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넘는 댓글이 달린 글이 있어서 뭐지? 하고 클릭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보긴 했지만 별 관심없이 넘어갔던 사건이더군요.

할머니의 그림도,  원작도 제겐 그다지 감흥이 없어서요.;;

 

주예수를 보라! 가 저 원숭이를 보라! 로 바뀌었지만 웃음이 나올 부분이 없어요.

유머 코드가 안 맞아서 그렇겠죠. 제가 요즘 웃음이 많이 짜졌어요. ㅠ

(그래도 명화나 사진에 심슨가족을 그려넣은 것은 스멀스멀 재밌는데..?)

 

 

 

 

 

 

 

어쩌면 할머니의 그림은 애초에 웃기려는 의도가 없어서인가 봅니다.

예술 감상이란 창작자의 의도만 보는 것이 아니지만 웃음이 안 나와선가 의도가 더 명확히 읽혀요.

지구촌의 빵 터지는 반응에 얼떨떨한 할머니의 인터뷰 모습을 봐도 그렇고

참으로 진지하고 순수한 복원 의욕을 지닌 분이시더군요.

 

할머니는 비난과 처벌 운운에 대해 매우 어리둥절해 하시며 성당의 신부도 복원을 알고 있었고

허락이 없었다면 자기가 어떻게 손을 댔겠냐고 하시네요.  

복원을 위해 기금을 마련 중이던 원작자의 손녀도 할머니가 그림에 손을 대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전에는 옷을 그리더니 얼굴까지 그렸다"고 인터뷰를 했더군요.

 

고립된 곳의 벽화가 아니고 사람이 늘 드나드는 곳에 있는 벽화예요.

마을 사람들 모두 100년된 작품이란 걸 모를 리가 없고,  특히 '정서적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고 하더군요.

상상해본다면 할아버지 할머니에서부터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그 마을에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

시간을 초월한 감각의 교집합으로 기능하는 오브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신부와 손녀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은 나름 할머니를 믿고 복원을 맡긴 게 아닐까요?

시골 마을의 어느 누구도 고미술 복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기에 붓들고 나서는 경건한 신심의

할머니라면 우리 마을의 그림을 맡겨도 된다고 판단했을 거 같아요.  :-> 

 

어찌 되었건 지금 제일 궁지에 몰린 것은 총대를 맸던 할머니인데요,  

할머니도 말씀하셨듯이 혼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던 만큼

혼자 책임지고 비난받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마을 사람들도 이 해프닝으로 현재로선 실보단 득이 많기도 하고

방관했던 책임감을 느껴선지 정식 복원을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연로하신 할머니는 지금 얼마나 충격을 받고 마음을 졸이실까요.;;

결코 치기어린 애들 장난이 아니었다는 본심만은 헤아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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