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딱 9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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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내용과 분위기를 대충은 잘 보여주는 깜찍한 포스터입니다. 막나가는 난전에 코미디.)



 - 소개할 게 별로 없는 이야깁니다. 무기 대량 암거래를 위해 두 어둠의 무리들이 깊은 밤에 만나 외딴 창고로 가요. 가서 의견 대립은 좀 있을 지언정 대체로 무사히 거래를 완료하려는 순간, 양쪽 무리 중 시다바리들의 하찮은 원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싸움이 벌어지고. 상황은 점점 더 어이 없고 대책 없는 방향으로 꼬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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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들 이름값과 비주얼 덕에 시작은 나름 있어 보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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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런들의 상태가 뭔가 많이 수상하더니만...)



 - 그냥 설정이 저게 다입니다. 물론 조금의 드라마, 혹은 드립들을 위해 등장 인물들간의 과거지사를 조금씩 세팅해 놓은 게 있는데 큰 의미는 없구요. 그렇게 하찮은 이유로 대책 없이 벌어진 파국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총알 속에서 점점 더 하찮고 의미 없는 방향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사방에 시체가 쌓이고 피바다가 되어가는... 그런 이야기에요. 설정에 어울리게 배배 꼬인 못된 심뽀의 코미디가 듬뿍 토핑되어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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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엔 피칠갑 찌질 코미디로 흘러갑니다.)



 - 글 제목에도 적어 놓았듯이 타란티노 생각이 계속해서 납니다. '저수지의 개들'이나 '펄프 픽션' 시절 타란티노요. 프로페셔널처럼 폼들을 잡고 있지만 실상은 아주 하찮고 모자라기 그지 없는 악당들이 계속해서 서로에게 쌍욕과 총알을 퍼부어대고. 그래서 계속해서 피가 낭자해지는 상황을 갖고 이죽거리며 농담을 하는 거죠. 음악 활용도 타란티노 스타일을 열심히 흉내낸 느낌이구요. 액션을 대체로 하찮은 느낌으로 끌고 가면서 영화 내내 주인공들이 벌벌대며 기어다니기만 하는 것도 옛날 옛적 타란티노 테이스트... 뭐 그렇습니다.


 근데 그게 보다 보면 정말로 웃음이 나오긴 해요. 런닝타임이 절반쯤 흘러가면 몸 성한 멤버가 하나도 없게 되고 이 사람들이 다 그냥 집단으로 기어다니면서 난리를 치거든요. 그렇게 벌벌대며 기는 걸 40분 동안 논스톱으로 구경하는 게 그다지 흔한 체험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웃음은 나옵니다.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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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악의 근원. 멍청이 중의 최강 멍청이. 킬리언 머피가 초장에 걍 얘를 쏴 버렸음 모두 평화로웠(?)을 텐데...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듭니다. ㅋㅋ)



 - 사실 타란티노 영화들은 초기부터 이미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나 연출 같은 건 탄탄했어요. 그러면서 이런 추잡하게 웃기는 장면들이 들어가니 그게 효과가 있었던 건데. 이 영화는 그런 베이스가 부족합니다. 스토리는 흥미롭지 않고 캐릭터들은 충분히 재밌지 않으며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 전환들도 특별히 임팩트 있는 게 없어요. 그냥 '다 같이 모자란 놈들이 영화 내내 벌벌 떨며 기어다니는 총질 영화라니! 재밌겠잖아!!?' 라는 수준에서 크게 뻗어나가질 못하네요. 그것 자체는 상당히 독특한 경험이라 즐길만 했습니다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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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생각해 보니 이 분도 이제 볼드모트가 되셨죠. 짤을 바꾸긴 귀찮으니 그냥 두겠읍니...;)



 - 근데 어쩌면 이런 식으로 비판을 하는 게 애초에 별 무의미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의 진짜 의도야 제가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을 해 보면 초창기 타란티노 영화들에 나오는 피칠갑 (개)찌질하게 처절한 액션씬들을 가져다가 순수하게 '그것만으로' 영화를 만들어 버린 모양새거든요. 정말로 의도가 그거였다면 네 뭐 일단 반 이상은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로 그런 식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든 거기에 기승전결 비슷한 걸 만들어서 멀쩡한 영화의 형식도 갖추었고. 또 그게 그렇게 재미 없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그것 뿐'이라서 다 보고 나면 좀 싱겁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고 그런 면이 있습니다. 캐릭터가 되었든 이야기가 되었든 그냥 개그가 되었든 이것보단 뭔가 더 있어야 했어요. 그렇게 아쉬움을 안은 채 그럭저럭 봤습니다. 끄읕.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계속해서 총질과 그 총질들이 낳은 결과들로 인한 상황 변화... 로 끌어가는 이야기인지라 줄거리 요약 같은 건 대체로 무의미하니 최대한 간단히.


 킬리언 머피가 이끄는 무기 사러 온 놈들, 그리고 샬토 코플리(디스트릭트9의 주인공이었습니다)가 이끄는 무기 팔러 온 놈들이 앞서 말한 정말 하찮은 쫄따구들끼리의 원한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는 총격전을 시작해요. 그리고 그 가운데 중립 비슷하게 낀 브로커 브리 라슨과 아미 해머가 각각 찢어져서 양쪽 편에서 깍두기 비슷한 노릇을 하구요. 근데 한참 싸우던 둘이 좀 잠잠해질 때쯤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저격수들이 등장하고 양쪽 진영은 서로 상대방이 처음부터 함정을 팠다며 더욱 더 불타오르죠. 그러면서 런닝타임 내내 난리를 치다가...


 막판에 살아남는 건 가장 주인공처럼 생긴 둘입니다. 킬리언 머피와 아미 해머요. 그리고 애초에 적이 아니었던 아미 해머가 킬리언 머피에게 손을 내밀어 이 아수라장에서 빠져 나가 돈을 나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렇게 화목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총성이 울리고 아미 해머가 헤드샷으로 사망. 이미 거의 넝마가 다 되어 있던 킬리언 머피도 치명상을 입습니다. 그래서 이게 뭔고... 하니 아까 전에 총은 아니고 다른 뭔가에 맞고 쓰러졌던 브리 라슨이었네요. 알고 보니 애초부터 이 거래에서 오갈 큰 돈과 트럭 가득 쌓인 돌격 소총들을 노리고 브리 라슨이 다 꾸민 거였어요. 당연히 저격수도 얘가 불렀죠. 


 암튼 그렇게 총 맞고 뒷통수 맞은 킬리언 머피는 (얘는 브리 라슨에게 호감을 느끼고 계속해서 탈출시켜주려 하고 있었거든요) 대충 너랑 더 알고 가까워지고 싶었는데... 같은 대사를 남기고 사망하구요. 홀로 남은 브리 라슨은 돈가방을 챙겨들고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창고의 출구를 향하는데. 가만 보니 창고 문틈으로 뻘겋고 푸른 빛이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 창고 난리를 뒤늦게 알고 경찰이 대규모로 출동하셨네요. "아 망했구나." 라는 브리 라슨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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