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 머시 좋았습니다. (스포유)

2015.08.02 16:05

지루박 조회 수:1054

사실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에 대해서 별로 궁금한 것도 없었고, 그닥 알고 싶은 것도 없었던 터라


이 영화에 대해 가지는 기대감은 크게 없었던것 또한 사실입니다. 


비치 보이스 하면 surfing u.s.a나 fun,fun,fun으로 저의 지식은 끝나버렸죠.


(아, 영화 칵테일의 kokomo가 있었군요.) 


이 영화는 브라이언 윌슨을 예찬하고 미화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브라이언 윌슨이 점점 고립되어 가는 20대와, 이미 고립되어 버린 40대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한 천재 뮤지션이 이상과 현실에 고립되어 좌절해 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에 스스로 가둬버린 자아에게서 벗어나는 시퀀스는 참 인상깊었어요.


(침대에 누운 어릴적 자신을 바라보는 폴 다노의 모습이란..)


폴 다노는 불안한 청춘을 그리는 연기에 있어서는 동 나이대의 배우중에선 탑 급의 연기입니다. 


폴 다노 이름만 믿고 영화 보셔도 좋을듯 싶네요. 


존 쿠삭이 명배우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면, 이 영화를 통해 다시 그의 진가를 보여줄 거구요


폴 다노와 존 쿠삭은 젊은 시절과 중년의 브라이언 윌슨을 연기하지만 


같은듯 다른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저는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화려한 화장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자신의 내면을 다 보여주지는 않으려 하면서도, 


사려깊은 멜린다역을 잘 소화해냈죠. 


영화속에서 브라이언 윌슨이 좀 예상밖의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가 더러 있는데..


저 사람 왜 저러나.. 싶은 표정을 짓다가도 끝내 윌슨을 바라보며 그를 신뢰하는 표정을 보여주는 연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영화와 동명인 브라이언 윌슨의 love & mercy를 


윌슨 본인이 라이브로 부르는 영상이 같이 나타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 감동이 더 크게 와닿아요.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볼 수록 빠져드는 영화이고 


단지 한 인물의 예찬론에서 벗어나 직접 그 인물에게로 투영되는 영화의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더, 이 영화의 상당수의 곡이 들어가 있던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 앨범은 정말 좋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4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07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1] new ND 2024.04.26 82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new catgotmy 2024.04.26 96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4.25 268
126070 에피소드 #86 [2] Lunagazer 2024.04.25 46
126069 프레임드 #776 [2] Lunagazer 2024.04.25 45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soboo 2024.04.25 571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2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80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update 상수 2024.04.25 257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update Sonny 2024.04.25 1005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18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187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307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3] 상수 2024.04.25 174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56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204
126057 오펜하이머 (2023) catgotmy 2024.04.24 90
126056 프레임드 #775 [2] Lunagazer 2024.04.24 30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1] catgotmy 2024.04.24 193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4.24 3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