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팅이나 선이라면야 상대가 종교가 뭔지 모르기는 어렵겠지만, 학교나 회사나 동호회 등에서 만나는 경우에는 상대가 종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기가 쉽습니다. 차에 십자가가나  '오늘도 무사히' 같은 그림이 걸려있다거나, 또는 염주가 걸려있다거나, 밥먹기 전에 기도를 한다거나, 십자가 목걸나 묵주반지등을 하고 있다면야 대충 그 사람의 종교를 눈치챌 수 있겠지만, 사실 요즘 그렇게 '티나게' 종교인임을 드러내는 사람이 훨씬 적어진듯 해요. 사실 소개팅이나 맞선으로 나가면서 종교에 대한 정보는 언급이 안되었는데 알고보니 삼성동 봉은사 청년부에서 활동하시던 분이 있었고, '종교? 아마 없을거야..' 라고 했는데 밥먹기 전에 기도를 하셔서 좀 당황스러웠던적이 있으니 케바케이긴 하겠지만요.


2. 상대가 뭘 믿건 나랑 상관은 없는 문제인데, 사실 '나는 종교가 있는 사람이고 내 배우자도 나랑 같은 종교를 믿어줘야 한다' 라는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소개팅이건 맞선이건 사내연애건 간에 사귀기전에 먼저 자신의 철학을 밝히는게 옳지 않나요?  서로 호감이 있어서 만나다가 사귀게 되고 (나이가 있으니)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는 상황까지 왔는데 '그런데, 오빠.. 교회는 다닐거지?' 라고 하면 반칙이죠.  제 친구들중 무교였던 대여섯명이 이 반칙때문에 교회와 성당에 나가게 되었고.. 그중 두명은 집사가 되었습니다.  (...)  


3.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 '대한민국 교회는 미인계로 세를 키운다'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사실 교회 청년부의 성비가 여초이기 때문에, 교회를 다니시는 여자분들중 일부는 다른 종교(무교포함)의 남자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때 2번의 반칙기술로 남자들이 교회로 옮기게 됩니다. 그렇게 교회는 자라납니다. (...)


4.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종교여부는 프라이버시이자 사생활이고, 개인정보이므로 내가 함부로 언급하면 안되는 걸까요? 사실 그 흔한 입사원서에도 취미나 학벌과 함께 종교는 적었던것 같은데... 학교의 생활기록부에도 적었던것 같고..   


5. 아는 사람이 독실한 교인, aka 모태신앙 입니다. 그래서 그집은 며느리는 당연히 교인이어야 한다고 하는 집안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겉보기엔 교인인 티를 내지 않아요. 제가 알기로 전 여친이랑 결혼얘기까지 오가다가 깨진 이유중 하나가 '며느리도 교회에 나와야 한다' 이기 때문에 본인도 신경을 써야 할것 같은데... 이 사람은 '글쎄, 무교인 사람이 종교 있는 사람이랑 결혼하면 종교를 믿어야 하는거 아냐?' 라는 태도이기 때문에 자신의 종교를 사귀기전에 굳이 알리는게 더 어색한거 아니냐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부모님의 고집때문이 아니라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데도요.


6. 그럼 결국 그 사람이 종교를 얘기하지 않고 연애를 하는건 나중에 상대방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는 문제일텐데.. 이걸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알려주지 않는다' 라면서 피하는건 사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P.S) 별건 아니고, 아는 동생이 '오빠, *** 알지?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 라고 물어봐서요. 왠지 사귀기전의 탐색단계인것 같은데,  ***가 언급하기를 원치 않는 종교문제를 얘기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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