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적당하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주장하고,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외향적이고, 적당히 내향적이고

적당히 예민하고, 적당히 둔감하고

적당히 이성적이고, 적당히 감성적이고

적당히 정치적이고, 적당히 개인적이고

책과 예술과 스포츠를 모두 적당히 좋아하고

제법 독립적이고, 제법 친화적이고.

 

그래서 전공-희망 직업 1,2,3-실제 직업-다시 전공-다시 희망 직업 1-1, 2-1, 3-1....뭐 이런 식으로 살고 있는데 관심분야끼리 서로 연관이 없네요. 함정은 저의 여생(!)마저 그렇게 펼쳐질 거라는 예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점도 있어요. 보시는 분에 따라선 자랑질이 될 수 있는데요, 어디서든 적응 잘하고 어떻게든 살길 찾아내고 누구와도 그럭저럭 어울리고. 그냥 얼핏 보았을 땐 '인생 잘 산다' 싶은 축에 속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색깔이 확실한 분들이 부럽더라고요. 사람은 자기가 갖지 못한 걸 갖고 싶어하기 마련인지, 저는 확실한 성향이나 취향 같은 걸 가진 분들에게 매력을 느끼거든요. 한 분야의 장인, 특히 자기 갈길을 묵묵히 걷는 예술가들은 (사회적인 성취와 무관하게) 저의 이상형이자 이상향이에요. 제가 못하니까요. 이런 분들을 보면, 현실과 이상을 이리저리 섞으며 사는 제가 새삼 비겁해 보입니다. 저도 한두가지에 깊게 몰입하고 싶어요. 성격도 상반되는 여러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보다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좋아보이고요. 뭐, 한편으론 인간상 같은 거 굳이 생각 안하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최고의 경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 삶이 100% 충만하다고 느끼면 굳이 마음에 품는 인간상 같은 게 있을까 싶어서요.

 

듀게님들도 동경하거나 스스로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인간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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