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희망버스가 4차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희망버스가 조직되어야, 김진숙씨가 웃으며 내려올 수 있을까요.

 

몸살걸린 몸을 일주일이나 쉬었는데도 희망버스 출발일날 상태가 더 심각해, 이러다가 희망버스 못갈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삼백만이였습니다. 가는 지하철에서, 앉기도 버거워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하나 계속 고민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일단 가서 보고 안되면 늘품약사회에 가서 좀 뉘어있어보자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6시무렵 도착해서 아직 정비되지 않은 시위대 사이사이를 구경하며, 좀 전에 마디마디마다 들쑤셨던 통증은 까마득하게 잊고 말았습니다.-_-;

네 전 그냥 시위체질인가봐요;; 예정시간이 지나도 설치되지 않은 방송차량을 보면서, 혹시 충돌이 있었나? 했는데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차량설치를 막으려고해서 살짝 충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사람들 어차피 방송차량부스 만들게 될거, 그냥 좀 놔둬주면 안되나요? 서로 번거롭게 매번.-_-; 어쨌든 저는 청계광장을 구경 하고, 후원도 하고, 서명도 하고 듀게청년님과 자리잡고 앉아서 일단 블루베리가 들어간 크림빵을 좀 먹고, 전북고속조합원 동지들이 파는 반건 오징어를 후원 겸 사먹으며 또 다른 듀게님이 오시길 기다렸어요. 얼마나 적절하게 잘 구워졌는지, 몇 마리 사다가 쟁여놓을 걸 그랬다 싶을 정도예요^^;

만민공동회는 '긴말은 필요없다'(만민공동회라면서 긴말은 필요없다라니 ㅋㅋ)가 개최되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발언해주었고, 한진중공업조합원가족대책위원회에서 무대가 정말 인상깊었어요. 재미를 주고자 공원에서 연습하셨다고 했는데....ㅋㅋㅋ 아웅 귀여우셔라, 정말 오래 연습하신 거 같더라구요. 대충 현장사진을 보자면 아래에 있어용 얼마나 신났을지 짐작가시죠? ㅎㅎ

가장 인상깊었던 건 희망버스로 신혼여행온 신혼부부였어요. 희망버스 끝나고 제주도 강정으로 간다구요 ^^ 그말을 듣고 모두 뽀뽀해 라고....마치 피로연을 방불케한 요구가 일어났습니다. (님들하 좀 자제효, 부끄러웠다구요 ㅠㅠ 하지만 이러는 저도...그 자리에서-_-; ) 신혼부부는 무사히 내려갔고 계속되는 일정이 있었는데요. 저희는 행진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언제행진하나 해서, 두부김치도 못사먹고 오분대기조마냥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민공동회가 끝나고 걸어서 독립문까지라는 사회자의 발표가 있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네, 걸어서 독립문까지라니, 바로 도로점거 아니겠습니까. 얼마만의 도로점거인가...청계천 아래로 빠져나가며, 위에 어버이연합분들이 욕을하며 시위대를 환대해주시기까지 하니, 정말 도로점거가 실현되는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청계천 계단을 오르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상황이 일어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위대가 꿋꿋히 저지선을 뚫었고 우리는 도로로 도로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경적으로 우리를 응원해주신 차량들, 교통불편을 초래했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준 차량들 모두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그리고 안전하게 도로로 행진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이 길을 막을 때마다 다른 길로 돌고 돌아, 우리는 도로로 이동했고, 각종단체의 깃발위용을 내뿜으며 애초 목적지인 독립문역 큰공원에 도착했습니다. 9개의 문화행사장이 마련되었고, 우리는 먹거리를 들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즐겼어요.

제가 몸이 안좋아서 새벽2시쯤 귀가했었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밤새 같이 있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은 그곳에 두고 왔습니다. 그러니 사실상 밤새 있었던거나 다름없죠 ㅋㅋ

원래도 저질체력이라, 1-3차때도 주로 누워지냈지만, 이번에는 많이 떠들지도 못하고 산송장처럼 멍때리고 있었던 시간이 많아 같이있던 분들께 좀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원래는 훨씬 유쾌하고 훨씬 즐겁게 시위에서 즐기는데요. 좀 아쉬웠어요;; (뭐라고? 그렇게 시끄럽게 내내 떠들었으면서?라고 생각하실지도...) 좀 돌아다니면서 대치상황에 같이 싸우기도 하고 그래야하는데 영...그러질 못하고 질질 끌려만 있었군요-_-;;

집에가서 쉬고 다음날 한진본사앞 투쟁에는 다시 합류해야지 다짐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택시기사님께서 시위 말씀하시길래, 이런저런시위였다고 말씀드리니, 법개정을 먼저 해야한다고 많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잘 아시냐..하니, 젤 빡셀 시기에 제일 빡센 곳에서 노조 사무국장을 하셨던 분이더라구요. 참 이런 인연이 ^^

기사님께서는 고맙게도 집앞 골목까지 들어와주셨어요. 한사코 마다했는데도 괜찮다고 하시고요. 역시 저는 운이 좋아요-

주말에도 비온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우비를 못사서 비 안오겠군, 했는데 정말 안오더군요. 제가 이런 운빨이 아주 좋아요 ㅋㅋ

그러니 5차 희망버스 때도 우리 다같이 갑시다. ㅋㅋ

매번 같이 가는 절망속아름다움님 정말 반가웠어요. 이렇게 단기간에 몇박을 같이하는 사이는 난생처음이에용 ㅎㅎ 그래서 기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져요.

익명성을 원츄했으나 결국 만천하에 드러나신 벚꽃동산님. 샌드위치 싸오신다는 리플에 제가 대단히 흥분했었습니다 ㅎㅎ 정말 맛있는 김밥 사오셔서 아주 많이 기뻤어요 ㅋㅋ다음에 저는 과일을 싸갈께요! 유머코드가 저랑 맞을 것 같아서 무척 많이 웃었어요. 다음에 더 많은 농담따먹기해요 ㅋㅋ

우아한 청님 반갑습니다. 10월에 전주갈 때 뵈요! 부드럽지만 단호한 인품이 온몸에서 자체발광하는 청님 ㅎㅎ

가보진 못했지만 전해들은 소식으로는 어제 예정되었던 인왕산 등반과 한진중공업 본사앞에서 시위가 경찰들의 도로통제와 등산객검열 및, 물대포에 강경대응에도 불구하고 결연하게 예정대로 모든 일정이 진행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정부와 한진중공업의 대응이 거세질수록 우리의 의지도 더욱 결연해지고 단단해집니다.

우리는 결고 물러설 수 없는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5차 희망버스는 언제 어디에서 조직될 지 모르겠으나, 저는 여전히 희망버스에 탑승할 것입니다.

하지만 추석 전에 한진중공업정리해고가 철회되면 더 좋겠죠.

 

다음 희망버스에 우리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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