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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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름 심혈을 기울여 찍었겠다는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 폼나지만 대놓고 초췌한 느낌의 올리비아 와일드가 등장합니다. 집에서 격투 트레이닝 같은 걸 하다가, 유튜브를 틀어 놓고 따라하며 정성껏 메이크업을 해요. 그러고 어느 가정을 방문해서 그 집 남자를 불러 앉혀 놓더니... 갑자기 니 재산의 대부분을 와이프에게 투척하고 넌 조용히 사라지라고 그러네요. 어이를 잃어버린 그 남자 니가 뭔데? 변호사니? 라며 발끈하자 다짜고짜 쥐어 패 버립니다. 장면이 전환되면 완전히 피떡(...)이 된 남자가 고분고분 여자가 시키는대로 재산을 다 털어 와이프에게 송금하고 직장을 그만둔 후 차를 타고 집을 떠나요. 잠시 후 이 과정을 옆에서 보고만 있던 남자 와이프가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하고... 네. 그러니까 그 남자는 가정 폭력범이었고 주인공은 이런 일들을 의뢰 받아 단죄해주는 일을 하는 여자였던 것입니다. 보아하니 돈 때문에 하는 일은 아닌 듯 하구요. 아마도 본인에게도 가정 폭력과 관련된 깊은 상처가 있는 것 같죠. 어쨌든 그런 상황을 보여준 후 영화는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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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비아 와일드가 다 해먹는 영화에요. 단독 주인공인 데다가 워낙 거의 혼자 노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더불어 다른 쪽으로도...)



 - 글 제목대로 참으로 진지한 영화입니다. 여기서의 진지함은 당연히 영화가 다루는 소재, 주제에 대한 진지함이죠.

 그러니까 가정 폭력을 다루는 이야기구요. '가정 폭력'이 주제이기 때문에 늘 여자들을 구해주는 것만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주인공부터가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중심의 시각으로 전개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소재를 다루는 이야기로서 가질 수 있는 진지한 태도는 죄다 갖추고 있는 영화에요. 예를 들자면 여자, 혹은 아이들이 남편, 아버지에게서 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실제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소재를 착취하지 않겠다! 라는 의지인 거죠. 그리고 미쿡 특유의 그 '집단 상담 모임'을 틈틈이 보여주면서 정말 교훈적인 메시지들을 각각의 사연들에 태워서 아주 직접적인 대사로 날려줘요.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무조건 주변에, 가능한한 많이 도움을 청해라. 등등등. 그러다가 마지막엔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마무리하는 식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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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매번 메이크업도 다르고. 가발로 머리 모양도 바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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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다른 스타일링을 하고 나오며 패션쇼를 합니다. 역할상 화려하게 뽐내는 메이크업이나 의상은 전혀 없지만요. ㅋㅋ)



 - 문제는... 그 진지함이 양날의 검입니다.

 그러니까 피해자들이 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배제한 건 백번 납득할 수 있는데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인공이 나쁜 놈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도 다 배제해 버립니다. ㅋㅋㅋ 솔직히 처음엔 당황했어요. 명색이 '비질란테'라는 제목을 단 복수극인데 주인공이 정의 구현하는 장면들을 다 스킵해 버린다뇨. 이건 상도덕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


 그런데 이게 결국 핀트가 어긋난 아쉬움인 거죠. '상도덕'이라면 당연히 장사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미덕인데요.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진짜로 넘나 진지한 분들이라 이런 진지한 소재로 사람들에게 환타지성 쾌감을 던져주고 싶지 않았던 거에요.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납득하긴 했는데요. 어쨌거나 '재미있는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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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혼자 훈련하는 장면이 이 영화 액션의 90%라고 보시면 됩니다.)



 - 그렇게 복수극에서 카타르시스를 거의 다 제거해 버리면 이제 뭐가 남냐면... 복수극의 이야기가 남습니다. (음??) 

 왜냐면 구체적 폭력 장면이 스킵될 뿐 어쨌든 이야기 자체는 전형적인 이야기이고 나올 건 다 나오거든요. 그리고 자극적인 장면을 거의 다 제거해버린 자리에다 주인공과 피해자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 장면들을 정성을 기울여 채워 놓았어요. 올리비아 와일드의 연기도 적절하구요. 시종일관 차분하게 가라 앉은 분위기의 연출도 이들을 각잡고 진지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유도하구요. 그래서 끝까지 보고 나면 참 진지하고 좋은 영화를 보았다는 기분은 듭니다. 기대했던 거랑 전혀 다른 영화라서 그렇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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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봐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겠죠? ㅋㅋ 대체 미국인들은 왜 그렇게 이런 요법을 좋아할까요. 바꿔 생각하면, 미국인들이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한국에선 인기가 없을까요.)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의도적으로 재미를 멀리 멀리 내다 버리고 개정색한 진지함으로 승부하는 가정 폭력 고발극입니다.

 그래도 사실 막판을 장식하는 주인공과 빌런의 대결 장면은 긴장감도 좋고 자극적인 거(...)도 꽤 나오고 그래요. 그마저도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중요한 순간을 툭 잘라 버리긴 합니다만. ㅋㅋㅋ

 장르물이라기보단 진지한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이고. 그런 쪽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북스마트'의 감독이기도 한 올리비아 와일드에 대한 호감도 있으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근래에 휩쓸렸던 이슈 때문이 이 분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죠. 다만 연출은 다른 사람이 했구요.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게 봤습니다. 다만 기대가... (그만!!! 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영화의 절반 정도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가정폭력범 하나 처단하고, 주인공의 과거지사 좀 나오고. 또 하나 처단하고, 과거지사 좀 나오고. 그러다 현재 상황에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폭력, 범죄 상황을 보여주다가, 또... 를 반복하는데요.


 그러다 절반 넘어간 시점에서 이제 주인공의 개인사가 밝혀집니다. 캠핑, 서바이벌 같은 데 환장하는 시대 착오 마초 아저씨랑 결혼해서 아들 하나 키우며 살았는데. 이 인간이 갈수록 상태가 안 좋아져서 캠핑 갈 때마다 주인공을 격하게 쥐어 팬 거죠. 매번 뼈가 부러져서 돌아올 정도로. 그래도 어린 아들 때문에 참고 살았는데... 어느 날엔 이 남편놈이 캠핑카에 뭘 추가해갖고 와서는 "와! 이제 그동안 우리(?)가 꿈꾸던 삶을 살 수 있게 됐어! 이 세상을 떠나 숲속에서 영원히 살아가자!!!" 같은 소릴 해버리지 뭡니까. 바로 멘탈이 나간 주인공은 아들을 데리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들리고. 남편에게 칼질을 당하는 와중에 아들이 그걸 뜯어 말리며 울부짖다가 그대로 남편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도망쳐서 행방 묘연인데. 더욱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남편이 영원한 숲속의 삶(...)을 위해 마련한 장비가 주인공 명의로 낸 빚으로 산 거였다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가정 폭력 피해자 모임에 나가 조금씩 힘을 얻고. 또 결정적으로 피해자 동료 한 명에게 호되게 혼이 나는(?) 바람에 조금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 '비질란테' 활동을 개시하구요. 그러다 결국엔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근원인 남편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서 남편이 원래 좋아하던 캠핑 장소들을 뒤지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결국 숲속 서바이벌 쪽으론 한 수 위였던 남편에게 바로 붙들려서 포박 당하고 두들겨 맞으며 또 위기를 겪습니다만. 언젠가 이런 날이 찾아올 것을 대비해 한쪽 손 피부 속에 숨겨놨던 작은 접이식 칼날(!)을 꺼내서 탈출하구요. 남편과 단 둘이 쫓고 쫓기다가 마지막 순간에 심기일전. 당당하게 맞서며 뼈 때리는 맞는 말 공격(...)으로 멘탈 우세를 점한 후 격투에서 승리합니다. 할렐루야. (이때 주인공이 달려드는 모습만 보여준 후 바로 남편의 사망씬으로 점프합니다. 아니 이 봐요들. ㅋㅋㅋㅋㅋ)


 마지막엔 보험 회사 직원을 만나요. 주인공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니 남편의 시체 발견을 축하해주고요. 잠시 후 두둑한 현찰을 담은 가방을 든 주인공이 영화 중 처음으로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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