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들

2020.09.01 13:36

칼리토 조회 수:685

켄 리우의 종이동물원을 읽었습니다. 일년에 몇개 안나오는 만점을 줬습니다.(블로그 독서 리뷰에..) 이제까지 세번 정도 빌려서 두번은 그냥 반납하고 세번째에에 읽은 셈인데 두껍기도 하거니와 처음 등장하는 표제작이 너무 청승 맞게 시작을 하는 분위기라 그랬다고 반성해 봅니다. 첫 작품을 넘기시면.. 그다음부터는 책장이 저절로 넘어갑니다. 


켄 리우라는 작가가 너무 대단한 것 같아서 장편소설인 제왕의 위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상하 두권인데 이게 연대기의 1부 정도에 해당한다니 갈길이 멀죠. 초한지를 현대적으로 리메이크 하면서 영웅들을 돕는 신들의 캐릭터와 설정 같은 걸 넣어 놓았습니다. 마타 진두가 초패왕 항우, 쿠니 가루가 한고조 유방에 해당되는 캐릭터로 짐작 됩니다. 잘 읽히긴 하는데 초한지를 익히 대충 들어 알고 있는 문화권의 독자들에게는 그냥 초한지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지나치게 수다스럽고 시끄럽게 포장된 초한지 같아서요. 실크 펑크라는 장르를 만들었다는 수식어도 좀 간지러워서.. 상편을 읽은지는 좀 됐는데 하편이 진도가 안나갑니다. 아쉽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을 읽었습니다.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이라는 작품이 대단합니다. 작가가 되려면 이정도는 써야지.. 라고 웅변하는 작품 같습니다. 표제작은 그저 그래서.. 아쉬웠지만. 데이터 시대의 사랑이라는 작품은 정세랑 작품처럼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세상이 험하니 글이라도 따뜻한 걸 읽고 싶어져요.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책속에나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리고 기대해 마지 않던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를 아껴 읽고 있습니다. 


훌훌 넘어가려는 페이지를 어르고 달래서 꼭꼭 씹어가며 찬찬히 읽습니다. 스스로 살고 싶은 그림대로 살았던 그렇게 살아야만 했던 심시선의 자녀들과 손자녀들이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작가가 왜 굳이 하와이를 배경으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글로 묘사된 하와이를 보면서 2013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그때의 하와이가 자꾸 떠오릅니다. 느슨하던 시간과 이국적이면서 친절했던 공간, 그속의 사람들, 공기중에 떠다니던 알로하 알로하.. 마주치면 자동반사로 샤카가 튀어 나가고 웃으면서 마할로를 외던 시간들. 하늘 끝으로 달려가는 것 같았던 그 도로들과 구수한 코나 커피까지 자동 재생되네요. 그때 그렇게 온가족이 다녀와서 다행입니다. 당분간은 이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겠지요. 


시선으로부터를 읽으면서 그때의 하와이를 다시 떠올립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서 읽어나가려구요. 너무 빨리 읽기에는 아깝다 싶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밤산책도 다니지만.. 꼭 배출구가 고장난 압력솥 같은 요즘입니다. 다들 그런 심정인지 한강변 산책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네요. 조심조심 다녀야겠습니다. 


머리가 복잡하고 힘들때.. 책을 붙잡고 이겨내는 것도 방법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는 천선란의 어떤 물질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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