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밤손님

2017.08.31 01:59

underground 조회 수:1846

8월의 마지막 날을 맞아 오늘 밤에도 제 방에는 예기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방을 찾아오는 손님은 주로 이런 분들이죠. 



hmYbHRx.jpg



얘는 전에 찾아온 녀석보다 몸통이 가늘고 허리가 잘룩한데 뒷다리 허벅지가 튼실하군요.  


참고로 전에는 아래 사진의 녀석이 찾아왔었죠. 얘는 등이 방패처럼 멋져요.   


단단한 몸집의 로마 병정 같은 느낌... (비교해 보면 오늘 찾아온 애는 훤칠한 게르만 용병 같군요.) 


아무래도 제 방에는 곤충 중에서 그래도 잘생긴 애들만 찾아오는 듯... 



uvZ5uBz.jpg



저번에 생각해낸 비닐봉투 생포법으로 잡아서 5초 동안 들여다 본 후 창문에서 훌훌 털어버렸는데 


갑자기 오늘 찾아온 이 녀석이 날개가 없는 벌레라는 깨달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orz 


날개가 없는 이 벌레가 십 몇 층 아파트 창문에서 떨어졌을 때 살아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앞으로 제 방에 찾아오는 벌레 손님들의 운명이 결정되겠습니다. 


알쏭달쏭한 지금 상태에서는 앞으로도 그냥 유리창에서 훌훌 털어버릴 것 같은데 만약 살아날 수 없는 게 


확실하다면 (한밤중에 그러기는 몹시 귀찮겠지만 '차카게 살자' 하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 잔디밭에 


내려놔 주는 수고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잘생겼으니까...) 


파리 목숨 같은 생명들이지만 어쨌든 목숨이 달린 문제니 아시는 분은 꼭 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오늘 비닐봉투 안에서 약간 뿌옇게 찍힌 사진인데 튼실한 허벅지의 위력을 보여주려는 듯 


미끌미끌한 비닐 위를 수직으로 걷는 묘기를 보여주더군요. 


(비닐봉투 속에서 너무 힘 빼지 말라고 얼른 보내주었는데 그 길이 황천길이었는지는...) 



wx1zsWw.jpg




지난 광복절 밤에는 노란 줄무늬의 날벌레가 찾아왔었어요. 


얘는 웅웅거리면서 어찌나 분주하게 날아다니던지 혹시 벌인가 하는 생각이... 


그런데 벌이 이런 방에도 찾아오나요?? 진정 제 방은 곤충들의 요람인 것인가...  


그래도 비닐봉투에는 꼼짝 못해서 생포한 후 유리창에서 훌훌 털어버렸는데 잘가라 하고 돌아서 보니  


비닐 끄트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으악으악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얘는 날개도 있는 애가 겁이 많은 건지 필사적으로 비닐봉투에 달라붙어서 날려보내주기도 힘들었죠.  


자유롭게 해주겠다는데 도대체 왜 버티는 거냐 우씨우씨하면서 비닐을 마구마구 흔들었던 기억이... 



rs1lxFP.jpg



아무래도 제 방 외벽의 어딘가에 구멍이 나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곤충들이 이렇게 제 집 드나들 듯 맘대로 들어올 수가 없을 텐데... 


그나저나 이 두 곤충의 이름이 뭔지나 알고 싶군요. 다음에 오면 'OO 동무' 하고 이름을 불러주게... ^^


(로마 병정 같은 친구는 외국에서는 Stink bug, 우리나라에서는 노린재라고 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8월의 마지막 날을 도서관에서 곤충 도감을 빌려 보며 알차게 보낼 것 같군요...  





듣고 있는 FM에서 나오는 연주곡 


Ulf Wakenius - My Song (by Keith Jarret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5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0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53
125940 [모두에게 완자가] "못 봐. 죽었어 ^^" [29] zxmn 2013.05.21 15511
125939 왜 남자들이 비싼돈주고 룸싸롱에서 술을 마시냐하면요 [43] 메피스토 2010.10.06 15487
125938 Ron Cobb 1937-2020 R.I.P. 조성용 2020.09.22 15475
125937 이병헌 음담패설 내용. [20] 자본주의의돼지 2014.09.02 15458
125936 이력서 가족사항에 결혼한 형제자매를 쓰는 게 맞나요? [8] 정독도서관 2012.05.18 15443
125935 '참하다'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27] 봄눈 2010.09.19 15396
125934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남자가 여자에게 All In 하지 않는 이유? 에 대한 이야기 [30] still water 2012.05.30 15389
125933 송지선 아나운서 19층에서 투신 자살. [100] 매카트니 2011.05.23 15370
125932 조금 야한 우리 연애 (여전히 전 듀나) [31] DJUNA 2010.06.05 15265
125931 [공지] 영화 <역린> 원작소설 출간 기념 서평 이벤트 DJUNA 2014.04.17 15234
125930 [듀9]애플파이 먹고 싶어요 ㅠㅠ [21] 빛나는 2011.02.18 15211
125929 제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 버킨백 짝퉁이었네요-_- [27] 소상비자 2010.11.19 15184
125928 이은혜 블루가 드디어 완결이 났네요. [11] 쥬디 2016.04.06 15143
125927 엣지오브투모로우 결말에 대해서요 [스포일러] [5] 우후훗 2014.06.07 15113
125926 휴가 때 찍은 사진이 광고 사진으로 [9] daviddain 2020.08.27 15060
125925 보일러를 껐다 켜는 것보다 쭉 켜놓는 게 가스비가 덜 든다.. [28] fan 2010.12.15 15008
125924 휴대폰 번호 바꾼 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14] gravity11 2012.06.03 14962
125923 [공지] 게시판 관리자의 공지입니다. [22] DJUNA 2010.08.09 14946
125922 생일이 빠르신 (1,2월생) 분들 띠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16] 화기치상 2011.01.09 14920
125921 [19금 엑기스] 섹스 파트너의 복수 [14] 화려한해리포터™ 2012.11.07 1489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