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 자본론

2010.09.06 20:04

Apfel 조회 수:1765

얼마전 강신준 교수님이 '자본론'을 완간했다고 나온 기사를 봤습니다.


강신준 교수님 하면 기억나는건 '자본의 이해'란 책입니다. 지금은 풀빛에서 '자본론의 세계'란 책으로 판이 바뀌어 출간되는데 저는 '이론과 실천'판으로 갖고 있구요.


사실 대학시절 고등학교때 공부못한 죄로 막스 경제학에 대해선 거의 잉여였고 이후 직장생활 하면서 교보문고에서 그 책이 눈에 들어와 잽싸게 사서... 한 달 정도는 


낑낑거리면서 읽었던 책이었죠. 그 후로 자기 방안에 자본론을 꽂아놓고 셀카를 찍은 후배들 사진을 볼때마다 읽고 싶긴 하지만 그냥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찌 어찌 기회가 닿아 자본론 공부를 할 기회가 생겼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거 같은데 여전히 자본론은 쉽지 않은 책이기만 합니다. 



87년이던가 이론과 실천판 자본론이 서점에 꽂혀있던 걸 본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수준에선 상당히 고급스러운 미색 표지로 장식되고 마르크스와 엥겔스 얼굴이 새


겨져 있던 자본론.. 그 땐 정말 그 책에 손만 대도 경찰에 잡혀갈것 같단 두려움 보단 그냥 학습된 공포에 의해 오래 쳐다 볼 수 조차 없었던 책이었는데 이제는 서가에


큰 서점이면 한 질이 주루룩 꽂혀있고 한 번쯤 지나쳐서 봐도 상관 없는 책이 되버렸네요. 



대 사상가의 주저작을 읽는 것은 마치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혹자에겐 대 사상가의 주저작을 번역하는 이라고 바꿔 말 할 수 있겠죠. 어느 분께서


자기가 유학시절 공부했던 학파의 수장 책을 번역하는 재미에 빠져서 설날도 추석도 잊은 채 연구실에서 사셨단 이야기를 생각하면 그건 정말 그 책들과 사랑에 빠졌다


는 것 외엔 무엇으로도 설명할수 없단 생각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의 저작을 읽기 시작하는 건 아마 길고도 험난한 사랑의 시작이 되겠죠. 기쁘고 한편으론 고통스러


운 시간의 연속이죠. 



늘 사야지 사야지 했던 자본론 한 질을 아마 곧 사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사게 된다면 소화불량이 되건 말건 일단 다 읽어버리고 싶네요.. 한 10년이면 다 읽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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