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미드나이트 런을 구해다가 다시봤습니다. 원래 좋아하던 영화지만 십수년만에 다시보니깐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로 가득한 영화더군요. 정말 즐기면서 봤습니다. 조만간에 또볼라구요.


우선 로드무비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LA - 뉴욕 - 시카고 - 택사스 시골동네 - 아리조나 사막지대 - 다시 LA공항으로 연결되는 이영화는 진수성찬과 같더군요. 특히, 제 나라도 아니면서 미국의 여러 동네들을 영화를 통해 보게되는 걸 좋아하고, 미 대륙 횡단에 대한 어려서부터의 환타지가 있고, 로드무비 중에서도 주유소랑 커피랑 펜케익 파는 다이너가 나오는 장면을 좋아하는 저한테는 마치 제 취향의 원형을 보는 것 같더군요. 시카고 장면에서는 어딘지 대충 알겠는 장소도 나오고.  게다가 벌써 이영화가 나온지 20여년이 지나다보니깐 향수 돋는 장면도 꽤 있었죠. 공항에서 체크인하면서 담배 뻑뻑피는 장면도 그랬고, 각 도시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마치 인터넷 개시판에60년대 서울 풍경사진 같은게 뜨면 넋을 놓고 보게될때 같은 심정이랄까요. 


80년대 영화가 주는 특유의 선량한 느낌도 좋았습니다. 덜 hard하고, 악당들은 약간 모자르고, 선악 구도 분명하고 캐릭터들은 단순하고 말이죠.


이영화는 아시다시피 버디무비로서 원수로 만난 로버트 드니로와 찰스 그로딘이 결국 우정을 꽃피우게 되는 얘기인데, 아직 오글거림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던 80년대 작품임을 감안할 때 지금 관객입장에서는 상당히 오글거릴 가능성이 높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오글안거립니다. 무엇보다 두 주연배우가 참 노련하게 그 함정을 잘 피해간것 같아요. 특히 로버트 드니로는 능글맞다는 느낌이 들 정도죠. 두 주연배우가 주거니 받거니 티격태격 거릴때 표정과 리듬이 좋아서 몇번 배꼽빠지게 웃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이런 느낌의 80년대 영화를 또 보고싶어졌어요. 예전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그 영화들 말이죠.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건 백투더퓨처, 이너스페이스 정도인데, 또 뭐 없을까요? 


P.S. Bail Bond 가게 주인으로 나오는 머리 벗겨진 배우분, 제기억이 맞다면 도망자를 비롯한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뵌 분 같은데, 정말 연기 잘해요. scean stealer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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