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오지 않는 밤에 노래나 한곡

2010.09.20 02:48

trout 조회 수:1891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
지금까지는 프렐류드부터 설명드렸지만 방식을 바꿔서 사라방드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평생동안 이 사라방드를 연주해 왔는데요. 그 놀라움과 기쁨은 끝이 없습니다. 단조로운 음색이 잠시 이어질 뿐이지만 전 여기서 바흐의 천재성을 엿봅니다. 이 선율 형식은 매우 특이해요. 마치 현대 음악 같죠.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인터벌을 잘 들어 보세요. 첫소절의 음악적 표현은 정말 놀랍습니다. 다른 작곡자들의 곡 몇개와도 맞먹을 정도입니다. 이 사라방드에는 두 번 쉬는 곳이 없습니다. 선율은 심장 박동과 동일한 박자와 리듬과 호흡으로 진행됩니다. 아무리 느리게 연주해도 동작의 일관된 흐름을 느낍니다. 영원한 박자라고 하면 느낌이 오나요? 우주적인 박자 같은 거죠. 리듬이 아무리 길어도 흐르는 속도는 일관적입니다. 일년이든, 십년이든, 백년이든, 백만년이든 절대 박자가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법은 없어요. 내부에 자체적인 힘과 추동력이 있기에 속도가 더 붙거나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리듬과 박자의 개념은 평행선의 개념과 연관이 있습니다. 평행선 두 개가 아무리 멀리 뻗어나가도 서로 마주치는 일은 절대 없죠. 삶과 우주에도 이 법칙이 적용되어 아무리 멀리 나가더라도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사라방드를 연주하고 나면 시간이 일정한 속도로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 Mstislav Rostropov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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