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인터넷 3종 세트를 씁니다. 근데 이게 오락가락 하더군요. 처음 설치할 때 좀 이상하긴 했어요. 기계가 옛날 거인게 티가 팍팍 났죠. 모뎀과 셋톱박스에 붙은 브랜드명이 그 회사가 옛날옛적에 쓰던 브랜드명이더군요. 설치 기사는 "이름만 바뀌었지 다 똑같아서요.. ㅎㅎ" 하면서 설치를 해줬고요. 그런데 쓰다보니 티비가 자꾸 안되더군요. 메뉴 검색에서도 리모콘 버튼 한 번 누를 때마다 시간이 너무 걸리고요. 결국 못참고 서비스를 불렀는데, 와서 셋톱박스를 바꿔주고 갔어요. 이번에 붙은 브랜드는 그나마 좀 최신. 또 다른 브랜드로 바뀐지도 꽤 됐지만 이정도는... 하고 받았는데 확연히 나아졌더군요. 일단 리모콘 반응 속도가 아예 달라요. 전혀 똑같은 기계가 아니더군요.

 

그런데 이번엔 티비만 안되는게 아니라 3종 세트가 다 안되버리더군요. 서비스에 전화해서 모뎀을 확인해보니 회선 자체가 신호를 못받는 상황. 답이 없는 거죠. 장비의 문제일수도, 회선의 문제일수도 있는데, 하여간 기사가 와야 한답니다. 문제는 이 사태가 발생한게 어제인데(사실 그 전에도 몇 번 이랬는데 껐다 켜거나 잠시 후에 해보면 됐었죠), 휴일이라 출장 나올 기사가 없는 상황인 거죠. 내일(현 시점에서는 오늘) 방문 가능하다는데 다들 돈벌러 가는 관계로 낮엔 사람이 없어요. 퇴근 후인 야간에도 올 수 없다고 하고... 그렇다보니 결국 주말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굳이 저때마 기사가 야근해야 한다고 우길 순 없고, 그래도 전 3일 동안 인터넷과 관련된 것을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서비스에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3일간 요금은 혹시 빼주나요?"

 - "아닌데요."

"서비스 장애로 3일이나 이용을 못하는데 빼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 "오늘은 휴일이라 어쩔 수가 없고요. 저희는 내일 당장 고쳐드릴 수 있는데, 고객님이 안계셔서 못고치는 건데요? 일단 내일 그쪽 지사에서 연락 드릴겁니다."

 

아... 고장난건 저쪽 잘못이지만 서비스 못받는건 내 잘못이었구나... 저쪽 입장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데다, 한참 후에 결국 인터넷이 살아나긴 했습니다. 오늘 지사에서 연락이 와서 주말까지 요금 빼주겠다고 하는데, 일단 된다고 자진신고 하고 넣어두라고 했어요. 대신 주말에 와서 장비 좀 바꿔달라고 하고요. 여튼 오랜만에(어쩌면 처음으로?) "나는 서비스 해주고 싶은데 님이 바빠서 못받는 거니 어쩔 수 없음" 이라는 답을 들어보니 신기하더군요. 요즘 기업들이 서비스나 CS 부서 쥐어짜는 세태를 생각하면 당당해서 좋네 싶으면서 나도 찌들었나 싶기도 하고, 어찌 생각하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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