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이런 걸까요?

2013.10.18 15:41

트로핀 조회 수:2929

듀게의 대표적인 제목. 한번쯤 써보고 싶었어요ㅋㅋ

요즘 게시판에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 우울이 자주 화두로 떠오르는데
글을 읽으며 찬찬히 생각해보니, 저도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얘길 꺼내 봅니다.

저는 친구가 많은 편입니다. 어느 모임에서든 활발하게 행동하구요. 오래된 친구들도 있고 가벼운 친구들도 많아요. 어딜 가든 쉽게 사람이랑 친해집니다.
사귀는 사람과도 1년쯤 되었는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구요.

근데 딱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전 제가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면.. 친구가 힘든 일이 있어 상담을 할때, 보통 사람들은 그 입장에 공감하고 위로하며 조언을 해주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입장에 전혀 공감이 안돼요. 그냥 그렇구나. 그럼 이렇게 해결하는건 어떨까? 하고 무조건 저만의 (신통하지도 않은) 해결책을 제시해버리죠. 그리고 옆에서 이런저런 훈수를 둡니다. 이게 원래의 저.

근데 이제는 "학습을 통해서" 그 행동이 잘못된 거란 걸 알아요. 그래서 학습을 통해서 배운, 그 "들어주기"란 것을 합니다.

그랬구나. 정말? 진짜 그랬겠다.
이러면서 실제로는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아도, 멋대로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으며
여기저기서 학습한 "공감하며 들어주기"를 실천해요.

애인과의 관계에서도 그래요. 애인이 힘들어할때 저도 같이 기분이 우울해지지만, 나이스하게 그 기분을 캐치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주 얕고 왁자지껄 떠들고 노는 관계는 편하지만 그 이상, 한발짝만 내면으로 들어가면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

심지어 남이 저렇게 상담한 힘든 얘기들, 저는 사실 기억도 못해요.
제가 진심으로 관심있어 하는 것은 저 자신 뿐이라고 느낍니다.

제가 제 내면의 갈등을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네요. 저 약간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어 보이나요?
아니면 모두가 이런 건데 다들 포장하고 사는 건가요?
진심으로 친구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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