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어느서빠의 심경 고백

2011.04.25 16:07

조회 수:2622

이래저래 혼란스러워서 관련 글들 피하느라고 애써왔는데 기사 퍼진 당일 보다도 오늘 듀게에 유난히 서태지 얘기가 많네요.

기왕 이렇게 된거 저도 한 마디 거들고 싶어졌어요.


일단 팬마인드로 제가 부드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계 범위가 이지아씨 측에서 말하는 기사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서 기분이 참 복잡합니다.

저는 일단 미혼이라고 속였다! 이 부분 자체는 이해할 수 있어요. 결혼 했을 당시는 이미 은퇴한 이후였으니 말 할 필요가 없었고, 또 말하면 평범하게 넘어가기 힘든 시기기도 했죠. 은퇴 후 97년 98년까지도 여전히 기자들이 그에 관한 온갖 루머글을 써댔고, 팬들은 여전히 그의 본가 앞에 진을 쳤을 무렵이니까요.


2000년도로 말하자면 컴백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엄청 이슈였던 때였고, 이지아씨 말에 의하면 귀국하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거의 별거 상태였던 모양이니 그때 결혼했었다- 라고 밝히기도 참 애매한 타이밍이었구요. 길게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고 매체인터뷰가 많은 사람이 아닌데다 일단 새 앨범을 내면서 결혼 이슈를 던지면 그땐 정말 새로 발표한 앨범은 아무도 신경 안썼을 것 같아요. 그런 이슈 없이 음악만 가지고 얘기하는데도 그 외에것만 좋게든 안 좋게든 부풀려서 말하던 언론 상황이었죠. 이때 기자들이랑 참 사이 안 좋기도 했고(어느 한 언론사와 인터뷰 했다고 다른 언론사에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글도 제법 있었죠;)


더불어 결혼 사실을 아얘 숨기기로 작정했다면 모든 인터뷰마다 들어있는 결혼 질문에 노라고 할 수밖에 없기도 해요. 여기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겠다라는 생각이 유독 강한 인물이고 그 점을 좋아했기 때문에 왜 들켰냐- 라고 욕하고 싶긴 해도 왜 말 안했냐 라고 욕하고 싶진 않더라구요.


단지, 93년에 처음 만났다. 편지, 전화등으로 교류를 시작했다, 그리고 연예활동에 지쳐 은퇴했고, 그 후 직접 만나 연애감정으로 발전했고 결혼했다. 라는 것과

93년부터 사귀었고, 그녀와 함께하기 위해 은퇴했고 결혼했다 라는 것은 제게 다가오는 임팩트가 천지차이라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로 얘기하고 있지만 기사라는 것이 어떻게 자극적으로 부풀려 지는지, 그리고 은퇴시기 결정이 사실상 94년 전에 미리 결정되어 있었다는 것, 그외 팬이 가질 수 있는 집요한 관심과 관찰 등 여러 정황을 파악한 상태에서 전자쪽이지 않겠나라고 제 나름대로는 이해하고 싶을 뿐.


결정적으로 제일 괴로운 건, 여태까지 자기자신과 그 외부로 심플하게 구성되었다고 생각했던, 이성의 한쪽 극으로 조립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 그 건조한 음악 중에 일부는 내가 얼굴을 아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감정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린거예요... 

그간 관찰한 결과 결론내린 인간상이 그의 극히 일부분일 수는 있다고 생각했어도, 아예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전혀다른 덩어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는데, 그 부분이 혼란스럽고 속상하네요. 남들이 보면 그게 뭐, 이러고 넘어갈 일이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을 정도로 정신을 흔들리게 만들어버리니 거참, 나이만 먹었지 나 정말 애였구나 싶고.


제일 속상한 건, 이번 일로 더이상은 천진난만한 소년처럼 구는 서태지를 보고 즐기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것

만 명 이만 명에게 둘러싸여 거대한 스케일로 열리는 그의 공연 자체를 즐겼던 사람으로서,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초라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


빠 중의 한 명의 심정은 이렇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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