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2024.04.27 14:13

woxn3 조회 수:1187

워라벨과 대국민 주식투자의 시대에 민희진은 좀 시대착오적 인물인 것 같죠. 그 자신이 워낙 승승장구했으니 딱히 돈에 신경쓸 일이 없어 더 그렇긴 할건데 자기 먹고살만큼 돈이 들어오고 있었어서 정말로 돈을 더 벌 욕심은 없어 보여요. 그보단 자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인 것 같구요. 일을 놀이처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재밌는 게 있으면 목숨걸고 달려들어 결과물을 내고야 마는 사람이요.

그에게 업무적으로 휘둘린 사람들의 성토가 또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죠. 이런 건 역시 먹고 살려고 하는 직장 생활자와 결과물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성취지향형 지휘자의 갈등으로 보여요. 워라벨의 시대에 민희진식 일처리는 호감 사는 방식은 분명히 아닌 것 같긴 하구요. 하지만 민희진에게는 그게 일이나 돈벌이보단 자신의 혼을 건 무언가에 좀 더 가까웠던 거겠죠. ‘그만큼 돈 받는 사람을 왜 이해하고 동정해야 하지?’라며 그가 한 말들을 땡깡 정도로 보는 시선은 먹고 사는 게 최대 문제인 제 입장에서도 이해가 아주 안되는 건 아니고요.

한편에선 그의 성공 보수와 지분율, 경업금지 조항 같은 것들을 두고 ‘그만큼 받았는데 뭔 노예계약이여?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거 아님? 계약서 잘 보고 사인했어야지.’ 정도로 무뢰배나 미숙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삼성을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철저하게 하이브 손을 들어주는 게 저는 좀 놀라워요. 모든 국민이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하는 시절에 와선 계약서라든가 지분율 같은 게 역시나 인물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구나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감수성의 절벽 같은 걸 느꼈어요. 그런 평가들이 아주 틀렸단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계약 윤리를 파괴하는 파렴치하고 안하무인한 무뢰배이자 히스테릭하고 미성숙한 갑질 사장으로만 보려는 시선이 저는 좀 이상합니다. 민희진이라는 희대의 크리에이터를 두고 자본 관점에서만 오고가는 평가들을 보면 이 사회가 성숙해진 건지 냉정해진 건지 좀 헷갈리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0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42
126181 의도와 반대된 판타지 충족영화? '너란 개념' new LadyBird 2024.05.10 12
126180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이유 new catgotmy 2024.05.10 100
126179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CGV용산아이파크몰 IMAX 예매했어요. [3] update jeremy 2024.05.09 115
126178 [넷플릭스바낭] 교포 이야기 보너스(?), '리턴 투 서울' 짧은 잡담입니다 [4] update 로이배티 2024.05.09 146
126177 한국 락음악 시장 catgotmy 2024.05.09 127
126176 프레임드 #790 [2] Lunagazer 2024.05.09 41
126175 넷플릭스 [인스턴트 패밀리] 감상 [2] 영화처럼 2024.05.09 168
126174 베테랑 2 인터내셔널 예고편 상수 2024.05.09 169
126173 [리드머 뷰] Kendrick Lamar VS Drake, 쟁점은 ‘문화적 정체성’ daviddain 2024.05.09 106
126172 눈 건강 근육 [2] catgotmy 2024.05.09 142
126171 사랑, 우정, 그리고 테니스에 대한 영화 [챌린저스]를 보았어요. [5] update jeremy 2024.05.08 337
126170 에피소드 #88 [3] Lunagazer 2024.05.08 39
126169 벌 화분 catgotmy 2024.05.08 53
126168 프레임드 #789 [4] Lunagazer 2024.05.08 43
126167 QWER, 오타쿠, 분노인정 [25] Sonny 2024.05.08 586
126166 네이버가 개발한 네카라쿠배의 LINE이 일본야후에게 넘어가는 중 [3] 상수 2024.05.08 356
126165 SBS 다큐 뒷것 김민기 보셨나요? [2] 애니하우 2024.05.08 269
126164 2024 백상예술대상 결과, 애플 신제품 발표 상수 2024.05.08 319
126163 [웨이브바낭] 없는 살림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유어 럭키 데이' 잡담 [4] 로이배티 2024.05.08 205
126162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을 보았어요. [2] jeremy 2024.05.07 17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