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2 22:08
일단 오타나 실수를 찾으시면 당장 보내주세요! 정오표에 반영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무얼 민망해서 못하나요... 4년 전이라 다 까먹었어요.
[용의 이]와 [대리전]에 대한 의견은... 글쎄요. 어느 건 동의하고 어느 건 동의하지 않고 그렇죠. 동의하지 않는 건 구조 문제죠. 특히 결말 부분. 전 두 작품의 결말이 지나치게 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사실 긴 건 알아요. 하지만 그건 계산 착오가 아니에요. 오히려 짧은 결말을 쓰는 게 더 쉽죠. 그게 더 직관적이니까요. 그것들의 결말이 긴 건 이유가 있었어요. 소란스러운 클라이맥스를 조금 앞에 넣고 나른한 후일담을 길게 끌면 앞에 벌어진 소동의 중요성을 까먹는 효과를 내거든요. 그게 두 글의 주제이기도 해요. 폭발적인 클라이맥스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실 클라이맥스도 아니죠. [대리전]에서 진짜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페이지에 있어요. [용의 이]도 그렇고. 전쟁과 살육은 안 중요해요. 사적인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죠.
거대한 사건과 사적인 사건을 동시에 다루면 전 대부분 사적인 것을 더 중요시해요. 단편에서도 그래요.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나 [물음표를 머리에 인 남자] 같은 것도 그렇죠. 그것들은 모두 논리적인 기승전결이 있어요. 시작만 하고 끝난 것이거나 엉뚱한 결말을 맺은 게 아니죠. 하하하.
하여간 오타나 실수 찾으시면 보내주세요.
참, [너네 아빠 어딨니]... 그거 화자는 새별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전 그 후일담을 상상했고 거기에 맞추어 이야기를 썼으며, 독자가 화자의 태도에서 그 후일담의 일부를 상상할 수 있을 여지를 마련해주려고 했어요. 그게 뭔지는 말하지 않을래요.
시체는 다루기 힘들 것 같아서 집구조를 비교적 평탄하게 했죠.
이세영양이 부담스러워한 건 [너네 아빠 어딨니]의 대본이 아니라 오디오북이었어요. 적어도 전 그렇게 들었어요.
뭐긴요 내 이야기를 설명하는걸 사실은 좋아하지만 자발적으로 하긴 쑥스럽다고 하신 후기 얘기였어요.
음 제가 원체 글재주가 없어서...전 <용의 이>에 뭔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 얘기가 길이와 캐릭터의 차이에서 기인하는게 크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우선 전 <대리전>의 결말을 아주아주아주 좋아해요.<첼로>에 대한 제 애정과 거의 같은 이유일거예요.하지만 <대리전>은 `경장편`이란 단어를 처음 알게 해 줬을만큼 길지(장편스럽지) 않았고 주인공도,결말의 주인공의 결단도 한국에서 남자가 전업주부하는 것처럼 실질적으론 별거 아니지만 상황을 고려하면 용기있었죠.듀나님식으로 굉장히 로맨틱하기도 했구요.:-) 전혀 엉뚱하거나 계산착오로 느껴지지 않았어요.하지만 <용의 이>주인공은 아무리 2층으로 도망가는 멍청한 호러영화 주인공같은 실수를 몇 번하고,아무리 외견상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12살 짜리처럼 보인다고 해도 그 애는 `능력자`잖아요.많이들 온라인듀나의 컨셉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캐릭터요.장편 스페이스 오페라엔 어울리지만 그런 주인공에게 사적인 긴 후일담을 기대하진 않았던거 아닐까...전쟁과 살육이 안 중요하고 폭발적인 클라이맥스도 사실 클라이맥스가 아니라면 뭐하러 이 긴 얘기를 늘어놨단 말인가 그냥 평소 잘 하는대로 단편으로 쓰지 뭐 이런 느낌 아니었겠냐는 거죠.피터 잭슨도 그 긴 얘기를 사적인 후일담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걔들은 초월적인 존재도 아니었고 후일담이 `설명`이 아니었으니 그 장면이 없었어도 관객들은 무슨 일들이 어떻게 된 거였는지 다 알았으니까요.(적어도 출간된)첫 장편에서 그런 기대치가 어긋났던게 아닐까란 소리를 하려고 했던 거였어요.
아 역시 새별이가 화자였군요.게시판에 가끔 스스로를 3인칭으로 호칭하는거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들 생각이 나서 피식했어요.
첼로 속편 좀 기억해 내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