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들어온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네요

 그리고 여행기도 올린지도 한참이 지났네요

 

 한국에 있으니 야구도 볼 수 있고 편하긴 한데

 길위에서 봤던 것들이 아른거려서 잠자코 앉아 일하기가 좀 힘들어요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이십대 시절 자주 찾던

 시끄러운 락음악을 틀어주는 바를 찾아서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M.J. 의 음악도 듣고

 그 어떤 듀게분의 말씀처럼 평화로웠던 90년대를 상징하는

 Oasis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신청해 크게 따라부르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 바를 빠져나와서는 이태원에 가서 여기가 카오산입네 하면서 걷고 사람들 구경하며

 새벽까지 시간을 보냈고요

 - 요즘 예쁜 여자분들은 모두 이태원에 있는 듯...

   저번 주에 귀국하자마자 훌륭하신 선배님들을 따라 글램이라는 바에 갔는데 분위기 좋더라구요!!!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제 멘토누님의 작품이 실린 책을 읽으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의 성정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을 읽으며 나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운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뭔가 인생에서 보너스를 받은 느낌 

 

 그래서 그날 술을 마실 때는 모두 두 병씩 주문했어요

 그 누이를 생각하며 원포미 원포유 하면서 누이의 작품이 던져준 것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함께 술을 마셨더랬죠

 

 아무튼 매일 여행기를 올린다 올린다 하면서 바쁜 일 마무리하고 미루고 미루다보니 이제야 올리네요

 발바닥의 물집이 아물기 전에 올려야 여행의 흥이 제대로 느껴질텐데 으힉 ㅋㅋㅋ

 

 아무튼 오늘은 여행 3일차에 앙코르 톰과 따 프롬 그리고 쁘레 룹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

 

 제가 쓴 지난 여행기는 하기 주소에서 보실 수 있어요 ^^

 

 '여행기1.' 방콕에 도착했던 첫날밤과 다음날 육로로 캄보디아 국경을 넘었던 이야기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C%BA%84%EB%B3%B4%EB%94%94%EC%95%8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4080438

 

 '여행기0.' 9박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썼던 글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wawa24&page=1&document_srl=4121958

 

 '여행기2.' 캄보디아-태국 여행 2일차, 천신만고 끝에 캄보디아 씨엠립의 게스트하우스에 다다랐지만 다시 '레드피아노'를 찾기 위해 고생했던 이야기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D%83%9C%EA%B5%AD&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4125300

 

 *

 

 

 한국에 있을 때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오래했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만성위염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걱정이 많았어요 가서 하루이틀 돌아다니다가 퍼져서

 남은 기간은 그냥 침대에만 드러누워 있다가 오는 것이 아닐까하고 ㅎㅎ

 

 그런데 다행히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잠도 잘잤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무리가 없었어요

 아마 태국과 캄보디아가 우리보다 두시간 늦어서 그런 건지도 ㅎㅎ

 

 아무튼 드디어 앙코르유적을 보기 위해 출발하는 첫째날 아침이 밝았어요

 

 전날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미리 말씀을 드려 아침 여덟시에 툭툭기사를 만나기로 예약을 해뒀기에

 일곱시에 일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하고 ( 써니사이드업과 바게트 그리고 핫티 )

 샤워를 한 뒤 앙코르유적으로 갈 준비를 모두 마쳤어요

 

 여덟시보다 조금 전에 게스트하우스의 마당으로 내려가보니

 사장님께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제 툭툭기사를 소개해주었는데

 '쑴'이라는 능글맞게 생긴 아저씨가 낡은 툭툭 위에 누워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 나중에 알고보니 저보다 쬐끔 형님이더군요 ㅎㅎ

 

 아무튼 허리에는 카메라를 차고 한 손에는 '앙코르와트 네비게이션'이라는 가이드북  그리고 한 손에는 생수 한 통을 들고

 툭툭에 올라탔어요 

 

 드디어 출발이다!!!

 

 아침 일찍 툭툭을 타고 앙코르유적으로 향하는 건 정말이지 유쾌한 일이더군요

 번잡한 씨엠립 도로에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바삐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또 앙코르유적군 인근에서는 정글에서 뿜어져나오는 상쾌한 공기와 풍경에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고!

 - 사실 저는 앙코르유적을 구경하는 것 못지않게 툭툭을 타고 오가는 순간들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저녁에 따로 툭툭을 대절해 씨엠립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

 

 아무튼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이십여분간 툭툭을 타고 달리다가 매표소에 도착해 삼일권을 끊고

 다시 앙코르 톰으로 향했어요

 

 앙코르 톰은 한때 인도차이나를 호령하던 앙코르 왕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곳으로

 무려 백만 명의 인원이 거주했던 12세기 최고의 도시였데요

 그래서 이 유적에는 앙코르 '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 앙코르 톰에서 톰(thom)은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앙코르 톰은 많은 분들이 앙코르유적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인 바이욘이 있는 곳이에요

 '크메르의 미소'라는 말로 유명한 사면상을 볼 수 있는 곳이죠

 

 앙코르 톰은 일반적으로 남문과 바이욘 바푸온, 피미엔나카스, 왕궁 터, 쁘레아 빨릴라이, 코끼리 테라스, 문둥왕 테라스 등의 순서로 관람을 하는데

 저 역시 남문에서 툭툭기사와 헤어져 정오께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남문을 향해 걸어들어갔습니다

 

 남문의 입구에 있는 다리 난간에는 신화에 나오는 '우유의 바다 휘젓기'를 형상화한 조각이 있는데요

 

 캄보디아를 돌아다니다보면 비슷한 조각들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아주 유명한 신화이자 조각이라는 이야기지요

 

 '우유의 바다 휘젓기'는 힌두 창세에 얽힌 신화 중 하나인데

 착한 신인 데바들은 악신인 아수라들과의 싸움에서 잦은 패배로 인해 전멸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데바들은 우주의 조화와 질서를 광장하는 신 비슈누에게 도움을 청하죠

 그러자 비슈누는 우유의 바다를 휘저어 그 아래에 잠겨있는 영생의 약 암리타를 건져 올려 마시면

 아수라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우유의 바다를 휘저어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유의 바다를 휘젓는 일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 데바들의 힘만 가지고는 그 일을 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비슈누는 꾀를 내어 아수라들에게 암리타를 나누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후 아수라들 또한

 우유의 바다를 휘젓는 일에 동참을 시키죠

 

 이 우유의 바다를 휘저을 때 독약, 암소, 술의 여신, 락슈미 여신, 백마 등이 별의별 것들이 다 나오고 ㅋㅋㅋ

 우유의 바다를 휘저을 때 생긴 거품에서 6억명의 압사라도 태어납니다

 압사라는 앙코르유적의 사원의 기둥이나 벽을 장식할 때 가장 많이 쓰인 상징으로 요정, 천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쉽게 말하자면 카라의 강지영 같은 존재에요 ㅋㅋㅋ

 

 앙코르와트의 벽면에서도 섬세하게 조각된 압사라를 볼 수가 있는데

 저는 앙코르와트의 이층벽면에 조각된 압사라 조각들을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한참동안 보았었어요

 캄보디아에 가면 관광코스로 들러서 보는 압사라 댄스도 바로 이 압사라 조각들의 모습을 참조해서 완성시킨 캄보디아 전통춤이에요

 

 아무튼 그렇게 데바와 아수라들이 천 년 동안 힘을 합쳐 우유의 바다를 휘저은 끝에 마침내 암리타를 얻게 되는데

 비슈누는 아수라들을 속여 데바들만 암리타를 마시게 하고, 암리타를 마신 데바들은 불명의 생을 얻어 아수라를 물리치고

 신들에 세계에 거하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에요 ㅎㅎ

 

 이쯤되면 천 년 동안 속아서 우유의 바다를 함께 휘젓은 아수라들이 불쌍해질 지경 ㅋㅋ

 미리 이 신화에 대해 알고나서 '우유의 바다 휘젓기'를 보니 멍청하게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아수라들이 참 귀여워 보였어요 ㅋㅋ

 

 암튼 드디어 앙코르유적 여행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비수기라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남문을 지날 때부터 관광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ㅎㅎ

 

 저는 남문을 지나치자마자 '앙코르와트 네비게이션'에 팁대로 남문 옆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에서 인상적인 기념사진을 찍...

 기는 커녕!!! 혼자 셀카를 찍다가 대왕지네의 습격을 받고 깜짝 놀라 자지러 질 뻔 했네요 ㅎㅎ

 

 아무튼 그렇게 앙코르유적 관광의 첫 관문인 앙코르 톰의 남문을 지나

 기대감에 부풀어 '크메르의 미소', 사면상으로 유명한 바이욘으로 향했지요!

 

 그런데 막상 당도한 바이욘에서는 기대했던 것만큼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어요 ㅠㅠ

 

 바이욘의 조각들이 실망스럽다거나 그런건 결코 아니고

 그 비좁은 바이욘의 구석구석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ㅠㅠ

 

 왜 아무리 좋은 음식도 불편한 사람이랑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없잖아요

 그것과 같은 상황이었어요

 

 저는 처음에 앙코르유적을 향하면서 낯선 이미지에 경도되어 압도적인 공포감을 맛보기를 기대했는데

 제 기대가 너무 컸었나봐요 ㅠㅠ

 

 3층에서 본 사면상의 조각들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이었지만

 한국에서 단체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중국단체관광객들로 인해 그 느낌을 온전히 제 속에 가지고 갈 수가 없었어요;;

 

 그 비좁은 회랑 곳곳에서 사람들에 떠밀려 감상해야 하는 처지라니...

 

 아무튼 그렇게 높은 인구밀도로 조금의 실망감을 안고 바푸온으로 향했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곳이라고 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단체관광객들은 이곳을 건너뛰었는지

 바이욘에 비해서는 인구밀도가 극히 낮았어요

 

 그래선지 바푸온이 참 좋게 느껴지더군요

 

 바푸온 앞에는 200미터에 달하는 긴 다리가 높여져 있는데 이 다리는 바푸온 건축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후대 사람이 건축한 것이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이 다리 위를 걸을 때도 참 인상적이고 기분이 좋더군요

 

 일본인 아주머니 두 분께 다리 위에서 사진도 찍어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ㅎㅎ

 

 그런데 바푸온에 올라가자마자 저 멀리서 긴 다리 위로 레밍 떼처럼 몰려드는 ㅠㅠ

 - 이런데 비유를 해서 죄송하지만 정말로 그런 느낌이었어요 ㅠㅠ

 단체관광객들을 보여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바푸온 다음으로 간 곳은 피미엔나카스라는 곳인데

 학자들이 일종의 천문대 같은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곳이래요

 

 이곳은 오르기도 참 힘들었는데 그렇게 힘든만큼 관광객도 거의 없어서

 - 제가 갔을 때는 저 혼자였어요 '_';;;

 고즈넉하게 유적들을 둘러봤던 기억이 나요

 

 주달관이라는 원나라 사람이 쓴 '진랍풍토기'에는 피미엔나카스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고 해요

 

 '왕들은 밤마다 저 금탑(피미엔나카스)으로 오르는데 사람들에게 그 까닭을 물으면 하나 같이

 피미엔나카스에는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뱀의 정령이 살고 있는데 왕이 밤마다 이 뱀의 정령과 동침하지 않으면

 왕국에 재앙이 내리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한다'

 

 아무튼 피미엔나카스라는 곳에서는 느긋하게 이러한 전설을 떠올리면서 그 옛날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도 상상하고

 타이머를 맞춰놓고 혼자 만세를 부르며 사진도 찍고 ㅎㅎ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본 앙코르유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한 곳이에요

 물론 유적 자체가 압도적으로 아름다워서 그랬다기 보다는 제 원래 기대에 부응하는

 고즈넉하게 유적을 보면서 천천히 여러가지 기분에 빠져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었겠죠

 

 제가 원체 높은 곳을 좋아하기도 하고 ^^

 

 그 다음으로는 쁘레아 빨릴레이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너무 덥고 힘들어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매점 테이블에 앉아 코코넛을 하나 마시면서 좀 쉬었어요

 

 그늘에서 1달러짜리 코코넛 하나 사마시고 좀 쉬니 다시 기운이 나더군요 ㅎㅎ

 - 캄보디아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이 원달러에요 ㅠㅠ 길을 지나가면 어른, 아이할 것 없이 호객꾼들이  원딸러, 원딸러를 외쳐대는 통에

  나중에는 환청이 들릴 지경 ㅠㅠㅠㅠ 꿈에도 원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나왔다는...

  어서 캄보디아의 경제사정이 나아져서 아이들이 호객꾼으로 내몰리는 일은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다시 해볼게요

 

 아무튼 그렇게 코코넛을 마시고 기운을 내서 쁘레아 빨릴레이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앙코르유적 내에 일하는 직원분들이 숲 속에 둘러앉아

 꼬치를 구우며 점심먹을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눈이 몇 번 마주쳐서 웃었더니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시길래

 기분이 좋아져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십니다

 

 그래서 잠시 그분들과 함께 단체로 포토타임을 가지고 ㅎㅎ

 

 다시 쁘레아 빨릴라이로 향했죠

 

 지금 생각해보니 쁘레아 빨릴라이도 참 좋았어요

 

 쁘레아 빨릴라이는 그냥 폐허가 된 작은 성황당 같은 느낌이었는데

 폐허가 되어있는 그곳의 위로 올라가 한참동안 조용한 정글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죠 ㅎㅎ

 

 그런데 쁘레아 빨릴라이 근처에는 영어로 뭐라뭐라 쁘레아 빨릴라이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돈을 요구하는 소년이 있어요 ㅠㅠ

 

 싫다고 하니 이번에는 자신들이 학교를 건립해야 하는데 기부금을 내라고 말을 하더군요

 

 앙코르유적을 돌면서 참 많은 호객하는 어린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파는 것을 다 사줄 수도 없고

 원하는 돈을 다 줄수도 없고... 불편하고 마음이 아프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쁘레아 빨릴라이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코끼리 테라스로 향하는 길에 화구를 놓고 앙코르유적을 그리는 청년과 마주쳤어요

 솜씨가 제법이라서 한참동안 그 청년이 그림을 그리는 걸 지켜보다가

 청년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림 그리는 모습을 몇 장 찍었어요

 

 그 청년이 그린 그림은 앞에 있는 상점에서 팔던데 여건만 된다면 몇 장 나고 싶더라구요

 근데 저는 정말로 배낭 하나만 짊어지고 간 여행이라 그 그림을 무사히 한국까지 가지고 올 자신이 없더군요 ㅠㅠ

 

 그렇게 그 청년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매점 아주머니들의 아이들로 추정되는 대여섯살 먹은 꼬마들과 통성명을 하고 친교를 맺었는데 ㅋㅋ

 

 아이들은 개미잡기 놀이를 하며 놀더군요 ㅋㅋ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가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니 아이들이 좋아해서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주고 보여주면서 한참을 놀았어요

 

 근데 아이들은 저에게 자꾸 '탕코와', '탕코와' 그러더군요 저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아이들이 자꾸 그 이야기를 하길래

 한참을 돌아다녀서 영어를 잘하는 앙코르유적을 관리하는 직원분을 찾아서 '탕코와'가 뭔지 물어봤어요

 

 그러니 그게 '캔디'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이상하게 가슴이 철렁했어요 ㅠㅠ

 

 아마 그게 중국말인가 그렇다는데 그 꼬마는 저를 중국인으로 봤나봐요 ㅎㅎ

 아무튼 그 말을 듣고 철렁한 가슴을 안고 '탕코와'를 구하기 위해 그 무더운 정글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죠 ㅠㅠ

 

 하지만 이내 체력은 바닥나고 캔디를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어떻게 어떻게 스낵을 파는 곳을 찾아 아이들에게 줬어요

 다행히 아기들은 잘 먹더군요 ^_ ^ 그래도 숙소에 돌아가자마자 캔디를 사서 여행하는 내내 꼭 가지고 다니니라 결심했죠! ㅎㅎ

 아 지금도 그 꼬맹이들 보고 싶네요 아마 다음에 가도 그 녀석들은 거기 있을 듯한데 ㅎㅎ

 

 담에 가서 만날 때에는 캔디와 쵸콜릿을 잔뜩 사가지고 가서 나눠먹으려고요 ^^

 

 아무튼 그렇게 진을 뺀 뒤 드넓은 단상인 코끼리 테라스 위를 오가며 제가 그 옛날에 왕이었다는 상상도 잠시 해보고

 캄보디아의 보물 1호라는 문둥왕 조각이 있는 문둥왕 테라스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놓여있는 문둥왕의 조각은 모조품으로 진품은 프놈펜 국립박물관에 소장중이라고 해요 ^^;;;

 

 제 기억으로는 이날이 여행을 한 모든 날 중 가장 더웠던 것 같아요 내륙인 캄보디아 정글의 더위는 태국의 그것과는 또 다르더군요 ㅠㅠ

 

 진이 빠질대로 빠져버린 저는 문둥왕 테라스까지 감상을 마치고 뚝뚝기사인 쑴을 찾아서

 시내로 나가자고 했죠 그때가 정오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어요 ^^

 

 저는 처음에는 캄보디아 음식을 먹기 위해 크메르 키친으로 가려고 했지만

 너무 진이 빠져버린지라 아무래도 한국식으로 먹고 영양보충을 해줘야

 계속 생존해서 여행을 할 수 있겠다(?) 라는 긴박한 생각이 들어 펍스트리트로 가는 도로변에 있는

 대박식당을 찾았어요

 

 외국에서는 절대 한식을 먹지 말자, 그 나라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라는 게 기본적으로 제가 여행을 할 때마다 가지는 기조인데

 대박식당은 정말 대박이었어요!!!

 

 오불에 삼겹살과 풍성한 야채 그리고 계란찜과 파전 등을 비롯한 갖가지 반찬들이 무한 리필되요 ㅠㅠ

 

 게다가 그 모든 것들이 다 맛있어요!!!   

 

 캄보디아에 가셔서 더위에 지치신 분들은 저처럼 여기서 점심을 드셔서 에너지보충을 하시고

 저녁에는 레드 피아노나 크메르 키친, 마스터 수끼 등에서 이색적이고 맛난 음식들을 접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아무튼 그렇게 오전의 유적 감상일정을 무사히 마친 후 ㅠㅠ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 한번 샤워를 하고 한숨 잤어요 ㅎㅎ

 

 그날 날도 너무 더웠고 제 체력도 워낙 저질체력이라 ㅎㅎ

 원래 계획에 있었던 톰마논과 차우 세이 떼보다, 따 께오 등 가이드북에서 스킵해도 무방하다고 일러준 몇몇 유적관람은

 포기하기로 결정을 하고 오후 일정의 시작도 두 시가 아닌 세 시로 결정해 쑴과는 세시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어요

 

 혹시 캄보디아에 가시는 분들 중에 저처럼 저질체력이신 분들은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사실 며칠만에 앙코르유적의 모든 것들을 다 파악하고 익힌다는 것도 사실 불가능하잖아요 

 

 그러니 자신의 컨디션이 허락하는만큼 일정을 잡으시고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나빠졌다면 과감하게 그 스케쥴을 변경하시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무리하게 강행군하시면 정말로 병나요 ㅠㅠ

 

 그리고 여러 유적을 다 둘러보는 것보다는 유적 하나를 보시더라도 여유롭게 감상하는 편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해요

 저는 그랬거든요 ㅎㅎ 물론 저와 생각이 다르신 분들도 꽤 있으시겠지만 ^^

 

 저도 원래 성격이 무엇이든 계획한 것들은 어떻게든 그것대로 진행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인데

 이번 여행하는 내내 가장 속으로 많이 되뇌였던 말이

 

 '어쩔 수 없지, 뭐'와 '이것도 여행의 일부잖아'라는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처럼 너무 많은 것들이 다 제 계획대로 되지 않더군요

 

 당연한 일이겠죠 거기는 제가 오랫동안 살아온 한국과는 환경도 너무 다르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너무 다르니까요 ^^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번 여행하는 내내 나름 고생을 좀 했는데 그 와중에 배운 가장 귀한 것들이 바로 앞서 말씀드린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

 

 아무튼 그래서 오후에는 따 프롬과 쁘레 룹만 둘러보기로 했어요

 

 컨디션을 좀 회복하고 툭툭을 타고 따 프롬까지 가는 길에는 기분이 좋더군요

 

 '툼 레이더'의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고 그외에도 갖가지 미디어에서 이미지를 접하면서

 유적의 건물들을 파고 들어 자란 열대 나무들의 생명력이 참으로 기묘하고 두렵다라고 생각했던

 따 프롬을 직접 가본다고 생각하니 기대감에 부풀기도 했고요 ^^

 

 숙소에서 따 프롬까지는 시간이 꽤 걸려서 삼십분 정도를 달렸던 것 같아요

 

 자, 그런데 글이 좀 길어진 것 같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나눠서 올릴게요 ㅎㅎ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금방 또 이후의 이야기도 올려볼게요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1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315
75023 [기사펌]새누리당 뽑지 않을려면 이민가라! [2] 라인하르트백작 2012.06.26 1879
75022 뒤늦게 돈의맛 보고 질문 등 (스포일러 조금) [6] sunday 2012.06.26 1944
75021 iOS6 발표 그리고 시리 한국어 지원!!! [19] 코기토 2012.06.12 4698
75020 [디아3] 아침에 공개방 불지옥에서 미국애들이랑 해봤더니.... [6] soboo 2012.06.12 3200
75019 Flandersui Gae가 뭘까요 [2] 가끔영화 2012.06.12 1310
75018 올해의 멘탈갑 [3] 룽게 2012.06.12 2593
» 캄보디아 - 태국 여행 3일차, 앙코르 톰과 따 프롬 그리고 쁘레 룹을 둘러본 이야기 1. '탕코와'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던 사연 [2] 구름과바람 2012.06.12 1941
75016 저는 디아블로3의 노예 [1] chobo 2012.06.12 981
75015 초등학생이 쓴 시, '29만원 할아버지' [6] chobo 2012.06.12 2728
75014 부모님께 물려받은 자산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무엇인가요? [48] paired 2012.06.12 3212
75013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 [13] Johndoe 2012.06.12 4230
75012 제주 생활 이야기, 따갑다 햇살~! [17] gloo 2012.06.12 4288
75011 [디아3] 세상은 불평등해. 디아블로마저도 [13] nobody 2012.06.12 1929
75010 [듀나인] 스마트폰 가진 초등생에게 뭔가 놀잇감을 보내려면 [2] 안녕하세요 2012.06.12 1252
75009 심시티5가 나옵니다. [7] 수국 2012.06.12 1793
75008 에프엑스 - Electric Shock MV [18] 탐스파인 2012.06.12 3542
75007 무도 외주화, 김재철, 엄기영.... [8] 도야지 2012.06.12 3057
75006 디자이너 뽑기 힘드네요. [17] 꼬띠아르 2012.06.12 3949
75005 보곤인이 어떻게 생겼나 해서.. [5] amenic 2012.06.12 1801
75004 날벌레 퇴치기구 뭐가 좋은가요? [4] 마음의사회학 2012.06.12 147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