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hankooki.com/ArticleView/ArticleView.php?url=opinion/200505/h2005052520221539780.htm&ver=v002




 ... 이것이 사태의 핵심이다. 학살자가 권력을 움켜쥐고 있던 시절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가 잠시 감옥에 갇혀 있던 시절에도 그의 편에 선 사람들은 있었고, 자유를 얻어 ‘전직’의 거드름을 한껏 피우고 있는 요즘도 그의 편에 선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다. 학살자와 인연이 닿아 있는 정파는 여전히 넉넉한 지지를 받고 있다. 사실 학살자가 출감 이후 방자한 언사로 사법기관을 능멸할 수 있었던 것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여론이 제 편에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5월광주가 복권됐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해마다 5·18 기념행사를 한다고 해서, 그 기념행사에 주류 정치인들이 얼굴을 내민다고 해서 5월광주가 복권됐다고 할 수는 없다. 5월광주의 복권은 그 해의 민간인 학살이 명백한 범죄라는 것을 여론의 다수가 기꺼이 인정할 때에야, 그래서 학살자와 그 동조자들이 여론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될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다. 5월광주를 둘러싼 법적 싸움은 끝났지만, 정치적 문화적 싸움은 막 시작됐을 뿐이다. 이 싸움은 우리 사회 전반의 진보와 연동돼 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의 탈정치화가 가속되는 추세를 볼 때, 이 싸움에서 시간이 학살자의 반대편에 서리라는 보장은 없다. 


by 고종석 (2005/05/26)








시간이 학살자의 편입니까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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