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에 대한 안 좋은 추억들.

2012.04.23 10:23

가라 조회 수:2339

조기 아래 사고 동영상을 보니 안 좋은 추억이 되살아 나서 어제는 잠을 설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도 안 잡힙니다. 털어버리고 다시 일 해볼까 싶어서 정리해 봅니다.

(사실은 월요일이라...)



1. 골목길 접촉사고.


면허증 받은지 3일째였습니다. 어머니 차를 몰고 나갔는데 골목길은 양쪽에 주차된 차들때문에 좁아져 있는 상태.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넓이였지만 그땐 뭐... 3일째였으니까요.

엑셀을 살살 밟으면서 반대편에서 온 차랑 서로 지나가려고 하는데.. 뒷차가 답답했는지 빵! 하고 클락션을 울리더군요.

그때 잔뜩 긴장한 저는 엑셀을 확 밟았고, 주차된 차를 콩.. 하고 받았죠. (...)

당시 몇만원 주고 펼 수 있는 정도였는데, 어리버리한 쌩초보였던 저는 10만원 주고 해결.




2. 혼자서 기둥에 긁은 일.

면허증 받은지 98일째... 이제 운전도 조금 익숙해졌다 싶을때인거지요.

역시 어머니차를 끌고 밤 12시에 친구 내려주고 집에 가는데. 좀 졸렸습니다. 골목에서 좀 쉬다 갈까 생각하다가 10분이면 집에 가니까 언능 가자 싶었지요.

그런데 졸려서 그랬는지.. 우회전을 하는데 그만 지하철 2호선 기둥에 차 우측을 좌아아악~ 하고 긁었죠. 덕분에 뒷문이 와장창 찌그러져서 문짝 교체...

그 뒤로 졸리면 쉬다 가자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3. 첫 바이크 사고.

2번 사고이후 10여년간 무사고였습니다만... 

동네 사거리 편도 2차선도로에서 신호대기하다 신호가 바뀌고 출발하였습니다. 아시다 시피 바이크들이 차보다 빨리 가속하지요.

사거리 지나 10~20m 에 이면도로가 있는데, 거기서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왔습니다. 것도 우회전하여 2차선 진입이 아니라 반대편 차선으로 좌회전을 하려고요..

덕분에 가속하던 저는 브레이크를 급히 잡았지만 그대로 시밤쾅...

어차피 동네 사거리인지라 속도고 그닥 빠르지 않았고, 보호대가 들어간 바지와 자켓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근육통 외에 다친데는 없었습니다만...

그 차량의 앞바퀴가 중앙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야 어쨌든 중앙선침범은 성립이 안되고 급차선변경 밖에 안된다더군요.

다행히 가해 운전자께서 '내가 잘못한것'으로 인정하셔서 100% 가해자 책임으로 끝. 그 뒤로 저는 시내길에서 골목에서 도로로 진입하려는 차가 보이면 브레이크 잡을 준비를 합니다.



4. 두번째 바이크 사고.

3번 사고가 나고 딱 1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편도 2차선 도로였는데 길이 좀 막혔죠. 1차선에 승합차가 있고 제가 2차선에 있었습니다. 우측에는 식당들이 있었고...

비보호 좌회전 지역을 막 지난 상태였고, 앞 차가 빠져서 저도 출발하는 순간 갑자기 좌회전하는 RV 차량이 제 좌측에 충돌합니다.

스쿠터 종류가 아니었으면 다리를 받혀서 부러졌을 지도 모르죠. 하여튼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런데 그차 운전자 분이 하는 말이... '아니 나는 저 승합차가 양보해줘서 좌회전을 한건데 오토바이가 왜 튀어나와서 나를 받느냐' 라고 도리어 큰소리.

그래서 일단 보험사부터 부르자니까 자긴 잘못한게 없다며 경찰을 부르겠답니다. 뭐 이런...

그래서 그 막히는 길을 뚫고 경찰차 도착.. 이어서 우리측 보험사도 도착.. 그쪽은 보험사도 안 불렀음. 한 40분 길바닥에 앉아 있었네요.

그 사이에 식당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식당 주인도 나왔는데 그 가해차량 운전자랑 아는 사이더군요.

'내가 교회 장로인데 설마 거짓말 하겠냐... 오토바이가 튀어나와서 받았다.' 라고 큰소리..

'그러게요.. 우리 장로님이 거짓말 하실 분이 아닌데..' 하고 웅성웅성...

이거 잘못하면 뒤집어 쓰겠구나 싶었습니다. 동네 경찰이 동네주민 편들어주면 골치아픈거죠.

그리고 경찰 도착해서 사고상황 듣고 바이크 파편과 제 바이크가 받힌 부위(좌측 옆)과 상대 차량 충돌부위(정면 범퍼)를 확인하더니... 그 운전자에게 '선생님도 일단 보험사부터 부르시죠' 라고 합니다. 가해차량 운전자는 내가 왜 보험사를 부르냐 라고 큰소리 치지만.. 결국 보험사를 불러서 파출소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결론은 당연히 그차 잘못이었죠. 그쪽 보험사 직원도 설득하고 경찰도 설득하지만, 그 운전자는 끝까지 '내 상식으로는 잘못은 오토바이가 했다. 1차선 차가 양보해줘서 좌회전 한건데 왜 내 잘못이냐' 라고 우기셨고... (아저씨 거긴 비보호 좌회전 구간도 아니었다구요..)  결국 보험처리 하는데도 '무슨 오토바이가 그렇게 비싸냐. 그런게 어딨냐..' 라고 우겨서 시간 많이 뺐겼죠.



5. 뒤에서 받힌 사고.

편도 1차선의 시골길을 주행중이었는데 앞 차가 30km 정도로 주행하더군요. 시골길이다 보니 앞지를 정도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차간 거리만 좁아진 상태에서 따라가고 있었는데 앞차가 갑자기 브레이크.. 그래서 저도 급브레이크 밟았는데, 제 뒷차는 미처 못 밟고 제차를 받았습니다. 

앞차는 힐끔 뒤를 보더니 유유히 좌회전해서 이면도로로 가버리더군요. 나중에 알았는데 이런 경우 사고유발로 신고할 수도 있었습니다..

뒤에서 받았으니 할말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차는 카센타에서 견적으로 60만원이 나왔는데, 갑자기 상대 운전자가 '바가지'라면서 자기 아는 카센타에 가자면서 일하는데 나오라는 겁니다. '지금 바빠서 못나간다.' 라고 하니까 '젋은ㅅㄲ가 싸가지가 없네 나오라면 나올것이지 ' 어쩌구 하면서 욕지거리를 하더군요.

상대 보험사 직원이 전화가 와서 40만원 현금 줄테니 합의보자고 해서 '돈 몇푼 더 받을거면 뒤에서 받혔을때 목잡고 병원에 누웠다. 사람 뭘로 보는거냐. 난 차 수리만 받으면 된다.' 라고 큰소리 쳤더니 더이상 왈가왈부 안하고 보험처리 하고 끝나더군요. 



6. (현재로선) 마지막 바이크 사고.

한적한 지방 편도 2차선 도로 주행중이었습니다. 길이 좋아서 좀 과속을 했죠. 80km 제한이었는데 100~120km 정도 내고 있었으니... 다른 차량들도 100km 정도 내고 있었구요.

그런데 갑자기 1차선에서 주행중이던 코란도가 깜빡이도 안켜고 2차선으로 확 들어왔습니다. 깜짝 놀라서 갓길로 피하면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이 차가 갓길까지 그냥 들어오는 겁니다. 아마 정차를 하려던 참이었는 듯. 어떻게 1차선에서 그대로 갓길까지 확 들어올 수 있는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지만...

덕분에 120km로 주행하다가 졸지에 코란도 앞바퀴랑 충돌해서 말 그대로 붕 날았습니다... (...)

나중에 현장검증때 확인해보니 40~50m 를 날아서 굴렀더군요. 다행히 중간에 바위나 벽, 기둥 같은게 없어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그대로 멈췄으니 다행히지 기둥 같은거라도 있었으면 크게 다쳤을 듯. 역시 보호대가 내장된 라이딩 웨어인지라 근육통을 제외하면 긁힌 상처도 나지 않았습니다...  날아가면서 주마등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경험을 하였는데 다친데가 없다는건 기적이겠죠.

마침 경찰차가 순찰중에 사고난걸 보고 왔습니다. 사고순간은 못봤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상황을 듣더니 제가 피해자라며 구급차를 불러다가는 병원부터 가랍니다. 

그래서 아무생각 없이 병원을 갔는데 그게 실수였습니다. 어디 부러진데도 없으니 끝까지 사고처리를 하고 병원을 갔어야 하는거였죠. 아니면 보험사 직원이라도 불러놓고 가던지.. 순진하게 경찰이 '님하가 피해자네요. 일단 병원부터 가세요' 라고 했을때 가면 안되는건데... 워낙 고속에서 사고가 난지라 정신이 좀 없기도 하였고요.

상대차량에 '해병전우회' 스티커가 커다랗게 붙어있을때 뭔가 불길했지만...(...)

사건이 파출소에서 경찰서 교통과로 이첩되었고, 거기서 어떻게 된건지 '2차선에서 고속으로 추월하려고 했으니 추월방법 위반'으로 제가 가해자라고...(...)

상대차량과 충돌한 부위가 후면이 아니라 측면이었는데 그건 넘어가더군요. 

그렇게 해서 저는 제 운전경력 최초로 '가해운전자'가 되었고 덕분에 보험료도 팍 올랐습니다. 

그 뒤로 저는 옆차선에 있는 차가 깜빡이 안켜고 날 밀어붙일 수 있다는걸 전제로 운전을 합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참 사고도 많이 났네요. 아무리 방어운전해야지 생각을 해도 순간의 방심으로 언제든 사고는 날 수 있다는 것.


그외에 사고는 안났지만 고속도로 주행중에 트립컴퓨터에 속아서 기름 떨어져서 관성으로 갓길로 들어간 것이나...

왼손에 담배, 오른손에 핸드폰을 들고 깜빡이도 안켠채 제 차선으로 확 들어오는 운전자에게 나도 모르게 욕이 터져 나온 것이나...

새벽 1시에 목격자도 없는 수서-서울공항 길에서 파란불에 좌회전하는 SM5 차량이랑 스쳐서 혼자서 깔뻔한 일...

홍천-양평의 뻥 뚫린 국도에서 저를 빤히 쳐다보면서 식당에서 2차선으로 진입하는 김여사님 차량이랑 충돌할뻔한 일... (이때 B모사의 브레이크 덕을 봤습죠. ) 김여사님은 '내가 진입하는데 왜 안서냐?' 라고 하시는데 옆의 남편이 '죄송하다 죄송하다' 하면서 말리셔서 쌈은 안났습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지금까지 사고나서 다친적이 없다는게 기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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