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을 구합니다.

2010.09.28 21:22

1706 조회 수:1629

뭐랄까 법률적(?) 의학적(?) 자문인데

이런건 도대체 어디다가 의뢰를 해야 하는지 애매해서...

전지전능하신 듀게인들의 도움을 구해봅니다.


아는 아주머니가 학교 급식소에서 일을 하세요. 식당 음식+청소+배식하는 일인데,

9월 초부터 갑자기 일을 하는 모든 아주머니들이 눈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통증이란 것도 좀 애매해서... 병원마다 얘기가 다르대요. 어디선 눈병이다, 어디선 미세한 상처가 난 거다, 어디선 실핏줄이 터진 거다,

이에 짜증이 난 아주머니들이 한꺼번에 큰 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료를 받았더니 그... 용접하는 사람들한테 잘 나타나는 증상이라대요,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처방을 내렸답니다. 안구 사진을 찍었는데 하얀 먼지가 눈에 쫙 뿌려진 것 같은 모양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작년에 라섹수술 회복 경험이 있어서 각막의 상처가 어떤 증상인지는 알고 있는데, 그거랑 증상이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게 얼마나 끔찍한 건지는 아시는 분만;;)


문제는 이 증상이 병원 치료를 받은 후에도 매번 퇴근 후 밤중이 되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모든 아주머니들에게요.

아주머니들은 우왕좌왕하다가 일단 추석연휴동안 별 문제가 없다가 월요일날 작업이 끝나고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문제를 제기하자고 뜻을 모았는데,

그게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연휴동안 아무 문제도 없던 눈이 어제 작업을 끝내자마자 다시 똑같은 통증을 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오늘 학교측에 이야기를 해 봤지만 학교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 같더라구요. 원인이 뭔지 알면 당장 바꿔 주겠는데,

지금 그 원인이 전혀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급식소를 닫을 수도 없고.

아주머니들은 증상이 나타날 무렵에 세제를 다른 걸로 교체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긴 한데, 이 세제 회사에 문의한 결과

(당연하게도) "우리 세제엔 문제가 없다" 는 답변이 돌아왔지요.

의사의 처방 역시 (당연하게도) 원인을 속시원하게 밝혀주진 못합니다.

화학물질일 수도 있고, 자외선에 노출된 문제일 수도 있고, 적외선 세척기가 문제일 수도 있고. 책임지기 싫은 의사의 말이 늘 그렇듯 기타등등 기타등등.

현제 세제는 전부 다른 걸로 바꾸고 사용중이라는데 아직 차도가 나타나고 있다는 확증은 없어요.


결국 제 생각엔 학교측에서 책임을 지고 원인조사를 해 줘야 할 것 같은데...

교육청에 보고한 결과 사람들이 내려온다는 말은 있다지만 그 사람들이 얼마나 전문가일지 신뢰가 안가는 게 사실이죠.

또 병원치료비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는데, 원인을 모르는 채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만 치료한다고 만사 OK인 건 아니잖아요.

예로 들어 생각하기 섬뜩하긴 하지만 얼마 전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같은 것도 있었고...


그리하여 자문을 구하는 건 일단 두 가지 입니다.




1. 이런 케이스에서 도움을 받으려면 어디에 신고를 해야 할까요?

   말씀드렸다시피 학교는 교육청 조직을 통해서 해결하려 하겠지만, 별로 효율적일 것 같지가 않아요.

   시내에 같은 세제와 시설을 쓰는 다른 학교 급식소들은 다 멀쩡한데 이 학교에만 전문적인 조사관을 보낼 만큼 열정을 기울일까, 그게 의문이기도 하고.

   뭐 그래도 삼성같은 사기업이 아니고 아주머니들도 전부 정규직인 만큼 성의있게 조사에 임할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못미더운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게 명백한 산업재해에 들어간다고 보는데 이런 문제는 어디에 신고를 해야 하는 건가요.


2. 그리고 저 증상은 도대체 왜 나타나는 걸까요;; 듀게엔 의사선생님도 계시겠죠? (...)

    일단 각막에 미세한 상처, 이와 함께 나타나는 통증은 거의 라섹 후 회복 증상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부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목과 얼굴 (작업시에 바깥으로 노출되는 부분이에요) 이 온통 벌개지고,

    몇몇 아주머니들은 편도선과 입술도 마비되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대요. 이건 기분 때문인지 진짜 문제가 생긴 건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작업장소가 식당인 만큼 엄청 위험한 약품을 사용하는 건 아니거든요. 있어봐야 락스, 주방용 세제, 적외선 세척기, 기타등등?

    추측하기 어려운 조건이긴 한데; 혹시나 비슷한 조건에서 비슷한 문제가 일어났던 사례라도 있나 해서요.

    참고로 학생들이나 조리실에 가끔 들어오는 영양사는 멀쩡하답니다. 아, 안경을 쓴 아주머니가 한 분 있다는데 그분도 한동안 괜찮았대요. 어제는 아팠다는데...




뭐 어지간하면 사측인 학교를 믿고 맡겨보라 하겠지만 요즘 세상이 좀 흉흉해야 말이죠.

개인도 아니라 한 다리 건너서 익명성을 믿고 이런 자문을 구해야 하는 시대가 참 슬픕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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