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친구의 알콜 의존증 문제로 게시판에 글을 쓴 적이 있어요.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search_keyword=RHODA&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13058076

같은 모임을 하는 친구이고 - 친구가 모임의 장이고, 전 모임의 구성원입니다 -

뒤풀이 자리에서 많이 흐트러지는 문제(주폭 등)로 제가 많이 챙겨줬어요.


그 과정에서, 저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고 대시해 오기도 했고

술을 먹고 재워달라고, 안 되면 집 앞에서라도 자겠다고 한 적도 있고

무튼 여러 가지로 스토킹으로 간주될만한 행동을 많이 했어요.

모임의 일을 핑계로 개인적으로 만나자고도 많이 했고.


무튼, 어르고 달래고 화내고 욕하고 각종 수를 써서 병원 상담을 받게 하고

늦은 시간 개인적인 연락이나 호출 삼가달라고 요구하면서

꾸역꾸역 모임을 계속 이어가던 중이었는데,

일주일 전에 또 술취해서 친구가 같은 실수를 했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모임 선배들을 찾아갔는데, 너무 놀랍게도 그간의 일을 다들 알고 있더라구요.

선배들의 첫 반응은, 왜 그동안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았냐, 네가 챙겨주니 더 그런 것도 같다 였어요.

너무 황당해서 잘못한 사람을 타박하는 게 아니라 제 쪽에 주의를 당부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라고 항의했는데..

- 알고보니 알음알음 남자들 사이에서 제가 애매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더라구요. 이게 제겐 가장 크리티컬하네요.

그 와중에도 그 친구는 계속 제게 전화를 걸고.. 그걸 보시더니 그제야 상황이 좀 심각한 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모임 내부적으로 친구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거 참 인간적으로 괴롭네요.

그동안 즐겁게 어울렸던 사람들이 알고보니 다 내 등 뒤에서 그의 순애보를 가지고 논 것처럼 얘기하고 있었다는 것에 서운하고,

그럼에도 분명히 친구로서 동료로서 즐겁게 어울렸던 그 순간에 대한 미련..

잘못을 한 친구에 대한 원망과 그럼에도 고립된 그에 대한 인간적인 안타까움..

그리고 남자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황.. 행여나 알았다간, 제 처신에 대해서 지적받을까, 제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간섭하려할까봐서..

모든 것들이 너무 복잡하고 괴롭네요..


그냥, 그렇다구요..
(가 아니네요.. 혹시 이런 문제로 상담할 수 있는 상담센터 아시는 분, 소개부탁드려요..
상담 대상자는 저구요.. 가해자의 스토킹과 그 주변인물들의 동조가 너무 힘드네요..) <- 내용추가부분

+ 그리고 친구의 일을 숨기면서까지 유지하려고 했던 모임은.. 이 일로 문을 닫게 생겼어요.. 이 부분도 참 가슴 아파요..

이 일을 전혀 모르는 한두달 된 신입회원들에겐 그저 갑자기 모임이 없어지게 된거라..

애정을 쏟아 키운 공간을 내 손으로 문닫게 한 상황이라, 이것도 참 뼈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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