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후기를 10월에야...)

독서모임 동적평형의 9월 정모 주제도서는 이영산 작가의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였습니다.


한 회원님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연이 닿아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몽골을 오가시며 여러 행사 진행 및 책을 내신 분 답게 한동안 몽골에 계시다가 얼마 전에야 귀국을 하셨지만 
흔쾌히 저희 모임의 초청에 응해주셨습니다.

회원 각자가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을 말하고 궁금했던 점을 여쭤보면 작가님이 답변을 해주는 자리였는데, 
별도의 진행이 없었음에도 작가님의 말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처음엔 제목도 약간 의아했지만(오랑캐?) 책을 펼쳐보니 또 예상했던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는 아니었습니다.
몽골 유목민 문화 체험기라는 말이 더 어울릴까요?
작가님과 20여년 전 부터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 비지아의 인생을 통해 몽골인, 특히 유목민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을 정하자 주변에서는 모두 말렸다고 하는데, 짐작하셨다시피 오랑캐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비지아가 스스로를 지칭한 것으로, 그는 오랑캐의 어원이 된 바로 그 오리앙카이 족의 일원이었습니다.
단순히 중화사상에서 바라본 타인이 아닌 진정한 유목민의 후예라는 자부심이 담긴 표현이었던거죠.

과거 중국대륙의 지배자들은 만리장성 너머의 강인한 부족 오리앙카이를 두려워했습니다. 
세상의 중심임을 의심치 않았던 그들은 두려움과 비아냥을 섞어 변방의 모든이들을 오랑캐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고
우리는 그 중화사상을 배우고 세계관을 받아들여 그 호칭을 쓰게 된 것이죠.

여튼 앞서 말했다시피 작가님과의 대화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회원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도 작가님은 친절히 답변해주시...
는 걸 넘어서, 작은 질문 하나 놓치지 않고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지식을 알려주셨습니다.
몽골인들의 생활상 뿐 아니라 역사, 언어, 현황, 정치, 경제, 도시화 문제 등등 삼천포로 빠지는 일도 없이 어찌나 재미있게 말씀을 하시던지요.
덕분에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윤곽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것은 역시 비지아를 비롯한 유목민 이야기였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유지하고 순응하는 유목민의 삶의 철학은 경이로울 정도였는데요.
좋든 싫든 서구화된 현대 사회에 적응한 우리들에겐 손이 닿지 않는 이상향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만,
어찌보면 또 하나의 오리엔탈리즘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생각할 수록 복잡한 숙제가 하나 남은 듯 했습니다.

작가님의 정성스러운 사인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은 종료되었습니다.
나중에 꼭 몽골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는 회원들도 생길 정도로 실감나게 몽골의 매력을 전해주신 작가님께 깊은 감사들 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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