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뜬 기분....

2012.08.25 23:47

logo 조회 수:2669

 

오늘 저녁 6시쯤에 건물의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런 상황이 연출되었어요.

 

커다란 창을 통해서는 노을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전 그 노을빛을 향해 걸어들어가고 있었죠.

 

그 때 matchbox 20의 bent를 듣고 있었어요.

 

근데 세상에.

 

누르스름한 햇살 속에서 bent를 듣는 행동이 저에게 이상한 기분을 불러일으켰어요.

 

꼭 저 자신이 전사가 된 것만 같았어요.

 

그 전사가 된 듯한 붕 뜬 기분을 어찌하지 못하고 전사답게 걸음걸이에 가속도를 붙여가며 계단을 다 내려갔어요.

 

계단을 다 내려오고 나니 기분이 다시 가라앉았고,

 

저는 저 자신이 전사로 느껴졌었던 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곤 마음에 구멍같은 게 조금 생겼답니다.

 

저 스스로가 왜 하필 '전사'로 느껴졌는지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그렇게 순간적인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의 존재감을 규정해버리는 그 가벼움이 싫었달까요.

 

전사가 뭡니까.

 

하지만 그 붕 뜬 기분은 못 잊을 것 같고, 앞으로도 종종 느끼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62
126095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015
126094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07
126093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493
126092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52
126091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377
126090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110
126089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07
126088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266
126087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70
126086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21
126085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13
126084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68485
126083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53
126082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17
126081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616
126080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802
126079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809
126078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786
126077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4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