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 한일식당

2010.09.01 00:09

01410 조회 수:5031


종로3가, 서울극장 뒤 맛집 골목에 있는 생선구이 정식집 한일식당....

자라난 환경 때문에, 밥상에 육고기보다는 생선을 훨씬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제 혈관 속에는 가끔 생선비린내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가끔 푸성귀 or 기름진 거 - 서울쪽 싼 밥집 특유의 양극화(?)에 슬슬 질리기 시작하면
하루 날 잡고 종로3가까지 어떻게든 비척비척 찾아나가죠.

사실, 항상 그렇게 '특식'을 먹기엔 자취생의 주머니 사정이 썩 좋지는 않죠.
게다가 가끔 사람 만나고 술도 마시고 극장도 가야죠...?
여튼 그럴 때 간에 밥심을 채워넣는 파워서플라이 같은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서울극장이 있는 종로3가 14, 15번 출구로 올라와서 두리번거려보면


이런 골목길이 보이고, 약국 옆으로 쑥 들어오시면 틀림없습니다.



* 저 골목으로 쭈욱 들어가면 필름 도매상으로 유명한 '삼성사' 가 있습니다.





일단 삼치구이 정식을 시켜봅시다. 된장찌개는 4천원인데 그것도 맛있습니다만
이 집은 이렇게 한상 푸짐하게 차려주는 돌솥 생선 정식 메뉴들이 주력입니다.
(두 명이 가면 하나씩 시켜먹고 먹으면 좋은 듯...)




그냥 김치.



밥은 돌솥밥이니


밥은 이렇게 빈 그릇에 퍼내어 두고


밥을 다 퍼낸 돌솥에다가는 (추억의 알루마이트 주전자...) 미지근한 보리차를 부어 숭늉을 만듭니다.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을 때에는, 따로 달라고 하면 줍니다.



잘 구워져 나온 삼치 한동가리... 애법 큽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먹기 좋게 뒤집어봅시다.

(먹는 도중에 생선토막을 뒤집는 건, 항구 도시라면 세계 공통적으로 금기시되는 사항인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도 되게 뭐라하는데.... 욕지도에서도, 남해에서도, 군산에서도, 목포에서도, 심지어 일본이나 프랑스에서도
밥상머리 예절로는 피해야 할 행동이라고 하는군요. 어선이 뒤집히는 걸 연상케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의 용도는



뭐, 이런거...




가게 안이 좁고, 특히 테이블이 비좁은데다, 점심시간에는 종로 인근의 직장인 및 탑골공원에 죽치고 사는 할배 군단(....) 어르신들 덕택에 꽤 북적거립니다.
장사 잘 되는 집들이 으레 그렇듯 테이블 회전은 잘 되지만, 느긋하게 먹으려면 오후 2시 이후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더군요.

예전에는 여기서 한 끼 먹으면 정말 든든하다 싶었는데,
언젠가 주인 바뀌고 (호호백발 할매 더 이상 안 보입니다...) 나서부턴 그저 그런 밥집이 되었더군요.
그래도 뭐 생선은 괜찮은 편입니다마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5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3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074
119613 68하면 생각나는 음악이 뭐가 있을까요? [8] purpledrugs 2010.08.31 2181
119612 근 몇달만의 출사. [8] 01410 2010.08.31 3583
119611 음악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 추천 부탁드려요. [5] 2B 2010.09.01 2545
119610 진화된 미래 생물을 예측하는 학문 분야가 있나요? [3] 금은 2010.09.01 2187
» 종로3가, 한일식당 [11] 01410 2010.09.01 5031
119608 오랜만에 식단공개, 도시락 반찬, 간식거리 [67] 벚꽃동산 2010.09.01 6883
119607 로저 에버트의 '영화사 100년의 100가지 위대한 순간들' [5] Wolverine 2010.09.01 3801
119606 오랫만의 사람과의 만남 [6] 말린해삼 2010.09.01 2404
119605 임권택 전작전 '나비 품에서 울었다'. ㅋㅋㅋ 자음남발 하게 하는 귀여운 수작. mithrandir 2010.09.01 2301
119604 또다른 동물학대자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 [3] r2d2 2010.09.01 2923
119603 [뉴스 링크] 드라마 출연자들 출연료 미지급에 대한 뉴스입니다. [2] 필수요소 2010.09.01 1971
119602 아...내가, 내가 변태로 몰릴 줄이야.... [17] 외팔이 2010.09.01 4641
119601 '오! 당신이 잠든 사이'라는 뮤지컬 ~ [4] 로빙화 2010.09.01 2494
119600 '명예살인’ 가문의 영광 위해 유린되는 이슬람 딸들 - 남성도 명예살인으로 희생되는군요. [12] Bigcat 2010.09.01 3729
119599 아이폰, 겔럭시 어플에 대한 질문. TTS 기능이 있나요? [2] 꿈팝 2010.09.01 5048
119598 [바낭] 후배 결혼식에 못간 어느 선배의 뒤늦은 잔소리랄까... [1] 무도 2010.09.01 2655
119597 타블로 저격하던 왓비컴즈란 네티즌 신상 털렸군요. [22] 01410 2010.09.01 14776
119596 아 방금 러브액츄얼리 꺼내 봤는데.. [6] 사과씨 2010.09.01 2876
119595 몇 가지 장르소설 소식들! [6] 날개 2010.09.01 2692
119594 가가채팅 - 철야하시는 혹은 다른 시간대에 계시는 그대들 세호 2010.09.01 192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