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외국어로 번역하기에 그닥 좋지 않은 -가끔은 아주 나쁜-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문체나 표현은 둘째치고 당대 일본문화의 흐름을 모르면 -특히 야구!-재미를 느끼기에 적절하지 않은 글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특히 평론집은 더 그런 느낌이더군요.

 

전에 번역해 둔 게 하나 있는데 -내용은 꽤 재밌는데 역시 일본사정을 모르면 재미를 못 느낄 부분이 많아서 미친 듯이 주석을 많이 달았죠.-_-;;;- 한번 읽어보시라고 올립니다. '文学がこんなにわかっていいかしら(다소 의역 섞어서 '문학이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거니'라고 번역하고픈)이라는 평론집의 후속편인 '文学じゃないかもしれない症候群(문학이 아닐지도 몰라 증후군)의 첫번째 챕터 '명작은 괴로워'입니다.

 

좀 깁니다만 재미삼아 한번 읽어보세요.^^

 



명작은 괴로워[각주:1]

 '그런 쓰잘데기없는 소설을 쓰다니, 명작이 무덤 가에서 울고 있겠다'라고 한 건 나다. 아니, 딱히 특정 작품을 가리켜서 규탄한 건 아니다. 자계의 말로써 거울에 보고 외친 거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생각한 거지만, 무덤 가에서 명작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무덤가 하면 죽어서 흙으로 돌아갔다는 소리다. '죽어서 흙으로 돌아간 명작'이라니. 아무리 명작이라고 해도 '프랑신의 경우'[각주:2]는 너무 불쌍해. 내 생각으로는 명작이라고 해도 두 종류가 있다. 즉, 현역인 명작과 은퇴한 명작이다. 다자이 오사무같은 것은 아직까지도 현역이다. 기요하라[각주:3], 아니지. 지금은 좀 슬럼프. 구와타[각주:4]. 이건가. '태어나서 죄송하네요.'[각주:5] 유들유들하기도 하지. 구와타의 여자친구, 아니타 카스텔로[각주:6]는 말했다. '마스미, 벗어서 미안'이라고. 이 사람도 상당히 다자이스럽다. 그런 이유로 다자이의 작품은 아직도 쌩쌩한 현역이다. 그러나 반대로 은퇴한 명작이라는 부류도 있다. 명작이기 때문에 다들 이름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선수가 활약한 장면을 자신의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은퇴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가끔 '그 사람은 지금'[각주:7] 코너같은 데 출연하더니, 어느샌가 무덤가로 옮겨지는 것이다. 똑같이 야구-----가 아니라, 문학에 뜻을 둔 자로서, 위대한 선배의 은혜를 잊을 수야 없지. 그래서 나는 최근 은퇴한 명작을 방문해 보기로 했는데 이게 의외로 꽤 재밌는 것이다! 뭐랄까, 은퇴한 명작 분들에게는 현역인 명작에게 없는 여유랄까 기품이 느껴진다. 역시 '사양'[각주:8]은 멋지구나. 주인공 가즈코의 우아하고 섬세한 모놀로그.

 혁명을 동경해 본 적도 없고 사랑조차 몰랐다. 지금까지 세상 어른들은 혁명과 사랑 두가지를 가장 어리석고 꺼림칙한 것이라고 가르쳤고 전쟁 전에도 전쟁 중에도 우리들은 그대로 믿어왔지만 패전후, 나는 세상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어 뭐든지 그 사람들이 하는 것과 반대편에 진짜 살 길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혁명도 사랑도, 사실은 이 세상에서 제일 좋고 멋진 일이라서, 너무 좋은 거니까 어른들이 심술궂게도 우리들에게 신포도라고 속여서 가르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확신하고 싶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났다고.

 
 겉멋만 들었거나 술주정뱅이로서는 이런 문장을 쓸 수 없다. 기개가 있다. 줏대가 있다. 이런 사람은 탱크 위라도 올라갈 수 있다. 일본문학에도 옐친[각주:9]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시카와 준(石川淳)[각주:10]은 셰바르드나제[각주:11]인 건가. 물론 시가 나오야[각주:12]는 고르바초프. 연방해체의 위기이다. 그렇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현역인 명작인 것이다. 지금 읽어도 정말 재미있다. 그러나 거기에 문제가 있다. 영원한 명작. 그것이야말로 현역의 필수조건이란 건 나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영원히 읽힌다는 건 어느 시대 사람에게나 호감을 산다는 소리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느 시대 사람에게나 추파를 보낸다는 얘기다. 여기에 현역인 명작의 제일 큰 결함이 있다. 두루춘풍이랄까. 그런 느낌. 그에 비해 은퇴한 명작들은 그 시대 독자들에게밖에 사랑받지 못한다. 독자가 죽으면 함께 무덤으로인 셈이다. 실로 우러러볼만한 심성이다. 순정인 것이다. 사랑스럽다. 순진하다. 그런 은퇴한 명작들의 수줍은 표정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갑자기 생각이 난 건데, 현역인 명작과 은퇴한 명작 사이에, '널려서 말려지고 있는 명작'이란 것도 있지 않을까. 명작계의 시노즈카[각주:13]인 셈이다. '왜 기용해주지 않는 건가, 다들 이상하다고 한다'라고 신문기자에게 말해서 거인군단[각주:14]에서 페널티를 먹은 시노즈카 같은 명작. 예를 들어 '돈키호테'.  '돈키호테'가 '널려서 말려지고 있는 명작'이라면 하면, 말도 안돼! 하고 꾸지람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마르트 로베르[각주:15]라는 사람은  ''돈키호테'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지만 스페인 이외에는 독자가 거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니야, 나는 제대로 읽었다구, 하고 반론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실은 그런 사람들도 대부분 다이제스트판을 읽은 게 아닐까. 저 이케우치 오사무[각주:16]씨도 원본은 길어서 지긋지긋했다고 말했다. 다이제스트판이라고 해도 이와나미소년문고 우시지마 노부아키(牛島信明) 편역은 육백장정도 된다. 원본은 6배. 대충 3천6백장. 이걸로 서평을 쓰려고 하면 여간 일이 아니다. 신기한 건 서평 원고료는 쓰는 원고지량에는 비례하지만, 읽는 책의 양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시나 사쿠라코[각주:17]의 소설과 고지마 노부오[각주:18]의 소설을 똑같이 원고지 2장으로 서평을 써도 원고료가 똑같아서야 누구라도 고지마 노부오 소설 서평은 하기 싫어질 것이다. 순수문학이 쇠퇴해지는 셈이다. 대충 이런 식이라서 '돈키호테'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데 실물을 본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이 된다. '신인이 밀고 온 거라면 납득하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나는 지금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라고 하는 '돈키호테'의 호소를 듣고 나는 후지타감독[각주:19]이 아니므로 곤잘레스[각주:20]를 2루에 기용하거나 하지 않고, '돈키호테'를 2루에 기용해 보았다. 지난달의 일이다. 그러자 '돈키호테'는 충분히 현역으로 통용된다는 걸 알았다. '돈키호테'는 너무 장황하다는 게 통설이지만, 이번에 스타팅 멤버로 발탁해보고 안 것은, 그 장황한 점이 매력이라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수다만 떨고 있다. 관계자가 우연히 모두 한 장소에 모이고 만다. 곤잘레스로는 이렇게 안 된다. 어퍼 스잉으로 빨리 홈런을 치고 싶어한다. 역시 시노즈카다. 참고로 세르반테스는 '모범소설집'이라는 작품도 썼는데 이쪽은 한신[각주:21]이라면 곧 4번타자가 될 수 있을 정도의 걸작인데도 지금은 아무데도 출판되어 있지 않다. 프로야구계의 반성을 촉구하고 싶다.
 한편, '은퇴한 명작'이다. 나는 메이지 시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무덤 가를 조사해 보았는데 현재까지 판명된 사실 중 몇가지를 보고해 둔다. 예를 들어 다야마 가타이[각주:22]의 '이불'. 이 조사를 시작하기 전,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을 알고 있습니까?'하는 질문을 했다. 모두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질문을 바꿔서 '그럼,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을 읽은 적이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모두 읽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은퇴선수다. 나도 물론 알고는 있지만 읽었을 리가 없다. 나의 예비지식은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떠나간 걸프렌드가 사용한 이불에 얼굴을 묻고 운다는 것뿐이었다. 실로 약해빠진 녀석이 아닌가. 그런 편견을 가지고 '이불'과 대면한 나는, 읽어가면서 자신의 불민함을 부끄러워하게 되었다. 재밌는 거다. 이게. 주인공은 그럭저럭 유명한 소설가인데 아내도 자식도 있고 돈도 없다. 여기에 팬인 작가지망생 미인여대생이 밀고 들어와 제자가 된다. 그런 팬이 있으면 나는 기쁠텐데 여기는 메이지 40년대(1900년대)라서 주인공 작가는 고뇌한다. 그 여대생도 고뇌한다. 그뿐인가, 여대생의 보이프렌드도 고뇌한다. 여대생의 파파도 고뇌한다. 번뇌로 고뇌하고 생활로 고뇌하고 사상으로 고뇌한다. 소설이 쓰이면 완성도로 고뇌하고 안 쓰여지면 못 썼다고 고뇌한다. 아무튼 세줄에 한번은 고뇌가 등장한다.

  '아내가 없었으면 물론 나는 요시코를 아내로 맞이했음에 틀림없다. 요시코도 역시 기뻐하며 자신의 아내가 되었으리라. 이상적인 생활, 문학적인 생활, 견디기 어려운 창작의 고통을 위로해주었으리라.'

 가타이는 진심이다. 고뇌하는 것도 능력이다. 다야마 가타이의 이 고뇌에 대해 웃을 수 있는 자는 행복하다. 나는 웃고 행복한 자가 되어버렸지만, 마음 속으로는 경의를 표했다. 경박한 문학이 판치는 지금, '이불'은 DH로라면 충분히 기용할 만하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은퇴한 명작으로 이토 사치오[각주:23]의 '들국화의 무덤'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이즈의 무희'가 지금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데 반해, '들국화의 무덤'은 반쯤 은퇴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이건 아마 '들국화의 무덤'이 마쓰다 세이코[각주:24] 주연으로 영화화된 것과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이즈의 무희'는 미소라 히바리[각주:25]이다. 그러고 나선 야마구치 모모에[각주:26]다. 더군다나 나이토 요코[각주:27]인 것이다. 무려 최근에는 사쿠라기 루이[각주:28]가 주연한 AV까지 나왔다. 참고로 사쿠라기 루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도 출연하고 있다. 소세키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AV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AV판 '고양이'에는 사쿠라기 루이가 섹스하는 장면을 고양이가 가만히 쳐다보는 장면이 한 부분 있는 것 외에는 소세키의 작품과 전혀 관계가 없다. 이 부분에서는 소세키도 은퇴가 가까운 걸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들국화의 무덤'은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이다. 비극이기 때문에 주인공 마사오(政夫)와 사촌 다미코(民子)는 헤어져야 한다. 거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으니 딱히 읽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했지만, 아무튼 조사를 해야 하니까 읽어 보았다.

 이미 10년 이상 지난 옛일이기 때문에 세세한 사실은 잘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마음만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한없이 눈물이 솟는다.

 이게 서두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건 주인공이 잘 우는 녀석이라는 것으로 '이불'도 그랬던 걸로 봐서 명작이 은퇴하는 경우의 키포인트가 뭔지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뒤를 읽으면

 슬픔과 기쁨이 뒤섞인 상태에서, 잊으려고 한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자꾸 생각이 나서 꿈꾸는 듯한 심경으로 그 생각에 빠지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글로 좀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라고 쓰여 있다. '글로 좀 써볼까'라니. 지독한 놈이로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그렇게 생각한다. 냉혈한. 그렇게 생각하게 해  놓고선 후반은 눈물, 눈물의 대홍수가 된다. 정말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설이다.  참고로, 내가 읽은 '들국화의 무덤'은 메이지문학전집54권 3페이지에서 23페이지까지였는데, 15페이지 이후로 후반 9페이지만 쳐도 '울다'는 말이 49번이나 등장한다. 이래서야 이 쪽이 울 틈이 없다. 마른 눈물. 그런 소리를 해서는 안 되지. 아무리 마쓰다 세이코로 영화화되었다고 해도 말이야. 아무튼 이 밖에 현재 판명된 것만으로도 내 손에 있는 '은퇴한 명작' 중 명백히 현역으로 통용될 만한 것이 40명 정도 확인되었으나 그건 또 다음에 알려주기로 하자. 하고, 여기까지 써서 원고를 보냈더니 편집부 요시다씨에게서 '3줄 모자란데요'하고 전화가 걸려왔다. 그런 소리를 해도 더 쓸 게 없다구. 아, 딱 맞네.

 

 

  1. 최장수 시리즈 영화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것으로 유명한 영화 '남자는 괴로워(男はつらいよ)를 패러디한 제목
  2. 프랑신의 경우(フランシーヌの場合): 학생운동 투사이기도 했던 여가수 신타니 노리코(新谷のり子)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1969년 3월 3일 당시 30세인 프랑스인 여성 프랑신 르콩트(Francine Lecomte)가 파리에서 정치적 항의의 의미로 분신자살한 사건을 다룬 노래이다. 6월 15일 반안보의 날에 발매되어 대히트했다. 신타니 노리코는 투쟁에 참가하며 가수생활을 계속했으나 두번째 싱글 '사요나라의 총괄'(좌익계 학생운동조직 소속인 애인 때문에 고뇌하다 자살한 오쿠 고헤이의 유고집에서 딴 제목으로 '총괄'은 학생운동용어로 운동권 내 폭력 문제와 연관된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이 팔리지 않아 이후로는 매스미디어에서 잊혀져 갔다. 한때 투쟁을 그만두기도 했으나 현재는 부락문제 등에도 관심을 표명하는 등 다시 정치적 의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음악활동중. 본문의 링크를 누르면 '프랑신의 경우' 노래와 가사를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프랑신의 경우는 너무 불쌍하다'라고 한 건 노래 가사에서 '프랑신의 경우는 너무 슬프다, 너무 쓸쓸하다'는 가사가 반복되는 것에 빗댄 것. 
  3. 기요하라清原: 기요하라 가즈히로(清原和博), 1967년생 프로야구 선수(내야수), 4 번주의 구와타와 더불어 기요하라 구와타 세대로 묶여 불렸을 정도로 고교시절부터 유망한 야구선수였다. 프로데뷔는 세이부에서 했으나 본인은 어린 시절부터 스타팀인 요미우리를 희망했었기 때문에 실망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1986년 신인왕으로 선출되고 세이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 글이 쓰여질 무렵은 1995년 왼쪽 어깨의 탈구로 1군에서 밀려나기 전인 듯의 슬럼프기인 듯.
  4. 구와타桑田: 구와타 마스미(桑田真澄), 1968년생 프로야구 투수로 현재는 은퇴. 후지타 감독 재임 당시 신임받는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5. 태어나서 죄송하네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20세기 기수'의 부제로 다자이 오사무를 대표하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실제로는 다자이의 창작이 아니라 쇼와초기의 시인 데라우치 주타로의 일행시에서 따온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6. Anita Castillo, 1968년생 미국 하와이 출신인 전AV여배우. 1985년부터 크리스찬 디오르의 일본모델로 활동하였으며 1988년부터 프로야구 선수 구와타 마스미와 교제하였다. 한때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으나 일본스포츠 신문에 교제가 보도된 것을 계기로 파국을 맞이하였고 이후 AV배우로 전향하였다. 구와타와의 연애를 폭로한 '사랑의 로테이션(愛のローテーション)'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7. 그 사람은 지금(あの人は今): 예전의 유명인을 조사, 추척하는 프로그램으로 1995년부터 니혼테레비에서 봄·가을·연말연시에 특별편성으로 방영된다.
  8. 사양斜陽: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중 하나로 전전의 귀족계급이었던 화족출신 가즈코를 중심으로 화족계급의 몰락을 다룬 감상적인 분위기의 소설
  9. 옐친: 보리스 옐친. 러시아 연방 초대 대통령으로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비판하고 급진적 개혁 주장. 이 글의 구절은 1991년 옐친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일어난 보수 공산주의자 쿠데타 저지 당시 옐친이 탱크에 올라탄 모습에서 비유한 것인데 이는 10월 혁명당시 레닌의 행동과 같았다고 한다.
  10. 이시카와 준(石川淳): 1899~1987. 소설가. 일본고전과 서양, 한문의 다방면에 걸친 교양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로 유명. 문학사에서는 전후 다자이 오사무, 오다 사쿠노스케와 함께 '무뢰파' 소설가로도 알려져 있다. '무뢰파'는 전후에 근대 기성문학에 대한 비판을 바탕으로 정통문학에 반하여 세속적 가치를 중심으로 기지와 골계를 다룬 일본에도시대문학인 게사쿠(戯作)에 관심을 두고 그 정신을 부흥시키려 했다. 무뢰파의 중심은 다자이 오사무와 오다 사쿠노스케로 본다. 이 글에서 다자이 오사무를 옐친에 비유한 것은 이 때문이다.
  11. 셰바르드나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구소련시절 그루지야에서 태어나 소련의 중앙정계에 진출하여 고르바초프 정권의 외무장관을 역임하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뒷받침하였으며 고르바초프 퇴각 이후 사임하여 그루지야로 돌아와 그루지야 대통령을 지냈다.
  12.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1883~1971. 이상주의를 내세운 시라카바파의 대표적 소설가로 군더더기 없는 적확한 문장으로 '소설의 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 말하는 관계는 다자이 오사무가 소설 '쓰가루' 속에서 시가를 비판한 것에 격분하여 반론을 게재하자 다자이가 다시 반론을 개재한 사건에 대해 옐친이 고르바초프를 비판한 사건을 빗댄 것이다.
  13. 시노즈카篠塚: 시노즈카 가즈노리(篠塚和典). 1957년생 프로야구 선수(내야수), 주로 3번이나 6번 타자, 만년에는 1번 타자를 맡았으며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지만 번트나 빠른 발을 살린 플레이에 뛰어나지 못한 게 단점이었다고 한다. 글 속의 사건은 지병인 요통의 악화와 경쟁자의 출현으로 출장횟수가 적어진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필요 없으면 트레이드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구단으로부터 벌금처분을 받은 일을 말한다.
  14. 거인군단: 도쿄에 연고를 둔 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애칭.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인기팀이자 최강팀으로 유명하다.
  15. 마르트 로베르(Marthe Robert): 1914~1996.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이론자이자 독문학자로 국내에도 카프카연구서를 비롯한 일련의 서적들이 번역되어 있다. 문학비평에 정신분석을 도입한 문학비평서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과 괴테, 그림형제, 니체, 카프카의 불역과 더불어 카프카 연구로 유명하다.
  16. 이케우치 오사무(池内紀): 독문학자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카프카 번역으로 유명하다.
  17. 시나 사쿠라코(椎名桜子): 1966년생 소설가이자 사진가. 버블기였던 1988년 '가족윤무곡'으로 데뷔한 소설로서 청춘소설로서 화제를 모았으나 비평가들의 평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후 출간된 작품들은 데뷔작만한 인기를 얻지 못하여 소설가로서는 점차 세간에서 잊혀져 갔으며 이후 사진가 및 출판사 경영 쪽으로 일했다. 이 글이 쓰여질 당시는 가벼운 분위기의 글이지만 제법 알려진 소설가였다.
  18. 고지마 노부오(小島信夫): 1915~2006. 소설가이자 평론가로 초기작은 실존주의적 테마의 작품을 써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요시유키 준노스케(吉行淳之介), 야스오카 쇼타로(安岡章太郎) 등과 함께 '제3의 신인'으로 불렸다. 1970년대 이후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을 주로 집필하였다.
  19. 후지타(藤田)감독: 후지타 모토시藤田元司, 후지타, 왕정치, 마키노 시게루로 이어지는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며 요미우리의 영광을 불러온감독으로 투수중심의 수비야구를 펼침, 1981~1983, 1988~1992. 이렇게 2차례 요미우리의 감독을 역임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후지타 감독은 2번째 요미우리 감독 당시이다.
  20. 곤잘레스란 이름의 야구선수가 너무 많아서 확신할 수 없지만 아마 대니 곤잘레스(Denny González)를 가리키는 듯. 1963년생인 전프로야구 선수로 포지션은 외야수, 2루수, 3루수. 1991년 타선강화를 위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영입하였으며 데뷔초창기에는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점차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40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치는 장타력으로 계약이 갱신되었으나 1992년 개막 직후 다른 용병과 교환하는 형태로 해고되었다.
  21. 한신(阪神): 효고현에 연고를 둔 일본 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오랜 전통을 지닌 팀으로 간사이 지방 일대에 인기가 높다. 관동 지방에 대한 간사이 지방 특유의 라이벌 의식에서 도쿄에 연고를 둔 자이언츠를 라이벌시하며 열광적인 팬으로도 유명하다.
  22. 다야마 가타이(田山花袋): 1872~1930. 소설가로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대표작은 '이불(蒲団)'과 시골교사(田舎教師)' 등이 있다. 특히 '이불'은 자신의 사생활을 소재로 한 소설로 당시 센세이셔널한 붐을 일으켰으며 일본 사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소설이기도 하다.
  23.  이토 사치오(伊藤 左千夫): 1864~1913, 시인이자 소설가. 일본 전통 전형시인 단카(短歌)의 개혁자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에게 사사하여 시키 사후 단카잡지들을 주재하며 후학을 육성하였다. 또한 시키의 문학이념인 '사생(있는 그대로를 그려내고자 함)'을 바탕으로 한 소설 '들국화의 무덤(野菊の墓)을 발표하여 나츠메 소세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4.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 1962년생인 일본의 8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스타로 깜찍한 외모와 목소리로 사랑받았으나 남자문제로 많은 스캔들을 일으켰으며 2번의 결혼과 이혼을 했다. 현재도 가수와 배우로 활동중. 조신하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말투와는 달리 화려하고 제멋대로인 사생활로도 유명한데 그래서 한때 마쓰다 세이코를 가리켜 '부리코(ぶりこ: 한국어로 옮기자면 '가식','내숭쟁이'에 가까울 듯)'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25.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 1937~1989. 일본의 전후를 대표하는 대스타로 가수이자 배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26. 야마구치 모모에(山口百恵): 1959년생으로 일본의 7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스타. 편모가정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자랐으며 스타가 된 이후는 친아버지가 나타나 딸의 인기에 편승하려고 하는 등 불우한 가정환경과 일본아이돌 답지 않은 저음의 목소리로 어둡고 독특한 매력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20대가 되던 해에 같은 영화에서 주연한 배우 미우라 도모카즈(三浦友和)와 결혼하여 아이돌을 은퇴한 이후 현재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으나 현재도 많은 팬들이 있으며 최근에는 야마구치 모모에의 연구서가 간행되기도 했다. 참고로 미소라 히바리-야마구치 모모에-마쓰다 세이코는 전후부터 80년대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스타의 계보를 잇는다고 평가되고 있다.
  27. 나이토 요코(内藤洋子): 1950년생 아이돌스타로 1960년대에 주로 활약했다. 1965년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 감독의 영화 '붉은 수염'으로 데뷔하였으며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빙점'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가수와 연기활동을 계속하다 1970년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마쓰다 세이코 이전의 아이돌 스타들은 주로 결혼 후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28. 사쿠라기 루이(桜木ルイ): 1969년생인 AV여배우. 원래 배우 오디션을 받고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연예계를 희망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아 AV여배우로 전향하는 대신 가수활동을 약속받아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AV배우로서 톱으로 군림한 후 1991년에는 배우로 변신하여 AV배우는 은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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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705 [듀나인] 영화에서 아이, 개, 그리고 한가지 더... / 스포츠 영화 추천해주세요. [5] 김제인에어 2011.02.28 1537
105704 올해 아카데미는 유난히 재미없었던 것 같아요 [5] 슈크림 2011.02.28 2352
105703 이렇게 생긴 가방 보신 분...? [5] so called life 2011.02.28 3222
105702 게시판 에러 : 사춘기 소년이 씁니다. [31] Nanda 2011.02.28 4402
105701 일밤 '나는 가수다' 인터뷰 영상 [1] 달빛처럼 2011.02.28 1833
105700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제작 보고회 [6] DJUNA 2011.02.28 8761
105699 아카데미 중계 보면서 느낀게.. [16] 제주감귤 2011.02.28 3347
105698 중증 일중독에서 해방되는 방법 [5] soboo 2011.02.28 1851
105697 김영삼옹께 50대 친아들이 생겼다는 기사를 보니 새삼 김영삼옹 어록이! [14] chobo 2011.02.28 5195
105696 모바일 페이지 에러 [3] Nanda 2011.02.28 1421
105695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다카하시 겐이치로[책] [6] catgotmy 2011.02.28 1957
105694 김사랑 몸매관리 기사보고 금식중 [23] 무비스타 2011.02.28 6741
105693 여러 가지... [2] DJUNA 2011.02.28 2876
105692 [듀다모] 오늘의 운동 [4] 브라운레드 2011.02.28 1468
105691 9시쯤 뉴스- 미대생들 폭력적이네요. [11] 자본주의의돼지 2011.02.28 4169
105690 내일 3.1절 기념사를 한번 예측해 봅니다 [3] amenic 2011.02.28 1022
» catgotmy님을 위한 다카하시 겐이치로 평론 번역 하나. [4] 미루나무 2011.02.28 2279
105688 이글스 내한공연 B석 한 장 구해요 (티켓 거래하는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요!) [1] crumley 2011.02.28 1268
105687 국가에 50억대 기부 70대노인 쪽방서 나홀로 투병 [8] 점양 2011.02.28 2966
105686 저예산 페이크다큐 형식으로 가장 돈 번 영화는 어떤걸까요 [1] 가끔영화 2011.02.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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