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소리가 아니니 주의 바랍니다.

 

 

 

 

방금전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문 안쪽에서 코 고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네요.

그렇게 졸리면 어디 휴게실이나 그런 곳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지. 직책이 낮은 사원인가 봐요.

안쓰럽게 화장실에서 잠을 청하는 것을 보면.

 

그런데 화장실의 그 냄새나는 좁은 공간이 너무나 사적으로 점유하는 공간인지라 온갖 금기된 행동들이 자유분방하게

발설되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중고등학교 때 가장 흔하게 활용되었던 용도가

역시 흡연실로서 활용이 가장 컸던 것 같고

마치 오르세 미술관에 온 듯한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연작 시리즈도 참 많이 볼 수 있었고

소지품 검사를 할 때는 마치 사물함이 되는 것마냥 온갖 물품들을 숨겨 놓는 장소로도 활용했던 것 같아요.

 

군대에서는 화장실을 식당으로도 애용했는데

새벽에 몰래 일어나 고참이 몰래 쥐어준 초코바를 먹으려고 화장실에 갔던 일이었던지

몰래 꿈쳐든 사발면을 손에 쥐고 스네이크처럼 불침범의 눈을 피해 화장실 입성에 성공하여 몰래 먹었던 일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그러면서도 참 방음이 되지 않는 곳이기도 해서

남몰래 울려고 화장실에 들어 왔지만 때마침 옆칸에서 귀신이 곡하는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을 수도 있었고

변비로 고생하고 있을 때  옆칸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 깜놀라면서도 참 박수쳐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사라락 종이가 넘기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신음소리가 항문에서 비롯된 것 같지 않은 미묘한 소리로 뒤엉킨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극장 화장실에 갔다가 19금 전설에서나 전해 내려오는 화장실을 모텔로 활용 중인 커플의 소리도 듣기도 했어요.

 

어렸을 때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했을 때

유관순의 15가지 비밀을 알게 되면 화장실 변기에서 손이 올라와 빠뜨려 죽는다는 것을 믿어서 

유관순의 8번째 비밀을 알았을 때부터 참 화장실에 가는 것을 싫어했던 기억도 나네요. ^_^;; 

지금은 화장실을 고유한 용도로만 사용하지만 남다르게 화장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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