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통화후 급우울해졌어요.

2011.06.10 09:50

Eun 조회 수:4774

출근하고 와서 애들 두마리 재우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10시안에는 재워야, 그다음날 그나마 애들이 일어날수가 있는터라..

출근하는 길에 애들을 어린이집보내야해서 아침일찍부터 가야하죠 ㅜㅜ

 

그런데 오랜 지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뭐하냐고..   그친구도 세살배기 아들이 있고, 서로 근황을 물어봤죠..

둘째도 벌써부터 어린이집보내냐고 자기아들은 만 세살이 안되서 못보내고 그냥집에서 본다고 하더군요..

그래 아직은 어린거 알고, 상황이 어쩔수없어서 보내는거라고 나도 처음에 많이 울면서 보냈다고 그렇게 말했죠..

또 제가 요즘 집수리관계로 임시로 시댁에서 지내고 있는데..  시댁까지 챙겨야해서 진짜 힘들겟다면서 대단하다고 그러네요..

머 그다지 막 힘든거도 없어 야 나도 너처럼 집에서 살림만 하고 싶다 하면서 가볍게 대꾸를 해도,  너 진짜 대단해 라는 말을 연속해서 정색으로 하는데...

어라.. 내가 이렇게 불쌍하고 살고있었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급다운되더라구요..  눈물까지 날뻔햇습니다..

 

그 친구는 베프중 한명이고, 워낙 착한 친구라 어떤 악의는 없다는 걸 아는데..그 '대단하다'는 말이 왜이렇게 듣기가 싫었을까요.ㅠㅠ

칭찬으로 들리지도 않아요.  

그냥 저의 일상은  애들 다 재우고 밤에 빨래널고 밥 앉혀놓고 국거리좀 해놓고 그러고도 내시간 갖겠다고 티비좀 보거나 신문좀 읽고 새벽에 잤었는데..

다 잠든 밤 나만의 시간에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곤 했었는데..

그 통화 이후 화가치밀어오르면서 (아..제가 단순한가요-_-),  일끝나고 술먹고 있는 남편한테 막 전화해서는

나는 일끝나면 째깍째깍 와서 애들 보는데 오빠는 일찍 끝나면 와서 애들 볼생각안하고 맨날 술만 먹냐고 좀 신경질을 부렸습니다;

남자들 모여서 술먹는데 일찍오라고 전화질하는게 좀 진상이란 걸 알면서도, 전화해서 쏟아내지 않으면 미칠거같은 기분이였거든요..

 

같이 맞벌이하면서 서로 조율을 해야지, 누군 사회생활안하냐  그러고 남자는 사회생활하는게 더 틀리다, 술먹어줘야하는 분위기가 있다 머 이런 뻔한 대꾸..

이따위로 하면 그냥 나 들어앉아서 살림이나 할거라고, 내 친구가 나보고 참~ 대단하다고 그런다고 막 쏟아냈습니다.

솔직히 제가 한말들이 틀리진 않는데, 평소에 가만있다가 하루에 다 쏟아내서 아마 남편도 좀 그랬을겁니다.

그리고 남편이 벌어오는 돈에 대해서도 좀 자존심을 긁었어요..

이부분이 좀  미안하지만, 어제 기분으로서는 그렇게 쏟아내버리게 되더군요..ㅠㅠ

 

뭐, 그랬다구요.

지금은 또 괜찮습니다..   원래 좀 꿀꿀하던 차에 친구와의 통화가 도화선이 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나중에도 '대단하다'는 말을 이제 안해줬음 하네요.ㅜㅜ

뭔가 그말이 저한테는 어떤 상징같은게? 되버려서, 그 말만 들으면 감정이 폭발할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제가 언변이 없다보니 제가 느낀 기분이 이 글에서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출이라고 생각해주세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9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44
98576 MBC에서 방영중인 '돈' 보시는 분 계신가요 [6] 로이배티 2011.06.10 2740
98575 평론가와 관객/팬들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이유 씨네21 스크림4 평가 때문에 궁시렁 궁시렁. [39] 도니다코 2011.06.10 4360
98574 (듀나인)제주도 2박3일 일정 도움 주세요~ [13] 미메시스 2011.06.10 2448
98573 커피를 집에서 마시려고 하는데... (질문입니다) [12] 늦달 2011.06.10 2170
98572 네오이마주 전편집장 여자 에디터 강제성추행 사건 [26] DJUNA 2011.06.10 10166
98571 진보신당 좀 찌질하네요. [19] soboo 2011.06.10 3739
98570 [듀숲] 여름휴가 이야기... [2] Serena 2011.06.10 1548
98569 지구 멸망의 날이 가까워졌습니다. [5] 루이와 오귀스트 2011.06.10 3373
98568 스크림 시리즈 질문입니다................. [9] 여은성 2011.06.10 1695
98567 "당신만 힘든 것이 아니에요" 라는 말. [4] 질문맨 2011.06.10 3419
98566 모이자 6월 10일 [2] 충남공주 2011.06.10 1461
98565 밤을 세고도 풋풋한 얼굴을 유지하는 사람들. [10] 주근깨 2011.06.10 4008
98564 지하철에 붙은 대자보라는데요... [10] 재생불가 2011.06.10 4920
98563 현실에 엑스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9] 자두맛사탕 2011.06.10 3472
98562 [bap] 이번 주말에 노들섬 음악축제가 열려요! (김소현, 김범수, 인순이) [1] bap 2011.06.10 1203
» 친구와의 통화후 급우울해졌어요. [16] Eun 2011.06.10 4774
98560 요즘은 무릎팍보다 승승장구가 더 나은 것 같아요. [5] 감자쥬스 2011.06.10 3468
98559 윤석양 이병이 폭로한 보안사 사찰 문건 내용이 담긴 책을 잃어버렸어요! [1] chobo 2011.06.10 1870
98558 다음 웹툰 다이어터 1시즌 끝났습니다. [6] 라곱순 2011.06.10 2855
98557 오늘 출근길 전철에서 용자(?)를 봤습니다. [10] chobo 2011.06.10 362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