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란 존재하는가?

2023.07.25 20:41

ND 조회 수:539

얼마전 어릴때 살던 동네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제가 살던 동네가 당시엔 우범지대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라

주변에 애어른 할거없이 질나쁜 인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주 악명높았던 한 인간이 있었는데요. 나이는 저와 동갑이라

초중교까지는 같은 학교를 다녔고 제 친구들중 일부도 친분이 있었거고 저도 안면은 있었습니다.

중학교때 학교 짤리고 유급 후 복학을 했나 어쨋나 여튼 중학교는 마친걸로 알고있고

그후로 소년원 들락거리더니 성인이 되어서는 완전한 범죄자가 되어 온갖 나쁜짓은 다 하다가

징역을 좀 크게 먹은 후로는 소식을 듣지못했습니다.


보통의 불량학생이니 학폭이니 하는 수준의 악행을 아득히 뛰어넘는 말그대로 범죄자여서

그 많던 양아치들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긴했습니다. 죄목을 읊어보자면 

강도, 강간, 상해, 폭행, 절도, 갈취, 사기, 공갈, 협박, 미성년자 약취유인, 성매매알선, 도박장개설 등등이구요

이중 대부분을 미성년자이던 시절에 저질렀죠.


타고난 폭력성과 반사회성으로 주변 폭력조직에 스카웃 제의도 받고 그쪽 생활도 잠깐했었다는데

그 조폭들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반사회적이고 비열하고 잔혹하며 통제불능이라 결국 쫓겨나고

자신이 직접 추종자들을 모아서 일종의 범죄조직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더군요.


그러나 너무 겁없이 설쳐서인지 성인이 되어서 결국 토착 조폭과 이권다툼을 벌이게 되나 당연하게도

개발려서 엄청나게 린치를 당해 소위 다리빙신의 장애인이 되었고 징역도 제법 쎄게 먹었습니다.  

 

뭐 듣기론 범죄를 통해 나름 모아둔 돈이 있어서 출소 후 다른 지역에 정착해서 그럭저럭 먹고살다가

몇년전 고향 동네에 다시 나타났다더군요. 물론 예전과는 달리 당시에 살던 사람들이 저 포함 많이 떠나긴 했지만

십수년만에 다시 나타난 악당?으로 인해 동네 사람들이 경악을 했단 후문입니다.


특히 놀란건 그의 가족이었는데요. 편모 슬하에서 자랐고 모친과 형제들을 심하게 학대하고 착취했다고합니다.

뭐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는 더 심하게 샌 셈이지요. 그렇게 다시 나타나 또 해코지를 당할까봐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했는데

의외로 그는 가정을 꾸린 상태였고 더 이상 가족에게도 딱히 손을 대진 않은 모양이더군요.

동네 사람들도 또 무슨 행패를 부리면 어쩌나하고 두려워했지만 그는 자신의 동거녀와 자식과 함께 조용히 살았다고합니다.

그 와중에 이제 성인이 된 그의 동생이 찾아가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마라고 경고도 했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장애인이라 예전처럼 완력으로 패악을 저지르기는 힘들 상태기도 하구요.


배달음식점을 차려서 배달을 다녔다고 하는데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고합니다.

덤프트럭에 오토바이채로 깔렸다고하는데 그곳이 원래 터널과 내리막길이 연결된 곳이라 예전부터 사고다발구역이었습니다.

시체의 상태가 매우 처참했다고하는데 전신의 피부와 근육이 심하게 갈려 뼈가 드러난 상태였고 복부에 오토바이 엔진이 늘어붙은 채 깔려서

내장이 엔진 고열에 녹아 결국 와이어커터기로 절단을 한후에야 사체를 인양했다더군요.


다행히 남긴 재산이 좀 되는 모양이라 가족들은 그걸로 어느정도 경제적인 보상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모친은 아들의 행각을 잘 알기에

이것은 범죄수익금이다라며 한사코 수급받기를 거절할 정도였다고합니다. 동거녀 그가 어떤 인간인지 잘알고 학대의 피해자이기도 했기에 원만히 가족들과 합의하에

남은 재산은 나눠가졌다네요. 문제는 그걸로 끝이었다는겁니다.


그날 친구들은 그래도 세상엔 나름의 정의가 존재한다면서 그의 끔찍한 죽음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였지만 전 솔직히 여전히 뒷맛이 찝찝했습니다.

그는 결코 죽기전에 단 한번도 자신의 죄를 반성한적도 없으며 피해자에게 어떤 사과도 한적이 없으니까요.

다른 피해자들은 그의 죽음을 알고 더 이상 그런 인간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않아도된다는 작은 위안밖에는 얻을게 없더군요.


뭐 별다른 처벌도 받지않고 천수를 누렸던 수많은 악인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인과응보는 글쎄요?

자신이 저지를 피해자의 보복으로 죽었다면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뜬금없이 교통사고로 그냥 죽어버렸으니.

TV 범죄프로에서 프로파일러들이 흉악범의 병사나 자살을 죽음으로의 도피라고했던 말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친구들 얘기론 이 소문이 빠르게 퍼졌고 그에게 피해를 입었던 동네 사람들은 물론 여타 피해자들도 천벌이란 것이 존재한다며

뛸듯이 기뻐했다니 인과응보까진 아니라도 이정도면 된거라고 위안을 삼을만도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그 죽음의 과정이 워낙에 뜨악해서 지금도 계속 사람들의 안주거리가 되고 있다더군요.

사체 수습과정을 목격한 사람들에 의하면 그가 나름 오랫동안 숨이 붙어있었다고합니다.

그리고 어찌나 많은 살점과 내장이 아스팔트에 갈리고 흡착이 되어서 도로변에서 며칠 동안 그 냄새가 진동을 했다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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