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른 분께서 안타까운 아카데미 수상자로 에드리언 브로디와 베네치오 델 토로를 언급하신 게 생각나서

밀레니엄 이후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자들의 커리어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 동의하시지 못할 만한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조연상 수상자들에 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2000년 마이클 케인, 안젤리나 졸리

 

 

사이더하우스로 수상한 마이클 옹의 경우 경력이 완성된 대배우이기 때문에 수상이전과 이후를 나눠서 커리어를 분석할만한 여지가 별로 없군요. 여전히 활약 중이시지만 크게 튀는 부분이 없기도 하네요.

 

 

안젤리나 졸리는 2000년 이후 여우조연상 수상자들 중 가장 성공한 스타가 되었습니다.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다니던 신출내기 스타가 이젠 거물이 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네요. 수상 이후 어느 날 그녀에게 생긴 일, 툼레이더2, 머나먼 사랑, 오리지널 씬 처럼 시원하게 말아먹거나 평가가 안 좋았던 영화들도 있지만 성공작들도 많습니다. 피트와의 만남 출산, 사회활동으로 분주했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수도 많고 그 중에 괜찮은 작품들도 상당합니다. 액션 영화 타이틀 롤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여배우중 하나라는 점도 그녀의 장점중 하나이지요.

 

 

 

2001년 베니치오 델 토로, 마샤 게이 하든

 

 

베니치오 델 토로는 트래픽으로 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후에 크게 부각되는 일이 없어서 이 분도 수상 후 안습 커리어를 쌓고 있었나 했는데 프로필을 검색해 보고 놀랐어요. 생각보다 매우 양호하더라고요. 트래픽 이후로도 괜찮은 작품들에 출연했고 소더버그의 체로 칸느 남우주연상도 수상했더군요.(잊고 있었음.) 스타의 길을(외모 자체가 슈퍼스타의 길하고는 거리가 조금 있지요. 개인적으론 잘 생겼다고 보지만;) 화려하게 가고 있진 않지만 충실하게 커리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여 지네요.

 

 

마샤 게이 하든은 폴락으로 수상했어요. 살짝 깜짝 수상에 가까웠는데 수상 후에도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어요. 좋은 작품들들 몇몇과 그냥 그런 작품들이 섞여 있네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지만 인지도나 경력을 더 끌어 올려준 작품은 눈에 띄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미스트에서의 광신도 연기는 너무 훌륭해서 짜증이 날 정도였어요. 근데 사진을 보다보니 얼굴에서 조금 주디 덴치 느낌이 나네요.

 

 

2002년 짐 브로드벤트, 제니퍼 코넬리

 

 

짐 브로드벤트의 경우도 케인 옹과 마찬가지로 수상 전후가 크게 변화가 있진 않아요. 홉킨스 옹처럼 메가 스타가 되지도 않았고 경력이 폭상 망하지도 않았어요. 남편 전문배우로 훌륭한 여배우들을 보필하면서 여전히 호연을 보여주고 계시네요. 작품 수도 많고 크게 나쁜 영화도 없는 것 같아요. 뭔가 소리 없이 알짜라는 느낌을 주는 커리어네요.

 

 

제니퍼 코넬리는 뷰티풀 마인드로 화려하게 부활했었지만 그 후의 커리어는 약간 애매하다는 느낌을 주네요. 입지가 잘 다져지지 못한 모양새랄까요. 생각보다 장르 영화가 많아요. 헐크나 다크 워터, 잉크하트, 지구가 멈춘 날 같은 영화들에 출연했지만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든 것 같아요. 모래와 안개의 집이나 리틀 칠드런에서 좋았는데 근래 출연작은 그냥 그렇네요. 거장 감독들이나 좋은 작품과의 만남이 많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주는 커리어입니다. 미모나 연기력을 생각하면 대가들에게 간택 받을 만도 한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2003년 크리스 쿠퍼, 케서린 제타 존스

 

 

수상 이후 안습 커리어 중 한 명이 바로 이 크리스 쿠퍼가 아닌가 싶어요. 앞니 까지 뽑으며 한 불꽃연기로 조연상을 수상했지만 커리어가 만개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좋은 영화에 호연을 펼치지만 크게 부각되는 지점이 없네요. 꼭 아카데미 수상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보다는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수상자입니다.

 

 

케서린 제타 존스는 수상 이전에 이미 스타였지만 수상이후 미지근한 로맨스 영화들에 출연했어요. 코헨형제의 참을 수 없는 사랑이나 스필버그의 터미널에도 출연했으나 큰 전환점은 못 되었어요. 그녀의 뮤지컬 실력과 외모를 생각하면 스튜디오 시절의 할리우드 스타였다면 무난하게 성공가도를 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04년 팀 로빈스 르네 젤위거

 

 

팀 로빈스는 그의 빛났던 90년대에 비해 수상 이후 출연작들이 미흡해 보이기도 하지만 크게 나쁘지도 않네요. 수상전인 2000년 초반부터 개성 있는 조연을 연기해서 딱히 수상이후 하향세라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나 90년대에 비해 필모가 부실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르네 젤위거를 가만히 보니 수상이후 크게 나쁘진 않지만 하향세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같은 해에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팀 로빈스와 겹치는 지점이 있네요. 아카데미 수상할 쯤이 전성기였다고 밖에 없을 정도로 최근의 커리어는 갑갑하네요. 다운 위드 러브, 미스 포터, 신데렐라 맨은 영화도 괜찮았고 연기도 준수했으나 큰 반응을 얻지 못했던 걸로 기억해요. 근작들도 크데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네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팀 로빈스에 비해 경력이 만개해가는 중이었던 지라 수상 직후 좀 더 상승세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2005년 모건 프리먼, 케이트 블란쳇

 

 

모건 프리먼 옹도 케인옹과 마찬가지로 경력 있는 베테량이라 경력이 뒤집어 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신의 목소리(브루스 올 마이티에서 신으로 나왔죠.)로 다큐멘터리 녹음도 하시고 딱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이스트우드의 인빅터스에서 만델라 역을 연기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만 치정사건 이후 이전처럼 존경심을 가지고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지요. 사생활은 사생활이지만 느끼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은 수상전에 어느 정도 입지가 단단히 다져진 배우였지요. 이미 엘리자베스로 골든글러브도 수상했고 기네스에게 밀렸지만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이기도 했고요. 수상작인 에비에이터 이후에도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을 거둔 영화들에 출연했습니다. 바벨이나 아임 낫 데어 처럼 호평을 받은 영화들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출연했지요. 그 외에도 다시 한 번 아카데미에 도전한 엘리자베스 골든 에이지가 있으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합니다. 주로 메이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커리어가 풍부하거나 도전적이라는 느낌이 덜 하네요.

 

 

 

2006년 조지 클루니, 레이첼 와이즈

 

 

조지 클루니는 수상전에도 이미 스타였지만 여전히 좋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너 혼자 다 해드삼! 이라고 외치고 싶을 만큼 기획, 연출, 각본, 연기 다 방면에서 활약 중이고 결과물들도 좋아요. 올해 아카데미에 연출작인 The Ides Of March로 각본상 후보에도 올랐더군요.

 

 

레이첼 와이즈는 수상 이전이나 이후나 크게 위상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국제적인 명성의 감독들과 작업을 하게 됩니다. 다만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어요. 남편이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파운틴, 왕가위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피터 잭슨의 러블리 본즈 모두 유명감독들의 범작에 속하는 작품들로 비평이나 흥행 모두 미지근했지요. 기대되는 차기작들이 있지만 그녀가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라 커리어에 큰 전환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

 

 

 

2007 앨런 아킨, 제니퍼 허드슨

 

 

앨런 아킨 역시 크게 할 말이 없네요. 훌륭한 노장 배우가 수상을 했고 그 후로도 코미디, 드라마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딱히 튀는 작품은 없네요.

 

 

아카데미 수상으로 아메리칸 신데렐라의 정점에 올라선 제니퍼 허드슨은 수상 이후의 활동이 미지근한 편입니다. 섹스 앤 더 시티 극장판의 조연이나 몇몇 영화에서의 연기를 하긴 했으나 현재의 커리어는 암울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2007년은 두 배우다 할 말이 사이좋게 없네요. ㅜ,ㅜ

 

 

 

2008년 하비에르 바르뎀, 틸다 스윈턴

 

 

하비에르 바르뎀의 커리어는 여전히 훌륭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하기 전에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배우였지요. 비포나잇 폴스와 씨 인사이드로 베니스 남우 주연상을 2회나 수상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미국 내 남우 조연상을 싹쓸이 했고 그 후로도 좋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디 알렌 영화인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도 출연했지만 비우티풀로 칸느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이제 베를린만 타면 간만에 그랜드 슬램 배우가 나오는 건가요?) 영어권에서 나름 각광받는 배우이며 다음 007영화와 테렌스 멜릭 영화에도 캐스팅 된 상태네요.

 

 

틸다 스윈튼은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에도 필모가 상승세라는 느낌을 주는 드문 경우에 속하는 것 같아요. 출연작들도 다양하고 연기들도 좋았어요. 나니아 시리즈는 물론 코엔 형제, 벨라 타르, 짐 자무시와의 작업도 했지요. 줄리아, 어 바웃 어 케빈, 아이엠 러브는 영화들도 훌륭했고 연기도 좋았어요. 수상 이전에도 좋은 배우였지만 데릭 저먼의 그녀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면 지금은 보다 커리어가 넓어 졌다는 느낌을 주네요.

 

 

 

졸려서 2008년까지만 썼네요. 주연상도 쓰게 되면 나머지 조연상도 마저 쓸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2000~ 현재 까지 남우조연상 트랜드는 베테량 영감님들의 득세라고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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