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7 17:08
수능 10주년 기념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든 이과생들이 그렇겠지만 문과에선 미적분도 안 가르치던 교육과정 출신인 저는 특히나 더더욱 수학이 최대의 난관이고,
직장인이라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다른 과목 다 제껴놓고 수학 진도 빼는 데에 전념하고 있어요.
수학 과외를 받은지 이제 한 5주차? 6주차?쯤 되는데 빠르면 다음 수업(내일),
늦어도 다다음 수업(이번주 일요일)에 개념원리 수2 한번 훑기가 끝나겠습니다.(절대 수2 뗀 게 아니고 훑은 겁니다)
원래 계획은 과외로 개념원리 하면서 진도 빼고, 혼자 RPM 문제집 풀고, 그 다음에 수능특강 들어야지~ 였는데
수능특강은 아예 펴보지도 못했고 RPM 문제집도 완전 초반부만 겨우 손댔어요.
수학 싫으니까 책상 앞에 앉아서 딴짓하는 시간이 좀 길다 쳐도 개념원리 몇장 푸는데 뭔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는지,
과외 때 진도 뺀 설명 부분 한번 더 보고 딸린 문제 풀어서 잘 이해 안되는 거 체크해 가기도 바쁘더군요.
초반에 부등식 계산 노가다라서 지루했다가 삼/사차 부등식 수직선에 그리는 거 조금 재밌으려니
또 노가다 하면서 지겨워하다가 삼각함수 들어가서는 미친 암기 공식에 수학의 본질은 암기였나요 이러다가
함수의 극한부터는 오 이거 좀 신기하네요 했더니 또 삼각함수 극한 나와서 괴롭고
미분에서도 마찬가지로 우왕 신기해요 -> 삼각함수 얘는 안 끼는 데가 없네요 뭐 이랬습니다.
진짜 삼각함수 너무 싫어서 "이과 애들도 이건 싫어하나요?"라고 물으니까
과외쌤이 "이건 가르치는 저도 싫어요"래서 괜히 좀 위안 받기도 했고요.
아직은 개념원리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터라 크게 좌절하지 않고 어째저째 나아가고 있습니다만
이래가지고 6월 모평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초중고 내내 수학이 싫어서 적성 포기하고 도망친 주제에 10년 만에 제발로 돌아와서 매달리고 있자니
무슨 막장 연애라도 하는 것 같아 웃기는 기분인데, 과연 이번엔 끝장(?)을 볼 수 있을까요.
2015.04.27 17:14
2015.04.27 17:21
고맙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공부니까 기꺼이 해야지-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어요.
2015.04.27 17:15
2015.04.27 17:20
일주일에 한 30시간 정도 책 펴놓고 있긴 한데 진짜 '공부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 지는 상상에 맡길게요.ㅠㅠ
2015.04.27 17:29
아, 대단하십니다!
힘내십시오.
지금은 여름(응?)인지라 체력도 신경쓰셔야합니다.
전 이미 뇌상태가 치킨과 맥주에 찌들러 있는지라 암기가 안될듯 합니다.
다른 이야기인데 전 완전 구식세대인지 학생들 이어폰 끼고 음악들으면서 공부하는 모습, 그리고 전자사전으로 공부하는 모습 적응이 안됩니...
2015.04.27 17:44
2015.04.27 17:48
힘내세요. 잘되기를 빕니다. 제가 알던 사람도 대학을 나왔다가 다시 수의대에 도전하여 수의사가 되었더군요. 답변하실때 대댓글 달지 말아주세요~
2015.04.27 18:02
chobo 님/ 네 체력도 신경쓰고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golondrina 님/ 저 공부한답시고 앉아서 딴짓하는 거 보시면 이 말 후회하실 겁니다.;;
말하는 작은개 님/ 안그래도 수의대는 나이든 사람 많대서 내가 최고령은 아니겠거니- 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015.04.28 00:58
저도 궁극적으로는 삼각함수 때문에 이과를 포기했는데, 수교과 대학원생이 그러더군요. 삼각함수 제대로 이해하면서 가르치거나 푸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직장생활과 동시에 수능 준비라니, 고생하십니다. 노력하신만큼 좋은 결과를 봤으면 좋겠네요.
2015.04.28 09:04
삼각함수 이해하는 건 그냥 포기하고 공식만 외우고 있습니다.ㅠ 만족스런 결과 나오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2015.04.28 09:14
와~ 수학공부 다시 하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2학기였나 2학년이었나 하는 시기부터는 수포자였었는데 다시 취미로 공부해보고 싶네요
2015.04.28 21:55
버티는게 이기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계속 파면 설마 안되겠어요?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