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정의당의 마지막을 고하는 선거일 것 같습니다. 지역구로는 심상정이 그나마 유일한 희망인데, 3자 여론조사 대결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고, 비례도 3%가 안나오고 있어서 0석을 기록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선거에서 6석을 기록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결과는 그야말로 폭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정의당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역사가 깊은 진보정당인데 이렇게 폭망을 했다면 이유가 있었겠습니다만, 저는 심상정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노회찬이 그렇게 된 이후, 정의당은 심상정 중심으로 재편이 되게 되는데, 아무래도 노회찬의 세력을 그대로 흡수하기에는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닌지라, 심상정은 무리하게 외연을 확장하게 됩니다. 그 결과가 류호정과 장혜영인데, 당원들의 투표 결과가 20위권인 인물들이 비례에서는 1번과 2번을 받게 만드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자기 사람을 영입하려고 했던 것이 지난 총선이었습니다.

이 둘의 득표율은 겨우 1.7%. 여성계를 자기의 세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무리수를둠으로써 정의당의 불행은 시작되었어요. 사실 정의당의 동력은 노동운동에 있거든요. 그런데 집중해야될 전력을 누군가가 당권을 장악하기위한 사심으로 분산을 시켜놓으니 제대로 돌아가기가 힘들죠.

사실 여성운동이라는게 그렇습니다. 겉보기에는 뭔가 있어보이고, 세상의 반이 여자이니 지지도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상 안으로 들어가면 이것이 내실이 없어요. 얻는 지지만큼 잃는 지지도 만만치 않거든요. 여성들 사이에도 찬반 의견이 나눠지는 것이 페미니즘인지라, 소수 의견일 뿐이고, 제로섬을 하면 현상유지 또는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죠. 한 때 유행처럼 일어났던 페미니즘의 정체 세력화는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유행은 될 수 있어도 지지는 못하거든요.

하지만 정의당은 이 미끼를 진심으로 물어버렸습니다. 전력은 분산되고, 비판은 가중되면서, 표는 되지도 않으면서 실속은 없는 일들만 벌이게 되는데, 더 큰 문제는 이게 문제를 알아도 멈출 수가 없게 되버렸다는 것이죠. 당 내 수많은 비판의 목소리, 자성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현상 유지의 길을 택하고 맙니다. 그야말로 지도부가 살아 남고 당을 희생시키는 길을 택한 것이죠.

물론 대중의 정치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닙니다. 대중들이 잘못 된 길로 갈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히 시대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보수적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죠. 만약 모든 정당이 대중들의 입맛에만 이끌려 다니었다면, 우리 사회는 발전이라는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빚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을지언정, 비례는 진보정당을 주자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왔죠. 과거 13석이라는 최고의 의석 역시 그런 배경이 작용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의 빚을 청산 한지 오래입니다. 정의당은 더이상 대표 노동 정당이라는 이미지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어요. 그건 공감되지 않는 주제들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아무런 전략을 세우지를 못했던 터라 요란한 빈수레가 되어버렸거든요.

정의당의 모습은 마치 어떻게 취업할 것인지 고민도 안하고 대기업 들어가면 이런저런 사업 전략 실시하겠다고 꿈만 꾸는 스펙도 없는 백수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거고 뭐고 내일이 없고 꿈만 꾸는 것이죠.

음식점에서 장사를 할 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팔든가 아니면 특정 매니아 층에 입맛에 맞춰서 팔든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너무 대중적이면 특색이 없고, 너무 특색있게 만들면 인기가 없죠. 물론 나는 특정 사람들만 고정적으로 팔면 된다라고 하면 상관없습니다. 그 특정 사람들의 층만 두터워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다면 말이죠. 국짐당과 민주당이 그렇습니다. 대중 정당을 추구하기에 특정 수준의 정책이 가능하고 그것은 30%의 고정적인 지지층 입맛에 맛게 설계가 되어있죠.

하지만 진보정당은 그 지지층이 얇은 것이 문제가 되거니와 심지어는 까다롭기 까지 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내가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표를 주려고 했는데, 임태훈을 컷오프 시켜서 안준다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민주당에게 표를 안 줄 이유는 그것 말고도 한 100가지는 나올 겁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그 사람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100가지의 정책을 그 사람 입맛에 맞춰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까다로운 소수 정당의 지지자들에 대한 표를 얻기 위해서 대중 정치에 맞게 설계된 정책을 포기한다? 바보 같은 일인 것이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표 때문에 집토끼를 잃는 짓은 할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선거를 앞두고 말이죠.

예를 들어 임태훈이 병역 기피라는 사유로 컷오프가 되었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양심적 거부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할 수 있습니다. 무슨 책도 안 본, 교양도 없는 무식한 인간들이라고 비판 할 수 있어요.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그냥 객관적으로 봤을 때, 유권자의 절반은 남자이고 그 대부분이 군대에 다녀온 상황에서 종편을 비롯한 언론이 병역을 회피한 사람들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웠다는 프레임을 잡고 일어서면 그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까요? 안될까요?

우리는 노무현의 형인 노건평이 뇌물을 받았을 때, 언론에서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김건희가 명품백을 뇌물로 받은 사실을 어떻게 숨기려고 하는지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동권 프레임과 같이 별의 별 딴지로 프레임을 잡아보려는 상황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싹 다 무시하고, 네 어찌 임태훈이라는 사람을 못 알아보고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이해하지 못하냐고 따지고 들수 있나요. 아무것도 잃게 없다면 가능합니다. 자신의 신념을 올곶이 지켜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자신의 신념만 지켜나갈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이상은 절대 기대할 수가 없겠죠.

이런 부분은 진보정당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에 대한 내용인데, 정의당의 무전략 보다는 심상정의 욕심이 더 설득력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심상정 아들 결혼식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식장에서 가장 잘보이는 곳에 대통령 화환을 놓았더군요. 대통령 화환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와 심상정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심상정이라는 사람이 가진 욕망이 무엇인지 짐작을 하게 되더라고요. 민주당의 수박이라고 불리는 정치꾼들처럼 심상정 역시 어느 순간 현실에는 타협하고 당내에서는 군림하고자 하는 직업 정치인이 되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책임을 심상정과 그 일파가 아닌 정의당 그 자체가 져야 된다는 상황이 조금은 안타깝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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