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많이 없어요.

그나마 학창시절에 알고 지냈던 그야말로 동네 꼬꼬마시절 친구들이 지금까지의 인연인데...

그 땐 남녀를 가리지 않고 어울려서 그런지 지금 남아 있는 그 친구들이 대부분 이성이고

아무래도 이 친구들은 결혼이나 연애를 이유로 좀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생기더라구요.

 

동성친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 지역이 많이 달라 몇 년에 걸쳐 한두번 볼 뿐, 소식도 자주 주고 받질 못해요.

그래도 여전히 몇 년이 지나도록 제 이름을 잊어주지 않는 걸 보면 참 감사한 친구들이죠.

 

요즘 바로 이 친구들이 그리워요.

하지만 상황이 서로 여의치 않고, 예전처럼 마음껏 우정 놀이를 할만큼 외로움이나 감정을 들춰내는게 쉽지 않죠.

오랜만에 만나서 사는 얘기 하기에도 벅차니까요.

 

요즘은 가끔씩 아무 이유 없이 보자고 약속을 잡고, 만나서 별다른 할 일도 없이 이야길 나누고

특별한 추억이랄 것 없이 노닥노닥거렸던 그 시절이 부쩍 그리워요.

대단하게 내 편을 들어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항상 내 언저리에서 나를 바라봐주면서 서 있었던 그들.

 

사회인이 되고, 삼십대에 가까운 나이가 되다보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친구가 되기 쉽지 않더라구요.

이해관계가 얽혀 있거나 각자의 관심사로 얽혀 있거나, 누군가를 통해서 얽혀 있거나 -

어쨌든 내 마음을 모두 툭 터놓을만큼 깊어질 기회도 없고, 그쪽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점점 더 외롭다, 답답하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부쩍 우울해져요.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어린 시절 그 때처럼 건강하고 튼튼한 사이로 발전하고 싶어요.

의지는 충분히 있어요.  그렇지만 저를 그런 마음으로 받아줄 분을 이 나이에도, 어디에서든지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거기가 어디일까요.

 

늦은 나이에도 좋은 친구를 만났던 분들의 위로가 필요해요.

친구 하나 없다고 이렇게 칭얼거릴 수도 있냐고 핀잔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제가 섬 같아요. 많이 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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