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자분들의 착각

2024.03.17 11:06

Sonny 조회 수:680

이 게시판뿐만 아니라 다른 게시판에서도 민주당 지지자분들은 종종 이상한 자부심을 선보입니다.

본인이 지지하는 민주당은 이렇게 규모가 큰데, 정의당은 이제 의석수도 없고 다 망했다고 본인들의 세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는 상대방을 정의당 열혈 지지자로 규정하고,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의 규모에 따라 승리 혹은 패배의식을 느낀다는 가정하에만 가능할 건데...

왜 정당 지지를 이렇게 스포츠 게임처럼 소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그런 티라도 안내야하지 않을까요.


1. 민주당 지지자분들은 왜 이렇게 본인들의 선거공학적 논리를 진리처럼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모든 선택은 선거공학적으로 특정 소수자나 소수자 계층을 소외시키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말을 다 받고 선거공학적으로만 계산을 해도 그게 별로 똑똑한 수가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도덕적, 사회적 책임은 일단 제끼는 것으로 OK. 그렇게 했을 때 이길 수 있어? 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중언부언합니다.

그리고 다시 정확히 말하겠습니다.

임태훈씨를 포섭했다가 내치는 과정이 너무 아마츄어리즘이라는 겁니다.

서류 면접 대면 면접 다 통과시켜놓고는 이제 와서 서류 면접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다면서 탈락시키면, 누구라도 빡칩니다.

이 과정의 아마츄어리즘을 말하고 있는데 무슨 선거공학을...


2.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직도 여성유권자의 중요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정의당이 류호정과 장혜영을 페미니즘 때문에 영입했고 그것 때문에 망했다고 하는 분석은 그냥 황당하네요.

페미니즘을 싫어하고 반대하는 시각을 본인이 싫어하는 대상의 몰락에 끼워맞추기한 논리입니다.

제가 깝깝하게 생각하는 건, 여성 유권자가 선거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로 "이제서야" 부각되었는지 아직도 모른다는 겁니다.

당신네 당은 '페미하다가 망했어'라면서 비웃거나 일침 놓을 때가 아닙니다.

이건 그냥 본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선거공학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거든요.

당장 윤석열 대 이재명을 봅시다. 그게 대한민국 선거에서 가장 크고 선명한 이벤트였으니까.

표가 어떻게 결집됐습니까? 


대선 초반 때 이재명의 분위기가 별로 안좋았습니다. 다들 윤석열 낙승을 예상했죠.

오죽하면 이준ㅅ이 많게는 10% 차이로 이긴다고 확언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나중에 얼굴이 흙빛으로 되서 대선개표가 다 끝나고 현장에서 도망친 건 안유명한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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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khan.co.kr/politics/election/article/202203092200001#c2b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과 여성 표심이 확연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20대 여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몰표를 줬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16918


방송3사 출구조사와 jtbc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30 여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세대포위론'을 장담했던 것과 달리 이 후보의 2030 전체 득표율이 윤 후보를 앞선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는 대선 후반부에 들어 박지현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한 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추적단 불꽃'에서 활동하며 디지털성범죄와 싸워 온 박 위원장은 지난 1월 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위원장 정춘숙) 부위원장 겸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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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이준ㅅ)은 노골적으로 이삼십대 남성들을 공략하려 했습니다.

이재명은 박지현과 노골적으로 이삼십대 여성들을 공략하려 했습니다. 


그 당시 이재명을 사람들이 갑자기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이 혼자 잘나서, 민주당이 최고의 당이라서 사람들이 대선후보 이재명에게 표를 준 게 아니었다니까요.

박지현이 합류하고, 박지현이 여성인권을 윤석열과 이준ㅅ으로부터 지켜야한다고 외치니까 그 때부터 표가 결집된 거에요.

이건 그냥 팩트입니다. 팩트. 누굴 올려치네 마네 하는 게 아니라요.


왜 대선 때 여성유권자들의 몰표를 이렇게 받아서 박빙의 승부를 해놓고도 페미니즘은 한 때 유행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진짜 이해가 안갑니다.


3. 민주당은 여성유권자를 신경쓰고 여성인권에 더 치열해져야 합니다.


저는 이걸 도덕론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사실 민주당 지지자분들에게 그런 관점의 주장이 먹힐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민주당의 브랜드 측면에서 말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외연을 확장해야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민주당의 핵심인사들이 성폭력을 저질렀던, 최악의 이미지 실추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선거공학적으로만 표현을 하는 부분을 다른 분들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박원순은 시청 직원 성희롱했다가 자살했구요. 안희정은 비서를 성폭행해서 깜방 갔습니다. 오거돈도 보좌관 성추행해서 날라갔잖아요?

민주당은 정의롭고 사회의 원칙을 지키며 다수의 구성원과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이 기초적인 상식을 스스로 파괴한겁니다.

이 이미지가 아직 희석되지 않았습니다. 이 건은 오랫동안 중도층이나 민주당 내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겁니다.

그러니까 계속 쇄신해야해요.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는, 여성 당원들과 여성 유권자들과 여성 시민들과 함께 가는 당이 되겠다고요.

"페미니즘"이란 네 글자를 써서 무슨 커뮤니티의 진영론으로만 해석하면 안됩니다.


중장년층 여성 유권자들은 그런 부분에 무감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2030 여성유권자들에게 이건 엄청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배우자에게 같이 보자고 했는데 영화 초반에 여성캐릭터의 노출이 나오니까 바로 꺼버렸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가 되게 서운했답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닌데... 그 친구 배우자가 무슨 "열혈 페미" 이런 사람이 아닙니다.

민주당 당사나, 지지자분들은 이런 걸 전혀 캐치를 못하는 것 같아요. 진짜 좀 답답합니다.

그냥 정의당 욕을 하면 자연스레 여성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어차피 따놓은 표심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민주당이 본인 리스크를 해결하는 척이라도 안하면 동력을 잃게 됩니다.

민주당의 이미지가 대외적으로 그렇게 젊지 않습니다. 세련되지 않습니다. 

안그래도 지금 시대 자체가 반투쟁을 쿨하게 여기고 모든 걸 자본주의적 이익으로만 환원하는 경향이 세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핵심은 다수의 안정된 삶과 평등이라는, 지극히 중산층 중심적인 당 아닙니까? 

이 부분에서 시대적 흐름도 못따라가고, 당 자체의 구태 이미지를 벗어나지도 못합니다.


4. 어떤 인사나 계층의 포섭은 선거공학적으로 불리한다는 주장을 그만해야 됩니다.


왜냐고요? 이건 앞선 글에서 이미 떠들었으니 짧게 쓰겠습니다.

정당이라는 것도 겉으로 보여지는 행보에 의해 평가를 받는 인격체 같은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도대체 물갈이가 안됩니다. 맨날 국힘당이랑만 싸우고 사회 정의만 부르짖는 늙다리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당이 젊어지고 새롭게 보이는 부분은 추구하는 가치관과 비전으로 평가받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민주당은 매번 '표를 잃은 것'에 대해서만 걱정합니다. 새로운 표를 얻어내는 게 아니라.

이러니까 새로운 세대들이 민주당에 변화를 기대하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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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써놓고 보니 웃깁니다. 정의당과 무관하게, 민주당이 이래야 산다고 진심어린 충고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지지자분들이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에 저렇게 둔감하니까 저런 두루뭉실한 글만 쓰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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