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ㅂㄱㅎ지지자가 되다

2012.12.10 11:33

메피스토 조회 수:2743

* 어제 일입니다만.

 

 

* 시골 터미널로 가고 있는데, 택시를 탔습니다. 대략 15분거리.

 

가는길에 기사양반이랑 두런두런 얘길하는데 갑자기 물어봅니다. 누구찍을꺼냐고.

 

메피스토의 시골은 경북입니다.

이 지역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누굴찍을꺼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해야합니다. 잘못대답하면 스파르타식 정치강의를 들어야 하니까요.

피곤한 귀가길에 그런 일까지 겪고 싶진 않았습니다.

 

2초간 머리회전을 하다가 ㅂㄱㅎ로 할까 ㅁㅈㅇ으로 할까 고민중이라고 했습니다. 나름으론 중립적인 대답이었죠.

기사양반이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냐는 물음을 합니다. 답변을 했습니다. 부모님 고향이 어디냐는 물음도 합니다. 경상도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럼 됐네~뻔하네"

 

아하하. 무엇이 뻔한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냥 바라보면. 이 짧은 말뒤엔 60~70년대를 지낸 사람들의 정치관과 지역감정...많은 것들이 녹아 있지요.

이어지는 이야기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언론의 거짓말만 믿고 휩쓸리기 쉽다.  당연히 누구를 찍어야 한다 등등.

 

어쨌든 그 짧은 시간동안 메피스토는 ㅂㄱㅎ지지자가 되었고, 나라팔아먹은 기분으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이럴꺼면 그냥 확 ㅁㅈㅇ찍을꺼라고 얘기해버릴껄...나라팔아먹은 기분은 안들었겠지만  더 피곤했겠죠.

 

 

 * 요즘 카톡으로 누구찍을꺼냐는 문자가 종종 날라오는군요.

지인들중 '정치 얘기' 좋아하는 지인들의 문자입니다. ㅁㅈㅇ지지자건 ㅂㄱㅎ지지자건 구분없이 날아옵니다.

예능용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찍을꺼란 얘기라도 하겠는데.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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