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전 오류 하나.

2011.08.07 20:33

01410 조회 수:1758

영화는 잘 만들어졌더군요. 시대를 대표하는 수작 정도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보아줄 만했습니다.

 

남측의 대한민국 국군(*국방군은 틀린 표현. 국방군은 독일군입니다)의 악어중대 캐릭터들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어 각본에 힘을 보태 주었단 점이 좋았습니다. 
(단, 북한 인민군측 캐릭터는 조금 약하더군요, 류승룡은 그렇다치고, 특히 김옥빈. 뭔가 곁불만 피우다 끝난 느낌.)
예전에는 배우 개개인의 연기력으로 영화를 커버하는 경우를 더러 봤던 것 같은데
전쟁물에서 캐릭터가 전형적인 것 같으면서도 좀 다른 게 특히 좋았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6.25 중후반의 그 염병맞을 고지점령전의 현실을 영화로 잘 담아냈단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6.25가 갖는 전쟁사적 의미 외에, 6.25란 비극의 본질은 오히려 그쪽에 있다고 봐도 좋으므로....

 


그런데 오류라고 할까, 영화 보면 꼭 휴전 직전 총공세를 휴전 당일에 남측에서 주도한 것처럼 그려지는데....
7.27일 휴전조약이 맺어지기 몇 주 전, 북-중 연합군은 동부전선 일대에 소위 "7.13 대공세"라는 것을 가해옵니다.
혹은 '금성 전투'라고도 불리는 이 총공세는 중국 인민해방군 제 24, 60, 67, 68군(사단이 아니라 군입니다!)이
인적 물량-_-을 총동원하여 공세를 "먼저" 가했던 사실입니다.
(*군 편제는 소대-중대-대대-연대-사단-군단-군(방면군) 순서. 단 여기서 중공군의 군은 방면군이 아닌 군단급)

 

그 전투에서 우리측(국군 2군단의 3, 5, 6, 8사단..지금도 있죠..과 미군 제7사단)은 중공군을 필사적으로 막아냅니다.
적군 사상자를 66000명(!) 발생시키며 최대한 공세를 저지했지만, 그래도 상대의 공세를 완전히 막지는 못헸습니다.
그 결과, 금강산 일대가 북측에 편입되고 현재 양구 동쪽부터 인제, 고성까지는 반달꼴로 우묵하게 남쪽으로 내려와 있죠.

(지도 :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hty&where=nexearch&ie=utf8&query=%EC%9D%B8%EC%A0%9C%EA%B5%B0 )

 

그런데 동부전선뿐만 아니라 휴전선에서 판문점 일대 제외한 모든 전선이 사실 이 모양이라...

유명한 백마고지 정도나 국군측이 점령했을 뿐 현재도 주요 거점포인트 상당수는 북한군 요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즉 영화상의 총공세는 북측이 획책했고 노린 전투였는데, 암만 각본이 허구라고 해도 수비군이었던 국제연합군측을

마치 공세적인 것마냥 묘사한다면, 좀 많이 왜곡이죠. 이게 옥의 티라면 티.

 

재차, 영화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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