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글입니다) 괴롭군요

2012.10.06 19:27

살구 조회 수:2456

전 제가 밝은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2008년 이후부터 좀 변한것 같습니다.

일기를 드문드문 쓰는데 내내 읽어보기 두려울 정도로 괴로움이 가득합니다.

수첩 귀퉁이의 메모를 봐도 그렇구요.

 

남들이 꺼리는 일을 우연찮게 맡게 되었고 시키니 하는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의욕도 받쳐주지 못했고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먹듯이 했어요.

제 동료들은 잘도 피해갔는데 전 피하는게 비겁한것 같아서 붙들고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건강이 나빠졌고 일에 대한 평가도 좋지 못했어요. 결과는 안좋았습니다.

제 성격도 한몫했어요. 말하지 말아야할때 말했고 상사의 약점을 과감히 지적했으며

제 위치에 대한 상사의 동정을 이용하지도 못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그 억울함을 숨기는게 어려웠어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그 자리를 물러났지요.

 

그리고 다시 권토중래.

이번에도 예기치 않은 일이 발목을 잡는군요.

어쩌면 이렇게 인복이 없을까 속상해하며 내가 정말 운이 나쁜걸까. 내가 더 잘했으면 되는게 아니었을까

내내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의욕이 있었지만 지금은 쏟아지는 일거리를 처리하기에도 버겁습니다.

 

휴일날  집에 있으면서 눈을 감으면 괴로운 상념이 몸을 죄기도 하고 울게도 만듭니다.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하루하루가 그 사람이라는 데 대학졸업하고 제대로 공부한적 없는 게으름때문일까

형식적인 직장사람과의 친교때문일까. 비사교적인 성격탓일까

내일이 아니면 절대로 봐주거나 신경쓰지 않는 당연함을 난 너무 천진하게 받아들이는게 아닐까

전 정말 애정어린 충고나 비판이 필요했거든요.

 

 

나이만 먹고 피해주는 몇몇 선배들을 보며 느낌 혐오감을 이제는 그 누구에게서 받는게 아닐까

낙인처럼 그 어떤 상징으로 보여지면 어쩌지

부리기 어렵고 시키는 일을 잘 안하고 또는 해내지 못하는 그 누구가 되는게 아닐까

발표나 대화때 정확한 단어가 머리속에서만 빙빙도는 도태되는 그런 사람이 벌써 되어버린것 같고

아니 이 모든 고민은 다 배부른 고민이고

당장 내일, 내달의 일은 어떻게 해야하나.

나이먹고 경력이 쌓이니 일은 생기는데 매일매일이 발등의 불인 이 괴상한 상황을 어떻게 견뎌내야하나

이렇게 당장 역량이 줄어드는 일이 생길 수 있나.

 

듀나에 혹시 40대 이상인 분 계신가요?

이런 고민을 하는 후배에게 어떤 말씀이라도 해주실 수 있나요?

제 주위에는 정말 아무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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