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낮잠, 호경전)

2018.10.22 17:25

안유미 조회 수:578


 1.휴...오늘 일은 끝났어요. 심심하네요. 뭘하죠?


 하긴 친구가 없으니 이 사회에서 나는 언제나 소비자로서만 존재할 수 있어요. 인간들은 늘 무언가를 교환하며 살아가죠. 서로간에 헌신을 교환하거나 지식이나 의견을 교환하거나 노동력을 교환하거나 매력을 교환하거나...뭐 그러죠. 친구가 없는 나는 다른 사람과 교환할 게 돈밖에 없는 거예요. 하긴 그게 좋은 거지만요. 


 돈이 좋은 점은 상대에게 들여야 할 헌신이 한번에 완납된다는 점이예요. 예를 들어, 내가 좋아서 찾아와주는 여자에게는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여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거든요. 마주하고 있으면 지금도 친절해야 하고 한 시간 후에도 친절해야 하고 내일도, 다음 주에도, 다음 달에도 계속 친절하게 굴어야 해요. 그러고도 '나의 돈이 아니라 나를 좋아해서 찾아와주는 여자에게 충분히 친절하게 한 걸까.'라고 걱정이 된단 말이죠. 


 그러나 돈은 한달 분을 지불하는 순간 내가 상대에게 주어야 할 한달분의 헌신이 완납된 거거든요. 나도 상대도 동의한 가격을 말이죠. 그야 돈을 주고 만나는 사람은 그만큼 예쁘겠죠. 하지만 돈을 주고 만나는 상대의 가장 좋은 점은 예쁘다는 게 아니라, 헌신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죠.


 그래요...나는 내가 좋아서 찾아와주는 사람에게는 납작 엎드려요. 물론 상대도 내게 납작 엎드려야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납작 엎드리는 거...가끔씩 하면 정신 건강에 좋아요.



 2.늘 말하듯이 돈이 적은지 돈이 많은지는 부차적인 문제예요. '돈은 쓰면 줄어든다'라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돈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도, 돈을 적게 사람에게도 돈은 늘 부족한 거예요. 


 사람들은 뉴스에 나오는 금융 범죄자들을 보며 혀를 차곤 하죠. '저 놈들은 돈도 많으면서 왜 저러냐.'라고요. 하지만 아니예요. 부자든 빈자든 기본적으로 돈이란 건 늘 부족하다...는 게 절대적인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돈이 많든 적든, 돈에 대한 범죄를 저지를 기회가 있으면 저지르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돈이 많은 놈들이 돈이 없는 놈들보다 더 탐욕적으로 보이는 건 착시 효과에 불과하죠. 애초에 돈이 적은 사람에겐 그런 범죄를 저지를 기회도 안 오거든요. 



 3.어쨌든 무서운 사실...돈은 쓰면 줄어든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절대로 돈을 줄어들게 만들지 않죠. 전에 말했듯이 내가 쓰는 돈은 늘 '불어난 돈들 중의 일부'거든요. 원래 돈에서 불어난 돈만 쓰고, 원래의 돈 이하로 떨어뜨리는 짓은 절대 안 하죠. 돈이 줄어들면 인생이 끔찍해진다는 사실을 잘 아니까요.


 그래서 젠장, 돈은 늘 부족한 거예요. 쓸 돈이 말이죠. 나도 끊임없이 이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교환하며 살고 싶지만...그러기엔 돈이 부족하단 말이죠. 그야 절약하면서 산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예요. 그러나 마음껏 사치를 부린다와도 거리가 멀죠.


 물론 훨씬 부자가 되어도 계속 돈을 아끼며 살겠죠, 누군가는 이러겠죠. '훨씬 부자가 된 뒤에도 돈을 아껴야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라고요. 하지만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나의 적당함'이 '다른 사람들의 최선'보다 훨씬 나은 것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죠.



 4.휴.



 5.아직도 오후 2시 25분이예요. 지겹네요. 나가서 운동을 좀 하고...뭐 그래야겠죠. 그리고 글을 쓰다 말고 주식을 좀 보다가 나무위키 전호장 문서를 읽고 나니 5시가 가까워져 있네요.


 5시가 되었으니 나가려면 다시 몇 시간 기다려야 해요. 사람들의 퇴근 시간이니 8시 넘어서 운동을 가야 하죠. 퇴근 시간의 대중교통이란 건 끔찍하니까요. 아까 나갈 걸 그랬어요.


 심심하네요...오늘은 어딜 가야 하나 고민이예요. 강남 강북 강서 강동 중구...어딜가죠? 중구에 가봐야겠네요. 워낙 별볼일 없는 곳이지만, 별볼일 없다는 이유로 너무 오랫동안 안 갔어요. 기사 노릇을 할 녀석을 하나 구해서 가야겠어요. 광화문은 맨땅으로 가기엔 좀 힘든 곳이예요.



 6.내일은 뭘하죠...오늘은 고속터미널에 가볼까 하다가 안 갔어요. 월요일이라 휴점일일수도 있어서요. 그야 네이버를 켜서 신세계백화점을 치면 오늘이 휴무일인지 아닌지 나오겠지만 그것도 귀찮아서 말았어요. 그냥 내일 가려고요. 하늘이 두조각나도 화요일엔 백화점이 여니까요.


 간만에 호경전 가고 싶네요. 이따 술을 마시면 당연히 내일은 중국음식을 먹고 싶어질 테니까요. 내일 오후에 만나서 호경전에서 밥먹고 메리어트 모모바에서 한잔할 분 있으면 이따 새벽 5시까지 쪽지주세요.



 7.생각해보니 정말 아까 나갔어야 했어요. 놀기 전에 잠을 좀 자두고 싶거든요. 한데...이상하게 낮잠을 집에서 자는 건 왠지 거부감이 든단 말이예요. 밖에서 낮잠을 자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자신의 집에서 한낮에 누워 잠을 청한다...는 건 뭐랄까. 너무 죽음과 절망에 가까이 닿는 일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사우나나 수영장에 있는 선베드나 수면실에 누워서 낮잠자는 건 괜찮지만, 집에서 낮잠을 자는 건 이상하게도 거부감이 들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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