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0 22:08
취미가 같으면 같아서 좋겠지만,
다르면 달라서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여친이 음악은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사귀면서 한번도 불편한 적이 없었거든요.
운전 할 때 제가 음악을 틀어놓으면
시끄럽다고 꺼버리는 편이라
같이 어디 갈 때도 라디오나 작게 켜 놓는 정도?
저도 소위 매니아 축이 끼는 사람이고,
절친은 다 이쪽 사람들이지만,
그렇다고 여친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때 클래식 소품을 듣다,
중학교때 팝을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에 입문하고
우리나라 대중음악 듣가, 고3때 잘 때 틀어주던 재즈 FM 방송 들으면서
대학때는 재즈에 입문하고
그후에 국악까지 폭을 넓히며 들었죠.
클래식이야 늘 늘었던 거고, 쇼팽부터 시작해서 베토벤 브람스~
쭉 넘어가다가 바흐를 절정으로
고음악에 빠지면서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음악에 빠지게 되고,
이를 계기로 아랍 음악에 관심이 가게 되고,
아랍 음악에 관심이 가면서 아프리카 음악에 까지 관심이 가게 되고...
뭐 이런 식으로 음악을 대중없이 듣지만 고전음악을 주로 듣는 편입니다.
분명 음악을 많이 좋아하고,
음악에 많은 것을 투자합니다.
대개 사람들이 이해 못하는 면도 많을 수 밖에 없지요.
희귀한 음악을 찾아서 듣는 것도 그렇고,
음반이 오천장을 넘어가는데도 음반을 또 사고,
음악을 크게 듣고 등등...
저와 지인들이 종종 하는 이야기가,
만약 아내까지 취미가 같다면
부도가 날 거라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음악 좋아하는 여자 만나지 말라고 서로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여친 사귀면서 음악때문에 문제된 경우는 거의 없었고요,
취미를 공유하지 않아도 불편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제 전주에 박재범 사인회가 열렸는데,
여친이 거기 가려고 시디를 사고 200명 안에 당첨되어,
여친에게는 기쁨이고, 저에게는 불행인 사인회를 참석했습니다.
박재범 음악은 전혀 관심도 없지만,
사인받고 악수하고 유명인을 본다는 기쁨으로 들 뜬 여친을 보면
솔직히 말해서 저하고는 다른 세계지만 좋아하는 모습 보면 좋잖아요.
여고생들에게 시달린 것은 좀 그렇지만,
서점에서 모처럼 책 보며 커피 마실 수 있는 여유를 부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건 그냥 다르다고 생각하고 살면
그 다른 길에 또 다른 기쁨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여친에게 오페라를 처음 보여주었을 때
여친와 제가 펑펑 울었던 공감도 좋지만,
그제처럼 여친이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
인생은 긴데,
같은 곳만 보고 살면
그것도 재미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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