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존 르카레 팅커~ 를 읽고 파리대왕 읽기 시작하는데, 존 르카레의 책 분위기에 헤어나질 못하겠습니다.

(팅커~ 영화 시작부분 트럼펫 사운드 너무 좋아서일까 머리속에서 계속 그 음악이 웅웅 거리고)
파리대왕 읽지만 내용이 눈에 안들어옴. 어제는 파리대왕 읽다가 책분위기 감정이입 목적으로 캐스트어웨이 DVD꺼내서

무인도 도착에서 탈출부분만 봤는데도 그러네요.(모처럼 그 부분만 봤는데도 감동이 ㅠ)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지금 만지작 거리면서 이것부터 읽을까 고민중입니다.

저의 독서계획이라는게 웃깁니다. 한편으론 맘이 바뀌는게 흥미롭고... 뭘 읽을까 계획하지만 엉뚱한걸 꺼내들고

읽는 책을 보면 심리상태를 알수있을것 같아요.

 

대체로 책한권 영화한편 보고 나면 그 감정을 유지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다른 분위기의 책, 영화, 일거리로 금방들 자신을 옮기시나요?

감성의 통제 쉬운듯 하면서 거스리면 뭔가 부자연 스럽고 한데 어떻게들 추스리시는지 궁금합니다.

 

뭐~ 책,영화 따위인데 하고 생각해도 되는데 그게 쉽게 안되네요.

자꾸 생각이 떠오르니.....

 

 

파스칼 키냐르라는 사람이 독서에 대해 한 말입니다.

 

독서는 참으로 이상한 경험입니다. 사람들이 독서를 싫어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요.
독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책 속의 다른 정체성과 결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무모한 경험이니까요. 우리는 자신이 읽고 있는 책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하는 채로 그 세계에 뛰어듭니다. 우리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가
태아처럼 변하기 시작하는 거지요. 전적으로 자신을 내맡기고, 어떠한 말도 하지 않게 됩니다.
독서란 한 사람이 다른 정체성 속으로 들어가 태아처럼 그 안에 자리를 잡는 행위라고 정리해둘까요.
고대인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태아의 자세로 주검을 매장했던 것과 마찬가지지요.
나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독서에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더 기묘한 최면 상태가 있는데
이 상태에서 최초의 왕국에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반면 글쓸기에는 의지가 개입되기 때문에
훨씬 덜 흥미롭지요. 하지만 책을 읽을 때에는 보다 수동적이 되어, 어디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 채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지요. 한편 나는 요즈음 또 다른 접근 방법의 힘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중인데,
'자연의 관조'가 그것입니다. 몰아의 경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최초의 왕국'이나
심지어 '옛날'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지요.

 

 

어디로 갈지 모르는곳에 내자신을 맡긴다는것

그래서 뭘 읽겠다 계획은 하지만 번번히 읽고 싶은 책이 바뀌는건

이런 이유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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