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론에 대한 파편적인 생각들

2011.04.17 16:34

메피스토 조회 수:1828

* 제목그대로 그냥 파편적인 생각들입니다.

 

 

* 70~80년대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취직을 했냐 못했냐에, 사실 전 관심이 없습니다. 특정시기의 특정세대or특정세대의 어느 일부가 어떤 상황이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결국은 운동을 했다는게 중요하니까요.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누군가 무엇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 가능한 요건이 갖춰져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제 지론이며, 20대 운동과 관련한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전 지금 20대 세대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사회적 여건에 대한 이야기에 "우리때는 더 어려웠다", "우리때도 마찬가지였다"라는 반박이 참으로 쓸모가 없는 반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식의 반박이 과연 얼마만큼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저런 이야기들의 상당수는 특정 세대가 나약하거나, 정신을 못차린다거나, 무능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여담이지만, 전 10대의 대학선택 고민과 20대의 취업고민,  30,40대, 혹은 50대들의 노후설계나 가정을 꾸려나가는 고민의 무게가 동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것을 겪은 윗세대들은 짐짓 지혜로운 현인의 모습을 하고 세월이 지나가면 모두 부질없거나 가벼운 것, 혹은  시간이 해결해주고 곧 그것을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당사자들에게 그러한 문제들은 자신과 가족의 남은 인생을 결정짓는 너무도 중요한 요소;즉,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저런 것에 절대치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가령, 대학 진로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끊는 청소년은 있지 않겠죠.

 

갑자기 쓸모없는 여담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전 (세대간 절대적, 상대적 나이를 막론하고)윗세대들 중 일부가 아랫세대의 경험이나 환경, 삶을 구성하는 요인들을 자신의 젊은 시절과 무리하게 비교하고 아랫세대와 쉽게 비교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다르면 환경이 다르고, 그에 속한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이 바뀝니다. 바꿔말하자면,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적응방식이 달라진 순간, 윗세대들이 가진 아랫세대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는 퇴색하게 됩니다. 그것은 윗세대가 못났거나 아랫세대가 훨씬 더 가혹한 환경에 처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다르기 때문이라는거죠. 생물의 진화or퇴화와 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작금의 시대에 무엇이 적절한 진화인지, 퇴화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진화가 바람직한 것이 아닐 수 있고, 퇴화가 바람직한 것일수도 있죠. 그러나 어쨌든 분명한건, 그 진화와 퇴화가 당사자들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란것입니다.

 

지금이 20대에게 최악의 환경일까요? 앞으로는 없을지도 모르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20대가 놓여진 것일까요. 절대치는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우린 결과물로써 지금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20대가 투쟁을 하고 연대를 하며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삶을 불태웠는지, 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지금의 20대는 자신의 앞에 놓여진 오늘을 대충 수습하며 사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그렇기에 거기서 운동과 연대와 투쟁은 소외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어제 글에서 취업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는 단순합니다. 취업이 모든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취업이 제가 대학생활을 보내며 접한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또한 무거운 부담;즉, 제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전제아래, 그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은이 특정 세대에게만 부여되는 의무나 권리가 아닙니다. 모두의 의지일 뿐이죠. 결국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 각세대들은 남은 삶이 얼마가 되었건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거나 친구이고 지인이며, 또한 당사자 본인입니다. 아랫세대에 대한 정책은 우리의 아들과 딸과 동생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고, 윗세대에 대한 정책은 우리의 부모와 선배와 언니오빠누나형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들입니다.  요약하자면, 세대가 중요한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나 방향, 하고자하는 바가 중요하다는거죠.

 

p.s : 어제 잠깐 얘기했는데, 흔히 젊은 세대에게 패기와 역동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 그것이 젊은이들을 값싸게 부려먹기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이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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