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참여정부 시절에는 꽤 열심히 한미 FTA 관련 자료 읽었거든요.

그래도 계속 모르는 지점이 나오는 게, 제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원래 이 문제가 불확실성을 광범위하게 다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FTA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그래서 없습니다. 그래서 기권이냐? 아뇨 전 그래도 반대입니다. 참여정부 때부터 계속이요.


한미 FTA 관련 확실한 게 있다면, 한편에는 한미FTA를 통해 얻는 경제적 효용이 있고, 반대편에는 그로 인한 손해보는 쪽과 불확실성 대비 비용이 있는 건데요.

FTA는 괄호를 치더라도 말이죠. 공정함을 위해서라면, 케익을 자르는 쪽과 먹을 부분을 먼저 선택하는 쪽을 나누는 지혜라는 게 있잖아요.


FTA 추진하는 쪽과 정부가 생각하는 효용이 진짜 20조씩이나 된다면 이익 예상되는 부분에서 10조 걷어서 손해보거나 불확실성 대비 측면에 10조 투자 하는 계획이 있어야죠.

20조는 과장이고 한 10조? 이러면 그 돈이라도 어떻게 걷고 어떻게 나눌지.

10조도 아니고 20년간 3조 뭐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런 난리 피울 게 아니라 관둬야 하고요.

자동차업계에서 장기적으로 1조 효용이 있으므로 우리는 찬성한다 이러면, "어? 그래? 그럼 5천억만 출연하자" 이러면요.

무슨 징벌적 조세를 하자는 게 아니라, 어떤 정책을 시행하자면 수혜자 쪽에도 부담을 약속해야 그 쪽도 현실적인 대차대조표 제시할 거 아니냔 거에요. 거칠게 말해서요.


이게 굉장히 무식한 논리 맞죠. 그래도 큰 문제일 수록 결국 돈을 어떻게 걷고 어떻게 나눌건가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한미FTA 어렵다, 어려우니 전문가가 알아서 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찬성이나 반대나 상상의 나래를 펴서 루머만 돌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한미FTA와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는 다르네 같네 말이 많지만,

협상 내용보다 더 중요한, 구체적으로 한미FTA를 통해 얻을 기대 이익이 얼마인데 그걸 어떻게 흡수해서 어떻게 나누겠다는 건지 계획과 대화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도 깝깝했습니다.

어차피 나갈 수밖에 없는 농업 보조금을 빼면, 피해 생기면 그 때가서 해보겠다는 식이였죠. 피해 보상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방 이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뭘 하고 있고요. 이거 계속 문제 삼는 단체는 보조금을 끊지 않나.


윷놀이판도 아니고, 한미FTA 쯤 되는 큰 판을 일단 열면 수가 나오지 않겠냐하면 안되고요.

추진하는 쪽에서 이익의 규모, 그걸 흡수하는 방법, 다시 나누는 방법, 미래를 위한 투자 계획을 밝혀야죠. 그래야 찬성을 하든 말든 할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 상태로 한미FTA 국회통과 되고, 천만다행 나중에 전체적인 효용이 손해보다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문제 끝나냐? 아니죠. 그 효용은 어떻게 나눌 것이며, 어떤 부분이 더 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들어가야 하는지, FTA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남는데,

이걸 FTA비준이라는 기회에서 대략적인 큰 틀도 결정못하고 얼렁뚱땅 FTA통과하고 논의는 나중에 한다하면 그게 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될겁니다.

 

뻔히 교역 잘 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이 FTA를 하는 이유는 큰 판을 벌려 관계를 다시 맺는 틀을 잡아보겠다는 거 아닙니까? 좋습니다.

그런 기회라면 한국 내부 구성원들 끼리도 합의할 기회 역시 반드시 되어줘야죠. 그게 FTA의 완성 아니겠습니까. 저는 완전한 FTA를 바랍니다. 그 전까지는 한미FTA 입장 유보 아니라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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