이같은 주장이 입증불가함을 자인하는데, 입증이 불가능한 이유는 홍성수 말처럼 이준석이 [능수능란]해서도, 혹은 [뻔한 수법]이 의외로 난공불락이어서도 아님. 그냥 그런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 세련된 혐오고 촌스러운 혐오고 간에 그런 언행이 있었다면 홍성수가 근거로 취했을 것이므로, 그런 사실은 없었다 간주할 수 있음.
이건 이준석이 [혐오표현 규제를 회피하는 전략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일까? 홍성수가 배제하고 있는 '이준석은 장애인을 혐오하지 않는다' 가설로도 이준석의 행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음.

홍성수의 주장 일부를 '이준석이 교활한 장애인 혐오자인 탓에 그의 장애인 혐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로 정리한다면, 그가 장애인 혐오를 표출하지 않는, 혹은 그 혐의를 입증할 수 없는 누군가를 '장애인 혐오자'라 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음. 그가 법학자로써 종종 피의자의 인권에 대해 기고하곤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깜짝 놀랐다] 해도 좋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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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는 [전세계의 혐오선동가들]이 이준석과 비슷한 항변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예시를 들고 있는데, 그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저 예시들에는 [전세계의 혐오선동가들]에 의한 혐오와 선동 행위가 전제돼있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음.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혐오선동가'라는 사실이 홍성수에 의해 다른 방식으로 입증돼야 할테고.

홍성수에 의하면 [혐오선동가]로 규정된 저들에게서는 공통된 유형의 주장이 발견됨.
'뫄뫄 혐오가 아니라, (뫄뫄의) 솨솨 행위에 대한 비판일 뿐'이라는 형식.
이준석 역시 '장애인 혐오가 아닌 지하철 시위에 대한 비판'이라 항변하고 있으므로 이 유형에 부합하고, 따라서 이준석은 [전세계의 혐오선동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혐오선동가라는게 홍성수의 주장.

그러나, 저런 유형의 진술들은 발화된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혐오'나 '혐오 선동'의 증거가 될 수 없음. '테러를/강력범죄를/에이즈를 근절하자'라는 맥락에서 발화되었다면 혐오표현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저것들이 혐오 선동이나 세련된 혐오의 일환으로 해석돼야 한다면, 예시된 진술의 형식이나 내용 때문이 아니라 홍성수가 저 진술들이 [전세계의 혐오선동가들]에 의해 발화되었다 전제하기 때문. 또 그들이 혐오선동가인 이유는 그들이 혐오를 표출하고 선동한 것으로 전제되고 있기 때문임. 예를 들어 '무슬림들이 테러의 주범'이라든가, '따라서 조선족들을 이차저차 해야한다' 같은 맥락이 전제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
혐오선동가의 발언은 모두 혐오발언 또는 혐오선동인가를 물을 수 있겠지만, 굳이 필요 없을 듯 하니 그렇다 치면 '혐오선동가는 혐오선동을 한다'는 동어반복의 구조.

이상의 논리에 의해 이준석이 혐오선동가임을 주장하려면 이준석이 혐오선동가임이 먼저 입증돼야 함. 형식상 동어반복이므로 순환논증은 피할 수 없고, 확인한 것처럼 홍성수는 이준석의 혐오나 선동의 근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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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상한 주장을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만일 홍성수가 암시하듯, '뫄뫄 혐오가 아니라, (뫄뫄의) 솨솨 행위에 대한 비판' 형식의 진술이 맥락과 무관하게 '세련된 혐오'의 증거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면 '솨솨 행위'를 비판하는 누구라도 '뫄뫄 혐오자'의 혐의를 부인할 수 없게되는 문제가 발생.
[혐오선동의 혐의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세련된 방식의 또다른 혐오일 뿐이다.]에서 보는 것처럼, 부인되지 않는 혐의가 곧 사실이 돼버리는 홍성수의 세계에서 솨솨라는 행위에 대한 비판은 행위의 주체인 뫄뫄에 대한 혐오의 동의어.
따라서 만일 뫄뫄에 대한 혐오가 용인되지 않는다면 솨솨에 대한 비판도 허용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이는 교리를 의심하면 마녀, 체제를 비판하면 빨갱이 식의 원천봉쇄.

홍성수가 지하철 운행 방해라는 시위 수단에 대한 비판을 원천봉쇄 하고자 이준석을 장애인 혐오자로 몰고 있다면, 그의 지능과 양심 중 적어도 어느 한쪽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

이준석이 장애인을 혐오할 수는 있겠지만, 홍성수가 이를 논증하지 못하는 이상.. 홍성수는 이준석이 장애인을 혐오한다라든가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비방을 중단하거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더 나은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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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몇번인가 홍성수의 기고문을 소개하거나 인용하기도 한 것처럼, 그의 문제의식과 의견들에 곧잘 동의하기도, 그의 언행들이 선의에 입각해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도 함.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 무리한 혐의를 씌워 이준석을 '혐오자'라 비난하면서 일체의 비판에 대한 무력화를 시도하는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보장이나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될거라 믿는지 묻지 않을 수 없음. 적대적 갈등의 에스컬레이션을 원하는게 아니라면 뭐하러? 이준석이 혐오자건 아니건 달라질 것도 없는데.

표방하는 명분과 실제의 요구사항이 불일치하는 전장연 시위같은 경우에서, 상대가 표리부동한 주장을 하는 단체를 신뢰하고 대화에 임할 가능성은 희박함. 애초에 대화나 협상 따위 필요없고 요구사항의 관철 아니면 죽음 뿐이다!라면 토론 같은 걸 제안하지 말았어야 하고. (아마도 회피를 기대했을테지만)
그럼에도 이준석이 토론 제안을 받음으로써 숙원 중 하나인 장애인권운동 가시화가 실현된 이상, 이준석 사냥에 몰두하기보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게 나을 거라 봄.

홍성수나 진중권이나 유효타가 없는 걸 보면 줘팸각 안 나온다는 판단이 오판은 아닌 듯 한데, 대체 왜들 저러고 있나 모르겠다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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