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바낭] 맹자의 땀, 성왕의 피

2013.02.28 16:23

오맹달 조회 수:1151

 

0.중얼중얼

매번 하는 말이라 질리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책 역시 제게는 버거운 책이었습니다.

어느정도는 일반독자 보다는 학자에 가까우신 분들을 타켓으로 하는 책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눈으로는 읽어도 머리로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며, 오독을 한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해했다 싶은 일부분들을 추려서 적어봅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십시오.

-아무튼 이 책은 그 스케일이나 전인미답을 두드리는 면에서나 대단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1.중층근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근대는 막스 베버의 근대라 보면 될듯 합니다.

서양 근대만 진짜다. 다른 세계는 서양 근대의 발전 순서를 뒤늦게 따라가는 것이라는 겁니다.

어설프게 우리나라도 자체적으로 서양 근대의 방향을 가려 했다고 주장하는게 실학입니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넘어서서 전지구적인 시선으로 근대를 바라봅니다. 순서는 모르겠지만 저자와 도올이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류는 우선 성스러운 것에 대해 눈뜨고 성스러운게 세속을 지배하게 되며(통섭1)

이러한 성스러움을 세속안으로 내재화 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통섭2) 이러한 통섭2가 근대라고 보면 됩니다.

통섭1 : 중세 카톨릭의 교황, 유교의 성인, 불교의 전륜성왕, 힌두교의 브라만-푸로히다, 이슬람 이맘-울라마

통섭2 : 주자학, 르네상스, 계몽주의 등등 - 신이 아닌 사람이 먼저다 라는 명제로 이해하시면 될까요?

 

초기 근대는 12세기 송나라때에 이루어져 원나라 팍스 몽골리카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집니다.

*본격 근대는 영국 산업혁명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2.유교

춘추전국시대는 피의 시대였습니다.

유교는 제자백가 모두가 공유했던 선진시대(=진나라 통일 이전) 문헌들에서 피를 최대한 걷어내어 이를 이상으로 봅니다.

 

요순은 피냄새가 거의 없고,

우탕문무는 최소한의 피로 왕조를 바꾸었으며,

주공으로부터 공자로 오면서는 실제적 왕과 성인의 계통이 나뉘게 됩니다. 왕통과 도통이라 하면 될까요?

 

유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왕을 세우지만 왕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요순과 같은 피없는 성왕이 되도록 갈구며

그렇지 않으면 왕조의 혈통보다 훨씬 고귀한 도통의 사수를 위해 초개와 같이 자신의 몸을 던져가며 왕과 싸웠던 것입니다.

 

여기서 종법제도라는걸 짚어야 하는데

춘추전국시대란 결국 왕권을 위한 혈족간의 다툼에서 일어난 것이라 보면

이러한 피의 세상을 막기위해 종법제도를 엄격히 정하고 사수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3.기해예송

인조의 둘째 아들이었던 효종이 죽고 현종이 등극하는데 이때

인조의 계비(=왕비가 죽은후 새로 얻은 왕비라면 될까요?)였던 자의대비가 효종에 대한 상복을 1년 입을지, 3년 입을지를 따지게 되는게 기해예송입니다.

 

현종의 입장에서는 자기 아버지인 효종을 적통(=죽은 소현세자)이 아닌 둘째아들이니 부모인 자의대비가 1년만 상복을 입으라는

송시열의 주장은 눈에서 피가 나올 소리인겁니다.

 

반면 송시열로 봐서는 양반가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 왕가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며

왕가의 예 역시 유교, 종법이라는 큰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나름의 대쪽같은 소리였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윤휴, 허목등의 왕권강화파 등등간의 관계까지 이야기나 송시열이 옳았나 여부는 아껴두고

왕이 부모의 장례절차 정도도 자기 마음대로 못했던, 유교의 극치까지 이루어졌던 순간으로서의 의미도 있었다 정도로 기억해두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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