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드라디 생일이었습니다.

2013.01.10 09:59

방드라디 조회 수:1976

아침에는 어머니가 해 준 미역국을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밤에는 아메리카노에 아이리쉬 위스키를 넣어서 판다는 까페에서 친구하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좋았죠. 마지막으로 경고를 먹었는데, 일평생 김밥을 싸면서 뭔가 제대로 된 관심 같은 거를 받아 본 적이 없었는데,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서 기뻤습니다. 봉산님은 괜히 이상한 놈 매맞는데 끼셔서 같이 매맞게 되었네요. 다 그 분 운이죠.

 

저 뭐냐, 방드라디가 고인 드립을 쳤다고 그러는데 사실 죽은 노무현이 방드라디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권양숙 씨가 방드라디 글을 읽을 확률도 낮죠. 그들이 방드라디 글 때문에 그다지 별로 마음 아파할 것 같지 않네요. 혹시나 그런데 권양숙 씨나 노무현 가족 분들에게 방드라디의 글을 일부러 읽게 하지는 마세요. 깨시민들은 '세상에 이런 나쁜 넘이 어디있냐"면서 권양숙 씨에게 제 글을 가져다가 보여줄 거 같거든요. 그 눈치없는 것이 그들의 주특기이죠. 오죽하면 1600만명이나 되는 그들의 적수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아 물론 깨시민들은 불쾌했을 겁니다. 자기가 존경하거나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가치가 웃음 거리가 되는 게 열받는 거거든요. 그렇지만 방드라디가 쓴 글은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깨시민들이 박정희와 그 가족을 모욕할 권리가 있다면 방드라디도 노무현과 그 가족을 모욕할 권리가 있는 거거든요. 다만, 깨시민들은 그게 자기 마음에 안 들 뿐이고, 자기네들이 "다수"라고 생각하기에 수로 밀어 붙이는 거죠.

 

그리고 이게 깨시민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입니다. 궁극적으로 노무현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것도, 이명박이 대권을 가지게 된것도 그리고 이명박이 그렇게 나라를 분탕질쳤는데도 박근혜가 결국 대권을 가져가는 것도 다 이런 께시민의 깨방정 때문입니다.

 

깨시민들은 사람들이 얄팍해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기 마음 아픈 거 입니다. 달님하고 안철수하고 붙었을 때, 안철수한테 악다구니 쓴게 바로 지 마음, 지 분을 못 이겨서에요. 감정적이죠. 그 상황은 무척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5년간 준비한 박근혜를 이기기 위해서는 바람이 불어야 했는데 그럴려면 감정적 고조를 위한 사건이 필요했습니다. 2002년에 그런 일이 있었죠. 광주가 노무현을 선택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죠. 가장 좋은 구도는 달님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안철수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희생을, 그리고 국민에 대한 진지한 사랑을 보여줬을 겁니다. 안철수는 반노들의 대상이 아니고, 또 친노가 그런 식으로 희생을 했다면 사람들이 친노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 뜨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깨시민과 달님은 그 첫번째 기회를 날렸죠. 그들은 언제나 양보를 강요해왔지 양보를 해본적이 없거든요.

 

그러면 두번째로 문재인이 안철수의 모든 조건을 수용하는 방안도 있었죠. 모든 친노들이 공직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문성근이나 이해찬 같은 친노 얼굴 마담들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고, 국회의원 수를 줄이기로 하고요. 이것은 첫번째보다는 덜 감동적이지만 그럭저럭 쓸만했을 겁니다. 혹자는 친노들이 국민을 배신한 전적을 들면서 의심했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문재인이 친노들과 갈등을 빚고 결국 그들을 압박해서 밀어내는 모습을 보였다면 사람들이 문재인의 진정성을 믿었겠죠. 결과는 근데 이것도 못했습니다. 결국 미적미적 거리다가 결국 협상이 파토나고, 안철수가 사퇴하는 걸로 귀결이 되었죠.

 

그런데 깨시민은 악다구니를 쓰면서 안철수를 물어뜯습디다. 그렇게 깨시민은 안빠들이 문재인한테 정떨어지게 만들었죠. 안철수와 문재인의 상호간의 행동이 지지율에 있어서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들은 정치적 룰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거죠. 그들은 먼 상대이고 그들의 행동은 정치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행동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지자들의 행동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죠. 그리고 깨시민들은 그런 의미에서 최악의 지지자들이었죠. 그게 근데 이번 한번만 그런 게 아닙니다. 노무현 집권기에도 노무현이 FTA해도, 노조 손배 소송법, 청년들 일자리 줄어드는 거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농민들 집회 전경들 투입시켜서 개박살내고 그럴 때, 그런 노무현 비판하려고 ㄴ자만 꺼내도 깨시민들은(아 그 때는 노빠였죠) 우리 노무현이 뭘 잘못 했냐면서 바락바락 악을 질렀죠. 그 결과 깨시민들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노무현을 버리게 만든 일 순위였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개혁 정치인들의 삶은 조선의 역사를 통틀어서 비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시민들은 그렇게 행동한 것이 반노를 만들었고, 국민들이 노무현을 외면하게 하였죠. 그들이 자랑하는 바로 그들의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깨시민들은 죄인들이죠. 하는 말에 행동이 못 미치는 게 얼마나 추한지를 보여주는 샘플입니다. 그 반노가 결국 대한민국 국민이 달님의 백성이 되는 것을 막았죠.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깨시민들은 방드라디에게 표를 두 개 빚졌어요. 방드라디는 그들에게 빚을 받을 권리가 있어요. 하지만 동일 노동 동일 임금하겠다고 동네 방네 떠들다가 당선되고 입 싹 닦고, 노조 손배 소송법을 통과시켜서 노동자들을 줄줄히 죽게한 저 뻔뻔한 노무현을 본받는 삶을 사려는 깨시민들에게 빚을 받을 생각은 안합니다. 하지만 원래 조선의 법도는 갚지 못할 빚을 가진 채권자들은 채무자들에게 분탕질을 치는 겁니다. 그러니 기분이 더러워도 참아요. 당신들의 기분이 더러운 게 당신들이 다른 사람을 단죄할 수 있는 유일한 윤리적 근거에 지나지 않는 한 방드라디는 당신들이 박정희를 모욕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권리에 근거하여 노무현을 모욕하는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사실 이건 노무현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을 모욕하는 거죠.

 

생각해보면 방드라디가 많이 참긴 했습니다. 그들이 달님 달님 이럴 때도, 뭐라 그럴라다가 선거 전에 초치기 싫어서 참았으니까요. 선거 직전에 이런 글 올렸으면 정말 재미있었겠죠. 깨시민들의 빈약한 상상력을 가지고는 무리이겠지만요.

 

방드라디는 언젠가 깨시민들이 그들이 노무현을 부엉이 바위로 올려 보냈듯이 문재인을 부엉이 바위로 올려 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엉엉 울면서 복수할 거야 하면서 달콤한 자기애적 슬픔을 즐기겠죠. 그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니까요. 방드라디는 이 때까지 틀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인은 노비적 종자를 가지고 태어났고, 그래서 애를 낳으면 안되며, 침묵하는 다수가 이번 대선을 엎을 거라고 예언했습니다. 그러니 깨시민들이 문재인을 부엉이 바위로 올려 보낼 거라는 예언도 맞을 겁니다. 그 꼴을 방드라디가 어떻게 봅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1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67
60518 SF단편을 찾습니다. [2] 불별 2013.01.10 1243
60517 친구 따라 갔다가 캐스팅되는 케이스 [13] 빠삐용 2013.01.10 4663
60516 레미즈에 미쳐서 드리는 질문.... [1] 시민1 2013.01.10 1596
60515 [종교까지 도전] 종교는 껍데기와 속심지로 구분할 수 있다. [8] 오맹달 2013.01.10 1754
60514 도올을 통해서 이해해보는 근대와 탈근대 [2] 오맹달 2013.01.10 1867
60513 레미제라블 노래 연기 감상 보태기 공벌레 2013.01.10 1821
60512 [듀나인] 대마 관련 서적 검은이와이 2013.01.10 991
60511 빨간머리 앤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더빙판, 화면비율 어떤가요? [2] 감자쥬스 2013.01.10 1805
60510 블루레이/dvd 콤보 패키지는 왜 나오는걸까요? [9] 감자쥬스 2013.01.10 1672
60509 바낭성>오늘은 제가 격하게 아끼는... [1] 시민1 2013.01.10 1387
» 어제 방드라디 생일이었습니다. [2] 방드라디 2013.01.10 1976
60507 [듀나인] 연겨자색 털 벙어리 장갑 파는 곳을 알려주세요. [3] 루아™ 2013.01.10 1643
60506 친절한 톰 아저씨 한국 또 오는군요. [14] 가라 2013.01.10 3189
60505 윈도우 포럼 사이트, 한방에 훅 갔군요. [4] chobo 2013.01.10 7142
60504 마이 리틀 히어로 상영시간이 무려 135분이네요. 그리고 박신양 [2] 감자쥬스 2013.01.10 2004
60503 예전 같지 않은 몹쓸몸 [6] 브누아 2013.01.10 1829
60502 [듀나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DVD, 10주년 vs 25주년? [14] rainmaker12 2013.01.10 2917
60501 명함을 사용하지 않으면 '낮은자세'인가요? [14] 오늘은 익명 2013.01.10 2786
60500 두 렛미인을 비교하면 [13] 가끔영화 2013.01.10 2833
60499 아키에이지 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12] 카레여왕 2013.01.10 149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