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에게 반한 후로 스페인 내전 관련한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눈여겨 보았다가 시간을 우겨넣어 보고 왔는데요.


들어가기 전에 상당히 찝찝한(?) 영화라는 얘길 듣고 들어갔는데도 

정신적인 데미지가..


세르비안 필름이나 마터스 같은 영화도 큰 거부반응 없이 봤는데

이 영화는 보는데 속이 미슥거리더군요.

오늘 영화 세 편을 달리느라고 저녁도 굶고 보는지라  

집에 가는 길에 바삭바삭한 KFC 치킨을 사들고 가서 슈퍼스타K4 보면서 먹어야지♬ 라고 신나있었는데

영화 보고 나오니 식욕이 뚝 떨어져서 그냥 집으로 왔어요. (다른 메뉴도 아니고 치느님을 포기한 건 엄청난 거..)


잔인함의 강도가 이렇게 센 지 몰랐어요.

(약간 스포가 될 수 있지만) 다리미로 얼굴을 지져서 피부가 다리미 밑판에 눌러붙는다든가 칼로 볼을 긋는다든가 하는 장면들이..

너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폭력적인 장면들이 많아서 고역이었습니다. 물론 뜻하는 바는 있었을 테고 어느 정도 짐작되지만요.


고등학교 때만 해도 고어물 슬래셔무비 이런 거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 그런 걸 잘 못 보게 된 건지 뭔지..

예전에 제가 '좀비물 께이!! 썰어라 잘라라!!'하고 다닐 때 

10살 많은 언니가 '그래 나도 니 나이 때 미이케 다카시 이런 거 엄청 좋아했지. 근데 이제 늙어서 그런가 유한 걸 보고싶다.'고 했었는데 그 심정에 조금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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