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 이미지는 윤상의 공식 홈페이지에 연재? 되었던 유희열의 그림일기 입니다. 방금 확인해보니 현재 홈피에서는 찾을 수 없는거 같네요.

 

저 그림이 나온지 한 십년정도 되는거 같은데 윤상과 가깝게 지내던 유희열은 저런 치졸한 방식으로 윤상을 디스..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아저씨 그림도 꽤 잘 그리죠. 그림책도 내고.

 

 

 

2. 윤상이 왜 그렇게 고평가 받는 뮤지션이 되었는지 의아해 하실 분도 많으실줄 압니다. 예전부터 윤상은 그저그런 발라드나 만드는 가수가 아니었나 싶은거죠.  그렇습니다. 윤상의 곡이 어떤 분위기를 나타내는지만 따지자면, 윤상은 자기가 할 줄 아는 그저그런 발라드만 만든 그저그런 작곡가가 맞습니다. 하지만 윤상이 대중음악계에서 많은 후배들과 팬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사실 그의 곡 자체보다는 그가 보여준 소리에 대한 집착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에야 그런 뮤지션들이 많지만 예전부터 윤상은 소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걸로 열심히 지지고 볶고 하다가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는지 그걸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유학까지 가게 됩니다.

 

윤상 대부분의 앨범에서 이런 집착을 느낄 수 있는데 사실 그 모든 작업이 대중들에게 잘 먹힐만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실험적 작업이라는게 그렇듯 오타쿠들이나 좋아할 것들이지 대중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결과물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 윤상의 작가(혹은 기술자)로서의 성취가 충분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말끔하고 세련되게 뽑힌 결과물이 엄정화의 '지금도 널 바라보며'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엄정화의 곡 이해도도 높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윤상이 얼마나 능숙하게 소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제가 링크할 이 동영상에서는 그런 장난을 감상하기에는 음질이 너무 나쁘군요.

 

 

 

 

 

3. 윤상이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만 잘 나갔던 작곡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최근까지도 꽤 여러 가수에게 곡을 줬습니다. 물론 최근으로 올 수록 히트곡의 수는 적어집니다. 그나마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곡이라면 박효신의 '먼곳에서'나 팀의 '사랑합니다'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곡들도 10년이 다 되었으니....)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윤상이 유학시절 동안 sm엔터테이먼트 소속이어서 보아나 동방신기에게 곡을 간간히 줬습니다. 당연히 히트는 안됐습니다. 아마 이수만과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sm에 있지 않았나 싶은데 모텟 앨범이 sm 마크를 찍고 나오는걸 보고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죠. 

 

윤상이 작곡가로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건 뭐니뭐니해도 강수지라는 가수를 통해서 였는데요, 그녀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보랏빛 향기'나 '흩어진 나날들' 모두 윤상의 곡입니다.  '현역 아이돌'로서 강수지의 최후의 히트곡도 윤상의 곡입니다. '혼자만의 겨울'이라는 곡인데,  제 기억에는 가요톱텐(세상에. 뮤직뱅크가 아닙니다!)에서 몇 개월 동안 상위권에 랭크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겨울 노래 중 하나이기도 하면서, 이 노래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이 노래에 등장하는 종소리 때문입니다. 미디 프로그램을 만져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싸구려 모듈이나 음원이라도 종소리는 그럴 듯 하게 뽑힙니다. 윤상은 예전부터 이 종소리를 좋아했는데, '새벽'이라는 그의 노래에서 종소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새도 윤상은 종소리와 비슷한 느낌이나 질감의 소리를 즐겨서 사용하는데 이건 윤상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입니다.

 

 

 

 

 

4.  08년 가을이었을 겁니다. 망해가는 신촌 어느 음반 가게에서 이병우의 '야간비행'이 매우 싼 가격, 8000원인가에 팔리는걸 보고 손을 부들부들 떨다가 사왔습니다.

사실은 그러면 안되지만, 저는 군대 시절에 상병 때부터 몰래 mp3p를 반입해서 들었습니다. 그때 자장가로 주로 들었던 음악이

'야간비행'에 수록된 '꼬마버섯의 꿈'이나 '어느기타리스트의 삶'이니 하는 노래들이었던거죠. 특히 어느 기타리스트의 삶은 곡 후반부에 피아노 솔로가 더 화려해서,

들으며 잠들 때마다 '이게 어느 피아니스트의 삶이지 왜 기타리스트의 삶이냐...'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 곡의 피아노는 바로 오늘 놀러와에 나왔던 김광민의 연주입니다.

 

그래서 요새도, 이 노래를 가끔씩 들을 때면 반사적으로 잠이 옵니다. 아까 놀러와 bgm 중에 잠깐 꼬마버섯의 꿈이 깔리기도 했는데, 그 노래는 제가 아는 최고의 자장가 중 한 곡이지만

어느 기타리스트의 삶은 자세히 들어보면 리듬파트가 계속 엇박을 쳐대는 바람에 정신이 사나워져서 무작정 잠이 오는 노래는 아닙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노래를 찾아서 들으니 기분이 흐뭇해지고 포근해지네요. 여러분 모두 오늘밤 편안히, 안녕히 또 안녕히 주무시길... 저는 이 노래 덕에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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