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지 못한 제안

2013.01.04 18:29

Isolde 조회 수:5567



"세금을 감면해 주세요."
어린 아내가 말했다. 

"당신이 옷을 벗고 알몸으로 마을 광장을 돌 수 있다면."
남편 영주가 답했다. 

전쟁의 폐허 뒤 가혹한 세금으로 시들어가던 시민.

어린 아내는 알몸으로 말을 타고 거리를 행진하기로 결심한다. 
소문은 금방 사방으로 퍼진다. 

그녀를 환영하기 위해서 시민은 환호하고 열광했는가?
시민은 그녀를 위해서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친다. 

그림 속에 어린 소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귀함을 달성하는 자로서 당당함은 어디에도 없다. 
올곧은 신념도 여성으로서 수치감을 완벽히 장악하지는 못했는가 보다.

11세기 여성이 발가벗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noblesse oblige>의 "고귀한 자는 고귀한 행동을 한다"는 상식을 역으로 뚫고 나가버린다. 

어린 아내의 이름은 고비다이다. 
고디바 초콜릿의 기원이다. 
달콤하지만 않는 다크한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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