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2021.04.09 21:18

Sonny 조회 수:1788


Ey-Xl-uw-UYAc9c1h.jpg



20대 남성이 국힘당을 찍은 것은 성별, 세대 둘 중의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현상입니다. 20대 여성은 국힘당 지지율이 제일 낮았고, 30대 40대 50대 남자들은 20대 남성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아마 20대 남성이 아니었다면 30대 남성이 가장 극렬한 국힘당 지지자로서 주목을 받았겠지만 어찌됐든 세대와 성별을 다 합쳐 20대 남자만큼 이변을 일으킨 정치적 주체는 또 없습니다. 


이 객관적 현상을 두고 20대 남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혹은 30대 남자까지 묶어서, 102030 남자들을 분명한 정치적 주체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투표율은 본인들이 정치적 힘을 과시한 결과잖아요. 구분을 바란만큼 구분을 해주는 게 모두에게 필요한 조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구분의 명칭을 뭘로 할지는, 20대 남자들과 20대 남자들이 아닌 다른 집단이 생각이 갈리겠죠. 가장 객관적인 현상만 본다면 20대 남자들은 국힘당에 가장 많이 투표한 사람들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맥락이 붙을 수 있겠죠. 가장 큰 이유는 안티페미니즘일 것이고...


몇십년을 갈 프레임의 시작입니다. 빨갱이 척살 대 빨갱이는 허상 파의 대결은 이제 페미 척살 대 안티-안티페미의 구도로 갈 것 같습니다. 20대 남자는 새로 등장한 보수입니다. 변화에 강렬하게 저항하고, 과거로의 회귀를 끝없이 외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회적 낙인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결책이지만 그걸로 20대 남성 본인들의 표심을 어쩌진 못할 것 같습니다. 정치적 성향의 변심 혹은 각성이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그렇기에 사회적 낙인을 통해 다른 세대의 다른 사람들을 공략하는 효과를 차라리 나을지도 모릅니다만, 이것도 그다지 현실적이란 생각은 안듭니다.


그나마 다른 계층의 남자들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주 유치하고 원초적이지만 여성이라는 주체와 인권이라는 올바름의 단어보다, 사회적 관계라는 자산을 얻기 위한 정치로 이미지를 전환하면 될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딸과 아버지의 관계이고 그 다음은 아내와 남편의 관계가 있겠네요. 결국 정상가족 프레임에 함몰된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마저도 어려워보이니... 어찌됐든 폐쇄적인 호모소셜 외의 확장된 사회를 제시하는 전략 같은 것밖엔 떠오르지 않네요.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벗어난 또 다른 열린 사회의 가능성은 다른 진보정당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어떨지. 어찌됐든 욕망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정치가 조금 더 세련되어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해공갈의 세력에게는 그 어떤 설득도 토론도 통하지 않는다는 난제가 있습니다. 저는 프로 정치인이 아니기에 대다수 커뮤니티에서 60대 이상의 극우보수를 아예 놓친 물고기로 상정하는 것처럼 20대 남성도 진지한 회유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용한 편향 정도는 여지를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 같고, 그게 단죄보다 더 효과적일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형식적으로라도 소통하는 창구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군요. 공교육에 페미니즘을 추가하는 건 아주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인권은 제일 시급한 개설과목이 아닌가...


@ 제가 이 게시판에서 키배를 뜨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3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의 민폐) new 상수 2024.04.27 0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new 메피스토 2024.04.27 49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new catgotmy 2024.04.26 43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new underground 2024.04.26 64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90
126076 프레임드 #777 [1] new Lunagazer 2024.04.26 25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1] new 산호초2010 2024.04.26 126
126074 한화 이글스는 new daviddain 2024.04.26 70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update ND 2024.04.26 227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update catgotmy 2024.04.26 200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327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update soboo 2024.04.25 713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87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update 상수 2024.04.25 276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147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7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0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