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고색동, 명가현모 병천순대

2010.08.08 21:45

01410 조회 수:4489

* 지금 좀 바쁘지만, 왠지 여기 하루에 한 번 음식 글 안 올리면 안 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이 들어서 예전 글 한 번 올려봅니다.

날짜 보니 2009년 초, 벌써 1년도 더 전의 글이군요. 세월 너무 빠르네요...-_- 저 때만 하더라도 필름카메라랑 폰카밖에 없던 시절.


+

대학 동기의 본가에서 하는 가게입니다만 객관적으로 봐도 레벨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무전취식 밥 먹은 이야기.

그 당시에 1차 응시 끝내놓고 고시원에서 멍때리느니 그냥 같이 내려가자길래, 내려가서 놀고 왔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친구네 집은 수원 외곽의 고색동이란 곳에서, 병천순대 전문점을 하고 있습니다.



위치는 수원역에서 비봉면 가는 쪽에 있는 고색동 새마을금고 옆입니다. 수원 사시는 분들은 한 번쯤 가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수원역에서 버스/택시로 10여 분 걸린다 하네요. 저는 항상 서둔동 쪽을 들렀다 가기 때문에 수원역에서 바로 가는 버스노선은 모릅니다만(....)
고색초등학교나 비봉면 가는 버스가 닿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광으로 가게 내부를 한 번 촬영해 봤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손님이 뜸하여 한산해 보였습니다만, 그것은 곧 제 착각으로 드러났지요. 학교 단체 운동부의 러쉬... (두둥)
게다가 이 자리 맞은편에는 성인 축구팀이 또 한 팀 더 있었습니다-_-;




홀 서빙을 주인장인 친구 부모님 내외분 두 분이서만 하기 때문에, 매번 제가 방문했을 때마다 이 친구는 아들네미답게(?) 식당일을 거들었지요.
저도 비록 객(客)으로 놀러가긴 했지만 왠지 객쩍어서 테이블 몇 개 조금씩 치우기도 하고, 그러자 객으로 왔으면 조용히 앉아 있거라고 때아닌 실랑이(?)도 좀 벌어지고....





그렇게 잠깐 시간이 지나고 자리에 앉자 병천순대 한 접시는 금방 썰어서 나왔습니다.





푸짐하긴 한데, 사실 바른대로 말하자면 이거 일반적인 6천원짜리 순대 한 접시 메뉴 정량은 아닙니다.(...) 저희가 그 자리에서 두 접시를 몽땅 비웠는데
(사진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 저 친구 먹성도 보통 아니고...;;) 어머님께서 평소보다 너댓 개 정도를 더 담아 주셨는 듯.;;;
어이쿠 이러실 필요는 없.... 지는 않.... (.....) 흐흐흐.




폰카라 화질이 좀 흐리군요. 병천순대는 부드럽고 탱글탱글합니다. 대개 순대가 크게 보이기 위해 소시지처럼 어슷하게 써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렇게 썰지도 못할 정도죠. (뭐 타원형으로 썰어 봐야 전체 양은 "L=d*cosΘ" 수식이 성립하므로 결국 부피는 같습니다만.)




"순대 하면 막장 아닌가!" 라는 동네에서 자랐긴 합니다만, 이 집에서 처음 먹었던 순대는 참... 별세계였지요;
그 시장통에서 파는 딱딱한 순대에 막장발라 먹는 것만 알았는데 꽃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의외로 맛있다는 걸 알았지요.
아니 그 이전에 뭐랄까 시장통 순대랑은 또 다른 차원이다? 랄까... (그래서인지 제 친구... 이 먹성좋은 놈이 바깥에서 순대를 안 먹더군요;;)




어느 새 음식과의 시합에서 승리한(?) 단체손님은 빠지고 그 자리를 가족 단위 손님들로 채우기 시작합니다.

친구네 춘부장인 사장님 말로는 요즘 워낙에 시절이 뒤숭숭해서 솔직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이처럼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 주시기 때문에 그나마 이런 글로벌 금융 위기-_-에도 장사를 꾸려갈 힘이 된다고 하시네요.




이미 두 접시를 해치운 상황에서 배가 좀 부릅니다만, 자비롭게 자비없이 나와주시는 순대국(....)

순대국은 상당히 진한 편인데, 어느 정도냐면 걸쭉함의 농도가 거의 부산의 돼지국밥을 연상케 하거나 그보다 약간 덜한 수준입니다.
어쨌든 저도 자비없이 들깨와 다대기를 팍팍 넣어 먹습니다.(....)




순대국 정식 1인상. 사실 위에서 잠깐 말한 순대 한 접시라는 것은 뒤에 보이는 저 정도가 정량에 가깝습니다. 참고.



인심좋은 여사장님(=친구네 자당).
어쩌다보니 제대로 사진이 초점맞아 나온 게 뒷모습밖에 없습니다.;;



친구네 춘부장께서 할머님께 드릴 순대를 싸 주고 계십니다. 즉 포장 가능.
그러고보니 부모님 두 분 다 정면사진이 없구나...;; (찍사가 먹느라 개념을 놓아버린 듯;;;)

(*예전에는 거동 불편하신 할머니께서 가게에 앉아 계실 때가 종종 있었더랬습니다. 작년에 타계하심.)





그러고보니 아직 올해는 저 집에 못 내려가봤네요. 밥값을 해야 하는디...;;


+

너 듀게 눈팅하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수요일쯤 전화 때려라 밥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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